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돌려 중소기업 바라보면 취업의 문 ‘활짝’

참석자 : 한명수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연구원)
              김종윤 (취업지원센터 직원)
              김승연 (산업시스템공 3)
              김승희 (중문 3)
              김태영 (경제 3)
              김현선 (행정 3)
사  회 : 최미혜 (동대신문사 선임기자)
일  시 : 2008년 11월 25일 오후 6시
장  소 : 동국미디어센터

사회 = 세계 금융위기로 인해 나라경제가 어려워지다 보니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의 마음은 더욱 무겁다. 대학생들은 취업을 걱정하면서도 채용기회가 있는 중소기업은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오늘 자리는 대학생들의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을 구체적으로 알아보고, 중소기업이 취업난을 극복할 수 있는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함께 이야기 해 보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

△ 김종윤 = 학생들이 취업상담을 할 때 입사하고자 하는 기업으로 인지도가 높은 기업, 연봉이 높은 기업, 복지여건이 좋은 기업을 꼽는다. 이러한 조건을 모두 갖춘 기업이 ‘대기업’이라고 생각하며 대기업에 대해서는 좋은 부분만 인식하고 상대적으로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학생들의 입사 목표는 우선적으로 ‘대기업’이고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웬만하면 들어가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 김태영 = 나 자신뿐만 아니라 친구들도 취업하고 싶은 기업을 선정할 때 가장먼저 고려하는 것이 ‘대기업이냐 중소기업이냐’이다. 어느 직종에서 일하더라도 인지도가 어느 정도 있는 회사인지를 고려한 다음 연봉, 고용지속 가능성 등을 생각한다.

△ 김현선 = 기업인지도나 연봉도 중요하지만 자기계발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아무 기업에 들어가서 일하기보다 입사 후에도 얼마나 자기계발을 할 수 있는 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 김승희 =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대기업을 선호하는 것은 명문대를 선호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생각한다. 근무조건, 직원들에 대한 복지제도 등이 잘 되어 있기 때문에 대기업에 가고 싶어 하는 것이다. ‘대기업에 취직하지 못했기 때문에 중소기업에 들어갔다’는 인식 또한 학생들이 대기업을 선호하는 이유라고 할 수 있겠다.

△ 한명수 = 가장 교과서적인 대답은 자기 자신의 비전, 적성, 취업목적 등을 고려해 직장을 선택하는 것이다. 최근 학생들이 취업준비하는 모습을 보면 이런 것들이 간과돼 있다. 사실 대기업 같은 경우 90년대 초 채용규모가 23~24만 명 정도였지만 작년에는 18만 명 정도로 점차 채용 규모가 주는 상태다. 반면, 중소기업은 10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인력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사실상 대다수의 학생들이 중소기업에 취업하면서도 중소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사회생활을 시작한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자신의 비전과 적성을 충분히 고려한 다음 직장을 선택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사회 = 지금까지 오고 간 이야기만 보아도 대학생들이 중소기업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난다. 실제로 대학생들은 중소기업에 대해 어떤 선입견들을 가지고 있는지 듣고 싶다.

△ 김태영 = 학생들 스스로가 가진 부정적인 인식도 문제지만 중소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 인식이 학생들에게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 똑같이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에 취업한 학생과 중소기업에 취업한 학생이 있다면, 대기업에 취업한 학생은 취업 사실이 자랑거리지만 중소기업에 취업한 학생은 어디 가서도 내세우지 못하는 분위기다. 설사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중소기업에 있다 하더라도 사회적 인식 때문에 대기업을 선택한다.

△ 김승연 = 아무래도 중소기업을 생각할 때 대기업과 비교해서 생각하게 된다. 일단 규모면에서 대기업보다 작은 규모이고 규모가 작다 보니 연봉도 적을 것 이라는 편견을 가지게 된다.

△ 한명수 = 우리 사회는 규모에 대한 편견이 심하다. 어떻게 보면 쉽게 바뀌기 힘든 부분중 하나이다. 중소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여기서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중소기업’ 하면 힘들고 열악한 환경이라는 이미지를 먼저 떠올린다. 이는 70~80년대 경제정책이 대기업 위주로 이뤄져 중소기업은 대기업의 하청조직이라는 이미지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이미지가 어른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다 보니 부정적인 인식이 이어져 오는 것 같다.

