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들의 發音(발음)도 제멋대로

看板(간판)의 誤字(오자)부터 고쳐야한다

日帝(일제)로부터 우리 民族(민족)이 解放(해방)되면서부터 우리 古有(고유)의 글인 ‘한글’도 참된 의미로서의 ‘한글’로 登場(등장)하게 되었고 따라서 참된 의미의 國語(국어)가 생기게 되었던 것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 또래의 學生層(학생층)은 國民學校(국민학교) 때부터 순 韓國語敎育(한국어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多幸(다행)이라 아니할 수 없다. 하여튼 우리글도 전보다 長足(장족)의 發展(발전)과 秩序(질서)를 갖추는 段階(단계)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적어도 大學敎育(대학교육)을 받은 우리로서 이러한 말만으로 滿足(만족)하거나 자랑할 수 있겠는가? 아직도 우리들이 쓰고 있는 글에는 數(수)없는 問題點(문제점)을 內包(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그중 가장 無秩序(무질서)한 것 중의 하나가 漢字音表記(한자음표기)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보라! 얼마나 무질서하게 漢字音(한자음)을 表記(표기)하고 있는가? 여기서 가장 비근한 例(예)를 들어보기로 한다. 골목 골목마다 늘어서있는 음식점이나 酒店門(주점문)앞에 걸어놓은 看板(간판)에 대개가 같이 ‘안주일절’이니 ‘주효일절’이니하고 뚜렷하게 적어 놓고 있다. 우리는 분명히 敎科書(교과서)에서 ‘一切(일체)’는 우리말로 ‘일절’이 아니라 ‘일체’라고 읽어야 올바른 表記(표기)라고 배워왔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가? 학교와 社會(사회)에서 使用(사용)하는 文字(문자)가 다르다면 모를까 한결같이 이 모양으로 써놓으니 참으로 딱하기 짝이 없는 것이다. 그러던 중 요 며칠전 어느 거리를 지나가느라니까 어떤 酒店看板(주점간판)에 ‘주효일체(酒肴一切(주효일체)’라고 옳은 表記(표기)를 하고 있는 것을 목격하고 괜히 마음이 흐뭇해졌던 일이 있었다. 數十個(수십개)의 술집 중에 그 집 하나만이 正確(정확)한 表記(표기)를 하고 있는 이러한 現實(현실)에 우리 大學敎育(대학교육)을 받고 있는 여러 학생들은 좀 깨닫는 바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많은 酒店(주점)을 經營(경영)하는 사람 속에 적어도 高等學校(고등학교) 내지 大學敎育(대학교육)을 받은 사람이 전혀 없다 싶이 한단 말인가? 그 잘난 간판에 쓰는 것인데 아무려면 어떠냐 식의 낡은 思考方式(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내지 學生(학생)들이기에 그런 한심한 結果(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그들이 정말로 국어를 사랑했다면 이런 結果(결과)가 나왔겠는가? 다음에 또 흔히 誤謬(오류)를 犯(범)하고 있는 것을 자전거(自轉車(자전거))에 대한 ‘車(차)’의 表記(표기)의 差異(차이)인데 자전거수리상 같은 곳에서는 으젓이 ‘자전차수리상’ 등으로 잘못 쓰고 있고 심지어 ‘정거장’을 ‘정차장’이라고 써붙인 팻말도 보이는데 참으로 어리둥절할 지경이다. 그러나 이 ‘車(차)’를 ‘차’와 ‘거’로 나누어 표기하기로 한 것은 좀 無理(무리)인 것 같다.

