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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냥줍’, 해체된 고양이 가족
  • 박보경 수습기자
  • 승인 2018.06.04
  • 호수 15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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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공학관 근처 고양이들 출처:우리대학 대나무숲.

‘나만 고양이 없어.’
인터넷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말이다. 주인에게 꼬리 치며 살갑게 구는 강아지와는 달리 고양이는 고고한 자태를 유지한다. 이를 보고 고양이는 주인, 내가 집사라며 고양이를 반려동물로 기르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그와 동시에 고양이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도 없이 고양이를 키우려는 사람들이 문제가 되고 있다. 가족이나 다름없는 반려묘를 키우기로 다짐했다면 그전에 반려묘에 대한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양이의 성격부터 알아야 한다. 고양이는 홀로 다니던 아프리카 들고양이의 후손으로 독립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 원래 야생에 익숙한 동물이다. 이런 특성상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들조차 사람을 좋아하기보다는 오히려 퉁명스럽게 대한다.

최근 길고양이를 집으로 데려가 키우는 사람이 늘어나며 ‘길고양이를 주워 데려온다’는 의미의 ‘냥줍’이라는 단어가 유행하고 있다. 하지만 새끼 고양이를 데려가려면 어미가 있는지 알아봐야 한다. 당장 새끼 근처에 어미가 없더라도 먹이를 구하러 갔을 경우를 고려해 최소 8~12시간은 지켜봐야 한다. 장시간 지켜봐도 어미가 나타나지 않거나 새끼의 건강상태가 좋지 못할 때 도움을 줘야 한다. 또한 스스로가 새끼를 책임질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 한번 사람의 손을 탄 새끼는 어미의 품으로 다시 돌아가기 어렵다. 새끼의 체취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고양이들이 단지 귀엽다는 이유만으로 무작정 집으로 데려가서는 안 된다. 고양이는 야생에서도 충분히 행복하게 살 수 있다. 무턱대고 길고양이를 집으로 데려가는 행위는 그들의 자유를 빼앗는 것이나 다름없다. 오히려 고양이들에게 먹이와 물을 주거나 임시거주지를 만들어주는 편이 더 낫다.

실제로 길고양이들을 돌보며 ‘캣대디’로 활동하고 있는 윤시온(대학생 20) 씨를 만나 길고양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산 근처에 위치한 그의 집 밖에선 고양이 울음소리가 끊이질 않았다고 한다. 호기심에 집 밖으로 나가자 갓 태어난 새끼 고양이 5마리와 어미가 있었다. 순간 측은한 마음이 들어 집에서 키우던 고양이 사료를 길고양이들에게 나눠준 것이 그의 캣대디 활동의 시발점이었다.

우리가 길고양이를 만났을 때는 어떤 태도를 취해야할까. 그는 “먹이와 물을 주는 것이 길고양이에게는 가장 필요한 손길”이라며 “적어도 길고양이가 굶어 죽진 않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간혹 길고양이의 배가 불러있다고 잘 먹고 다니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길고양이의 배가 부른 이유는 잘 먹고 다녀서가 아니다. 임신했거나 복수가 찼기 때문이다. 이런 고양이들은 더욱 신경 써서 보살펴야 한다. 먹이를 줄 때 주의할 점에 대해서는 “새끼가 있다면 먹이와 물을 은신처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줘야 한다”고 말했다. 먹이를 보고 찾아온 다른 길고양이가 새끼를 위협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는 “여유가 된다면 길고양이를 위한 급식소를 만들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길고양이는 하나의 생명체다. 단지 예쁘다는 이유로 데려가서는 안 되는 존재다. 냥줍은 순간의 선택이 아니라 긴 고민 끝에 이뤄져야 한다.

▲'캣대디' 윤시온 씨.

박보경 수습기자  b0kyung@dgu.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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