△ 김종윤 = 학생들이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것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가 회사의 부도 위험이다. 실제로 상담을 하다보면 학생들이 ‘대기업은 최소한 내가 일하는 동안 파산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반면 ‘중소기업은 자본규모가 작아 언제 파산할지 모른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학생들은 대기업에 취업해서 근무하는 기간이 얼마가 되던, 최소한 내 직장이 문을 닫아서 회사를 그만두는 경우는 생겨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한다.

△ 김현선 = 주위 친구들의 경우만 보아도 ‘내가 서울에 있는 4년제 대학을 나와서 눈높이를 낮춰 중소기업을 가야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는 중소기업에 대한 이미지가 낮은 연봉, 열악한 복리후생과 근무환경 등으로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취업할 때 중소기업은 ‘최후의 수단’이라는 생각이 팽배하다. 처음부터 중소기업을 고려하는 친구들은 거의 보지 못했다.

△ 김승희 = 중소기업에 취업한 후 후배들에게 입사 전략 등을 알려주러 오는 선배는 없다. 하지만 대기업에 취업한 선배가 와서 어떻게 취업준비를 했는지 후배들에게 들려주면 후배들은 ‘나도 대기업에 가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연스럽게 중소기업은 취업하고 싶은 기업과는 거리가 멀어진다.

△ 김태영 = 중소기업의 채용 정보를 구체적으로 찾아 본 적은 없다. 본인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기업이라면 중소기업이라도 고려해 볼 수 있겠지만 같은 조건이라면 스스로도 대기업을 선택할 것 같다.

▲ 사회 = 중소기업청에서는 이러한 대학생들의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시키고, 중소기업들의 인력난을 지원하기 위해 ‘대학생중소기업 체험학습’을 비롯한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학생들은 이런 프로그램들을 얼마나 알고 있고 중소기업청에서는 어떠한 노력들을 하고 있는가.

△ 김승연 = 지난 여름방학때 ‘대학생 혁신형 중소기업 연수’프로그램에 참가했었다. 원흥관에 설치된 홍보배너를 보고 알게 되었는데 관심있게 보지 않으면 모르고 지나칠 뻔 했다. 중소기업 쪽에서도 학교에 와서 어떤 일을 하는지, 기업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간략하게라도 채용 설명회를 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되면 더 많은 학생들이 관심을 가지고 이 프로그램에 참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학생들은 중소기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막연히 싫어하는 경우도 많다. 연수 프로그램은 학교에서 배운 것을 실무에서 적용시키는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많은 학생들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면 좋겠다.

△ 김종윤 = 참가모집 공고의 시기상 문제로 많은 학생들이 참가하지 못했다. 이번 겨울방학에도 학생들을 선발할 계획인데 서둘러 준비하고 있다. 학생들이 기말고사 즈음에는 방학계획을 미리 세우는데 선발 공고가 나는 시점은 한창 기말고사 기간이어서 시기적으로 늦은 감이 있었다. 시험 공부하느라 정신이 없기도 하고, 참가하고 싶은 프로그램이라도 본인의 일정과 맞지 않아 못하는 학생들이 있었다. 선발시기를 앞당기면 학생들이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참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김태영 = 공고를 보고 프로그램에 참가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중소기업 규모와 근무환경이 다양하고 어디서 어떤 일을 하게 될지 몰라 지원하지 않았던 경험이 있다. 아직 이런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것 같다.

△ 김종윤 =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서 기업명, 근무지, 하게 될 업무는 공지하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학생들이 본인이 하게 될 업무를 알기는 어렵다. 방학동안 3~4주의 시간동안 연수에 참가하게 되는데 체험 후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기업에 대한 정보는 최대한 제공하도록 하겠다.

△ 한명수 = 학생들이 연수를 잘 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마련해 주는 것이 우리 일이다. 지금도 수도권 기업들을 중심으로 이 프로그램을 홍보하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지난해부터 활성화 되고 있는 이 사업에 관심있는 기업들이 많다. 연수를 마친 학생들을 상대로 한 만족도 조사도 하고 있다. 결과를 보면 체험 전 ‘중소기업이 싫다’라고 부정적인 인식이 강했던 학생들 중 90%에 가까운 학생들의 ‘무조건 싫다’는 인식이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다’, ‘취업할 때 중소기업도 고려하겠다’라고 개선된다. 짧은 경험을 통해서도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는 것을 보았다.

