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고운 목덜미 위로

되살아 오는 것은

서럽지 않은 고독으로

내안에 잠자는

오래 잊은이들.

 

잠시 머문 구름이

발치에 샘으로 흐를 때

비로소 환히 붉히는

꽃은

강강술레를 돈다.

 

잠이 없는 나무들이

밤마다

미열로 뒤채이는 창가에

미풍이듯 번져오는

내음을 아는가.

 

항시

그리운 말씀으로 傳(전)해오는

고향길로부터

누군가, 가쁜 숨소리가

메아리져 오는 기척

 

생긴대로 살아가는 모습이 감기는

하늘과 땅 사이만이나 하다만

시방 아무말도 말고

부끄러운 이마를 들면

너와 나 사이에 흐르는

강물은 볼 수가 없구나.

(生物科(생물과)) 金靜玉(김정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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