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에게 맞는 기업 선택이 중요

취업컨설턴트 신길자
취업상담을 하다 보면 ‘베스트셀러 기업’을 선호하는 학생들을 자주 만난다. 그들에게 왜 그 기업 입사를 희망하는지 질문하면 ‘대기업이니까’라는 답변이 돌아올 때가 많다. 취업을 위해 많은 준비를 하면서도 정작 그 기업을 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

혹시 대기업에 대한 막연한 환상, 중소기업에 대한 섣부른 오해가 있는 것은 아닐까. 한 쪽은 과대하게 부풀려져 있고 한 쪽은 가치에 비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면 결국 기업 손해고, 지원자 손해일 수 있다.

필자는 취업현장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성공 취업한 졸업생들을 자주 접했는데, 이들의 목소리를 모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장단점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물론 이 내용이 모든 기업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적인 특징이니 기업 선택 시 참고하길 바란다.

대기업의 장점은 크게 높은 임금과 복리후생, 안정성, 체계성을 들 수 있다.

잘 알다시피 대기업은 중소기업에 비해 높은 임금과 다양한 복리후생을 자랑한다. 많은 학생들이 대기업을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때문이다. 안정성도 대기업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급변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어떻게 몇 년 후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겠느냐만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비해 경기에 흔들릴 확률이 낮은 것은 사실이다. 체계적인 시스템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한 부서에서 직원 한 두명이 퇴사한다 해도 크게 업무 공백이 생기지 않는 것은 바로 시스템이 잘 마련돼 있다는 증거이다.

이에 비해 중소기업은 다양한 업무경험, 빠른 승진, 가족적인 분위기를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중소기업은 조직이 작기 때문에 그만큼 다양한 업무를 맡게 되는데, 이는 종합적인 업무능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일례로 대기업 인사팀은 채용업무 하나만 해도 신입, 경력, 해외채용 등으로 세분화되어 있다면, 중소기업은 채용은 물론 교육, 총무, 회계 등의 업무를 함께 담당하게 된다. 빠른 승진도 장점 중 하나다. 조직이 유연하기 때문에 능력만 있다면 경력 3~5년 차에 팀장급 관리자로 승진할 수 있다. 대기업에서 경력 3~5년 차가 대리 직함을 달고 실무를 담당하는 것과 비교해보면 그 차이를 알 수 있다. 이외에도 최고경영자·임원들과 가깝게 생활하면서 회사의 비전을 함께 공유할 수 있고 개인의 생각과 의견이 빠르게 전달되는 것도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들어 각 기업들은 자사가 갖지 못한 장점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지만, 규모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이 같은 특징은 쉽게 변하지 않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여러 가지 면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기업규모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맞는 기업을 신중히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려운 관문을 통과해 취업을 했음에도 기업문화와 업무환경이 맞지 않아 갈등한다면 얼마나 큰 에너지 낭비인가. 자신의 능력과 성향을 고려하고,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환경에서 보다 더 성과를 낼 수 있는지 체크해 현명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 예를 들어 동일한 시간 내 실무능력을 쌓고 현장에서 뛰고 싶다면 중소기업을, 하청이나 외주업체를 관리하면서 관리능력을 키우고 싶다면 대기업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금 이 시간에도 많은 학생들이 소위 ‘스펙’을 높이기 위해 시간을 투자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보다 먼저 자신이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기업, 자신만의 ‘베스트셀러 기업’을 찾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는지 점검해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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