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서사와 미학의 조화가 생명

본심에 오른 일곱 편의 평균적 모습은 소통의 부재를 앓는 소설들이 많았다.

자연히, 들려주는 이야기가 시원찮고 주제에 대한 심도 깊은 성찰이 깊지 못하며 명료하지 않은 웅얼거림이 많다. 기본적으로 소설이 삶에 관한 이야기라는 점, 그리고 단편소설이란 인생의 단면을 예리한 칼날같이 보여주는 것이라는 점, 그리고 소설가란 무엇보다 문장을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쓰는 사람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 드물었다.

자극적이거나 잔혹한 장면이 필연성 없이 자주 나온다는 점, 삶을 세상에 대한 원망이나 불만 정도로 이해하려는 경향, 상식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이상한 이야기를 억지로 하려는 듯한 인상 등도 공통적인 현상이었다. ‘안녕, 마돈나’는 신선한 발상과 감각적이고 유려한 문체가 돋보인다.

잠재적 재능이 뛰어나다. 그러나 단편소설치고는 인물들과 이야기 가닥들이 너무 많고 이들을 하나의 주제로 엮어내는 데 미흡했다. 다소 들떠 있다. ‘다람쥐 구조대’는 상대적으로 안정감은 있으나 김의 심리와 다람쥐통, 개, 여자의 설정이 주제를 만들어가는 데 유기적이지 않다. 제목도 모호하다.

‘합리적인 광기’는 애완견으로 인해 아내와 딸에게 버림받는 한 가장의 모습을 긴장감 있게 그려내고 있다. 구성이 탄탄하고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힘이 있다. 그러나 절정까지의 긴장감에 비해 끝맺음이 다소 허약하다.

‘안녕, 마돈나’와 ‘합리적인 광기’ 중에서 ‘합리적인 광기’를 서사와 미학의 강렬한 조화가 생명인 단편소설의 기본기에 보다 충실하다고 판단하여 장원으로, ‘안녕, 마돈나’는 가능성에 주목하여 가작으로 선한다. 두 사람의 수상을 축하하며 나머지 응모자들의 지속적인 정진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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