왜냐하면 ‘자전거’ ‘인력거(人力車(인력거)’할 때는 ‘거’로 表記(표기)하는데 比(비)해 ‘自轉車(자전거)’하는 境遇( 경우)와 ‘乘用車(승용차)’할 때는 嚴然(엄연)히 ‘차’로 表記(표기)하고 있는데 槪念上(개념상)으로 보면 ‘車(차)’는 모두 타고 다니는 ‘수레’로 같게 쓰이고 있다고 할밖에 없다. 또한 ‘停車場(정거장)’의 境遇( 경우) ‘정차장’또는 ‘정거장’이라고 表記(표기)하는데 意味(의미)상으로 다른점은 發見(발견)할 수 없으니 원래 ‘車(차)’字(자)는 漢文辭典(한문사전)에서는 ‘수레’를 表現(표현)하는 말에는 모두 ‘거’로 發音(발음)하기로 規定(규정)하고 다만 姓(성)의 ‘車(차)’氏(씨)만은 ‘車(차)’로 發音(발음)하기로 했음을 보아 우리가 漢字(한자)를 引用(인용)해서 우리말 表記(표기)를 시작했을 때 ‘거’로서 모든 交通機關(교통기관)을 나타내는 말에 썼어야 했을 텐데 오히려 지금의 경우는 ‘거’로 表記(표기)하는 경우 보다 ‘차’로 쓰고 있는 境遇( 경우)가 더 많으니, 例(예)를 들면 電車(전차), 戰車(전차)(탱크), 乘車(승차), 下車(하차), 洗車(세차), 汽車(기차), 車道(차도), 車掌(차장) 등은 한결같이 ‘차’로 表記(표기)하고 또한 國民(국민)들도 그렇게 알고 있느니 만큼 굳이 複雜(복잡)하게 規定(규정)할 것이 아니라 現在(현재)의 言語(언어)의 趨勢(추세)에 附應(부응)하게끔 ‘거’대신 ‘車(차)’로 一元化(일원화)하는 것이 어떨까하는 점에서 當局(당국)의 再考(재고)를 바라는 바이다.

이상과 같이 우리가 흔히 目擊(목격)하는 두 가지 例(예)를 들어 봤지만 學術用語(학술용어)나 其他專門的(기타전문적)인 말에는 더 많은 문제들이 있다는 것을 여러분은 더 잘 알고 계실줄 안다. 그리고 심히 遺憾(유감)되는 일은 放送局(방송국)에서 뉴스나 또는 아나운서들의 말가운데 統一(통일)되지 않은 漢字表音(한자표음)을 하고 있는 點(점)이다. 綜合的(종합적)으로 例(예)를 들어보면 ‘歪曲(왜곡)’을 의곡과 왜곡으로 ‘使嗾(사주)’를 사수와 사주로 ‘軋轢(알력)’을 알록과 알력으로 같은 放送局(방송국) 內(내)에 있는 아나들도 이같이 다른 表音(표음)을 하고 있으며 ‘追加更正豫算(추가경정예산)’할 때 는 추가갱정예산이라고 云云(운운)하던 某(모)아나운서가 며칠 뒤 追加更正豫算(추가경정예산)을 줄여서 ‘追更豫算(추경예산)’으로 말할 때 分明(분명)히 ‘추경예산’으로 發音(발음)하는 矛盾(모순)을 드러내고 있음은 看過(간과)할 수 없는 일이 아니겠는가? 굳이 더 이상 다른 例(예)는 들지 않겠으나 이러한 無秩序(무질서)가 꼭 現今(현금)의 時局政勢(시국정세)와 어쩌면 비슷하단 말인가? 이래 가지고 어디 우리글이 完全(완전)하고 世界(세계)에 자랑할만하다고 할 수 있겠는가? 文敎當局(문교당국)은 비단 漢字音表記(한자음표기)만이 아니라 다른 國語(국어)에 對(대)한 諸問題點(제문제점)을 하루 速(속)히 解決(해결)하도록 心血(심혈)을 경주치 않으면 안될 줄로 안다. 反面(반면)에 거듭 言及(언급)하거니와 最高學部(최고학부)에 다니고 있는 우리 學徒(학도)들은 좀 더 나은 우리글 가장 훌륭한 國語(국어)를 만드는데 앞장서야 되겠다. 단지 講義(강의)만 듣고 知識(지식)만 머릿속에 넣는데 急急(급급)하지 말고 일개의 韓國民族(한국민족)으로서의 矜持(긍지)를 가지고 우리의 國語(국어)를 自他(자타)가 公認(공인)하고 있는 바와 같이 세계 어느 나라 言語(언어)보다 훌륭하게 만드는 것이 오히려 大學(대학)을 다니는 우리의 切實(절실)한 任務(임무)가 아니겠는가?

 

(國文科(국문과)) 鄭忠雄(정충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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