“만취해 거의 기억이 안 나” … 사과대 비대위원장 11일에 경찰 조사 예정

지난 6일 11시 10분경 우리대학 학림관 1층 여자 화장실에 출입한 남성이 박경건(정치외교12) 사회과학대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이라고 밝혀져 큰 논란이 되고 있다.

사건 당일 학림관에서 공부 중이던 우리대학 학생 A 씨는 여자 화장실에서 나오는 비대위원장을 목격했다. 이때, A 씨는 비대위원장을 전혀 모르는 상태였으며 신원 확인을 요청했다. 이에 비대위원장은 자신의 신원을 타인으로 사칭했고, 이후 신원의 수상함을 느낀 A 씨는 우리대학 보안센터에 신고했다. 다음날 학생처와 총학생회 측에서는 이 사안을 인권센터와 협력해 경찰에 신고했다.

지난 8일, 비대위원장은 페이스북 개인 계정에 사과문을 올려 화장실에 출입한 남성이 자신임을 밝혔다. 사건이 공론화되고 나서 하루가 지난 후였다. 사과문에 따르면 그는 “지인을 만나 과음을 했으며 학생회실로 가던 중 구토가 나서 여자 화장실에 출입했다”며 “학우님들에게 많은 불신과 혼란을 드려 죄송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사건 공론화 직후, 화장실 몰래카메라 및 불법 촬영 여부 확인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 부분에서 비대위원장은 “당시 몰래카메라가 없었다는 것은 앞으로 직접 증명해 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경찰에 직접 핸드폰 압수수색을 요청했고, 앞으로의 불법 촬영과 관련된 모든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비대위원장이 술에 취해 이름을 사칭한 것도 문제가 됐다. 실제 목격자 A 씨는 “그가 처음 밝힌 신원이 본인이 아니라고 생각돼 보안센터에 전화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대해 비대위원장은 “신원을 밝힐 때 이름을 제대로 밝히지 않았던 점은 스스로 이해가 안 되며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사과한다”라며 “사과문과 조사에서 밝혔듯이 과음 때문에 거의 기억이 나지 않는 상황이고 대부분의 진술은 CCTV 정황과 목격자 진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A 씨는 “술 냄새가 많이 나기는 했지만 제 판단 하에는 대화가 아예 불가능한 인사불성 정도는 아니었다”고 증언했다.

일각에서는 2012년에 입학해 학내 활동을 꾸준히 해온 비대위원장이 건물의 구조를 몰랐을 리 없다는 비판도 있다. 이에 대해서도 비대위원장은 “앞서 언급했듯이 정확한 경위는 기억나지 않는다”며 “경찰 조사를 더 받은 다음에 자세한 사실이 밝혀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현재 중부경찰서에서는 CCTV 등 관련된 자료를 수집했고 참고인들의 진술을 받고 있다.

한편, 우리대학 학생지원팀은 현재까지는 해당 학생이 학내 징계 대상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추후 경찰 조사 결과에 따라 징계가 검토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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