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수습기

이정민 기자
“히말라야 설빙에는 지금도 삶과 죽음이 뒤바뀌는 절박했던 순간과 희망과 절망이 뒤엉킨 내 젊은 날의 시간들이 단단하게 꽂혀 있다.”

산악인 엄홍길은 에베레스트 16좌를 완등한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그는 수차례의 실패를 ‘포기’가 아닌 ‘새로운 도전’으로 바꿔 결국엔 세계 최초 에베레스트 16좌 등정이라는 신화를 이룩했다. 그에 비하면 보잘 것 없이 작지만, 지난 6개월을 거친 수습기자 기간은 나에게 있어 ‘새로운 도전’이었다.

평소 순조로운 것보다는 모험하는 것을 좋아하던 내게 기자란 직업은 우연한 기회로 다가왔다. 1학기를 그저 무의미하게 보내고 있던 중 직접 취재를 다니며 취재한 내용을 기사로 써내는 친구 모습을 본 후 난 왠지 모를 호기심을 느끼게 되었다. 난 아무 고민 없이 신문사에 입사해 수습기자가 되었다.

하지만 수습생활은 사전 취재교육이란 명목 하에 친구들과 여행을 다니며 추억을 만들어야 할 여름 방학을 신문사에 고스란히 헌납해야 했고, 매주 금요일이면 기사 마감을 위해 새벽까지 기사를 써야만 했다. 지쳐가던 수습기자 생활에 활력을 불어 넣어 준 것은 인터뷰를 통한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이었다.

“평생 한번 뿐인 인생, 고민하며 살기보단 즐겁게 살아라!” 수습기자 생활 중 처음 맡았던 외부취재. 그곳에서 처음 만난 Diplomacy사 임덕규 동문이 내게 해주신 말이다. 비록 짧고 보잘 것 없는 한 문장에 불과하지만 고된 신문사 생활에 지쳐 불만이 가득했던 내겐 가장 가슴에 와 닿는 한 마디였다. 이 짧은 한 문장은 내게 고된 신문사 생활을 견디게 해준 원동력이 되었다.

신문사에 투자한 시간만큼 인터뷰를 통해 많은 사람을 만나며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점점 더 넓어짐을 느낄 때면 그동안의 고생이 보상받는 것 같아 뿌듯함을 느끼곤 했다.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면서 새로운 것을 배워갈 때면 신문사 생활을 하며 겪은 작은 어려움에 쉽게 포기해 버리려 했던 내 자신이 한없이 부끄러웠다.

“이젠 준비운동을 마치고 신문사의 정복을 위한 첫 발걸음을 내딛을 순간이다. 정복하는 그날까지 포기란 없다.”

이젠 지난 6개월간의 수습기자란 도전을 마치고 ‘정기자’로 거듭나 다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려 한다. 어떤 취재 현장에서도 늘 포기 하지 않는 기자 이정민! 이제 그의 시대가 다가온다.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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