▲ 사회 = 아직 학생들은 중소기업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지만, 중소기업에 취업했을 때 분명 장점도 있을 것 같다. 나아가 중소기업이 지금의 취업난을 해결할 수 있는 돌파구가 될 수는 없을지 들어보고 싶다.

△ 김승연 = 연수를 통해 중소기업에 일하며 느낀 점은 ‘가족적인 분위기’속에서 일한다는 것이다. 30여명 정도의 직원이 일하는 중소기업이었는데 일할 때, 밥 먹을 때, 휴식 시간까지 함께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가족적인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처음 출근하면 어색할 수 있는데 같은 부서에서 근무하시는 분이 선배라고 편하게 부르라고 하고 일을 할 때도 친형처럼 많이 챙겨주셨다. 체험하기 전에도 중소기업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은 가지고 있지 않았지만 체험 후에는 좋은 점을 많이 발견하게 되었다. 물론 대기업도 좋지만 취업준비를 본격적으로 한다면 대기업과 건실한 중소기업을 함께 고려해 볼 것 같다.

△ 한명수 = 지금과 같은 상황은 경쟁도 치열하고 경기도 좋지 않아서 내부적인 구조조정도 많고 근속연수도 짧기 마련이다. 대기업 같은 경우는 직원들이 ‘조직의 부속품’이라는 얘기를 하기도 한다. 대기업에서는 큰 조직 속에 톱니바퀴처럼 짜여진 구조에 맞물려 일을 한다면, 중소기업은 규모는 작지만 오히려 그것이 장점이 되어 기업의 전반적인 경영을 꿰뚫어 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자신의 작은 노력이 기업에 큰 힘이 되어 스스로 기업을 움직여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대기업 못지 않게 혹은 그 이상으로 성과에 대한 보람을 얻을 수 있다.

△ 김종윤 = 중소기업이 살아나려면 많은 개선이 이뤄져야 하겠지만 우선 우수한 인력이 많이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취업을 하는 당사자인 학생들의 인식이 먼저 바뀌고 학생뿐만 아니라 사회적 인식, 우수한 인재를 채용하려는 기업도 함께 노력한다면 우수인력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다. 중소기업에 여러 많은 우수인력이 채용되면 학교입장에서는 취업률이 상승할 것이고 중소기업은 인력난을 해소 할 수 있을 것이다. 언론도 여기에 일조해야 한다. 중소기업은 인력난을 겪고 있는데 언론에서는 ‘대학생 취업난’만 연일 보도하고 있다. 오히려 중소기업에도 우수인력이 갈 수 있는 사회적 인식을 만드는 데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 한명수 = 중소기업 인력부족 실태를 조사해 본 결과 부족한 인력은 23만 명 정도 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대학 졸업자 중 실업자가 30만 명 가까이 된다고 하니 어떻게 생각해보면 취업난은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 김태영 = 건실한 중소기업이라면 취업할 때 고려하겠지만, 중소기업의 경영 상태나 재무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기 힘들다. 대기업과 비교하면 정보를 찾아보기가 어렵다. 이러한 정보가 충분히 제공되고 활용되면 무조건적인 편견은 줄어들 것 같다.

△ 김승희 = 지금 같은 상황에서 ‘무조건적으로 대기업만 바라볼 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든다. 중소기업에 취업한다면 복지환경이나 근무조건은 대기업에 비해 열악할지 모르지만 업무 성취도는 높을 것 같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인생을 바라봤을 때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것도 충분히 고려해 볼 만 하다.

△ 김현선 = 중소기업이 지금의 취업난을 해결해 줄 수 있는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개인적으로는 중소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없애고, 사회적 차원에서는 중소기업 활성화 정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한명수 = 대기업이냐, 중소기업이냐를 따지기보다 똑같은 기업이라는 생각으로 중소기업을 바라보고 진정 본인의 꿈을 이룰 수 있는 직장을 찾았으면 좋겠다. 지금보다 조금 더 넓은 안목을 가지길 바란다.                     

정리=최미혜 선임기자
lmisonaral@dongguk.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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