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의 신선한 문장력으로 당선작 결정

‘여행’을 장원으로 ‘개밥바라기’를 가작으로 선한다.

‘개밥바라기’는 철거를 앞둔 집창촌의 창녀출신 포주가 주인공인데 그 주인공역을 십대, 이십대, 삼십대, 사십대의 여자 네 명이 나누어 맡아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무대를 만들어냈다. 소재의 신선함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허나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가 서로 부딪치고 충돌하며 멋진 화음을 발산해내는데까지는 도달하지 못한 느낌이었다. 남자역의 캐릭터나 용도도 불만족스러웠다. 한마디로 극적 형상화가 조금 부족한 작품이었다. 개작을 권한다.

‘여행’은 문장력이 단연 일품이었다. 문장력이란 B급 소재를 A급 작품성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긴요한 도구인데 ‘여행’의 작가는 혹독한 훈련을 거쳐 좋은 무기를 장착한 듯 보였다. 대개 문장력이 있는 작가는 극적 활력이 부족한 것이 흠인데 이 작품의 경우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남편을 죽인 아내와 이 사실을 알게 된 딸, 그 모녀의 번민과 충돌을 행동으로 승화시켜야 했다. 그 지점이 빠져 있어 아쉬웠다. 역시 개작을 권한다.

저작권자 © 대학미디어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