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부족으로 인한 선입견 심각 … 중소기업탐방 후 반응 ‘긍정’변화

이른바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우리나라의 경제도 크게 흔들리고 그 폭풍이 국내 ‘취업시장’까지 강타했다. 매년 기업 채용규모가 줄어들고 있는 데다 ‘눈 높은’ 대학생들의 대기업 공개채용만을 좇는 ‘쏠림현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채용규모가 예년에 비해 절반으로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구직자들 사이에서 ‘신의 직장’이라고 불리는 공기업 취업 열기도 계속 뜨거워지는 추세다.
그러나 이같은 대기업 취업난 속에도 중소기업의 80%는 오히려 인력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취업준비생들은 갈 기업이 없고, 기업들은 인재를 찾지 못해 인력난에 시달리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기피대상 1위 중소기업
이 같은 상황의 원인은 중소기업에 대한 대학생들의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다.
지난 9월 취업포털 ‘인쿠르트’가 대학생 1,23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학생직업선호도 설문조사’에 따르면 입사를 희망하는 기업으로 안정적이고 소득이 보장되는 대기업(31.1%)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중견기업(26.7%)이 2위로 집계됐으며, 정부부처ㆍ공기업, 외국계기업 순이었다. 중소기업 입사희망자는 11.6%에 불과했다.
또한 최근 중소기업연구원이 대학생 400명에게 ‘중소기업 취업을 기피하는지’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의 40%가 기피한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낮은 급여’(50.6%)가 1위로 꼽혔으며 그 뒤를 이어 고용불안(22.4%), 복지미비(9.4%)로 나타났다.
본사에서 취업을 준비하는 우리학교 학생 5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인터뷰에서도 ‘원하던 분야면 중소기업도 상관없다’라고 대답한 학생은 4명에 그쳤다. 반면에 인터뷰 대상의 절반이 넘는 학생들이 ‘중소기업은 되도록 피하고 싶다’라는 결론을 보였다. 더불어 ‘어떠한 조건에도 중소기업은 절대 가지 않겠다’라고 응답한 학생도 6명이나 돼, 중소기업으로 취업하는 것에 대한 대학생들의 인식이 그다지 좋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중소기업을 피하는 이유
위 결과만을 볼 때 채용의 88%가 중소기업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정작 중소기업에 취업하려는 사람은 열에 한 명 정도인 셈이다. 이러한 분위기가 생기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대학생들이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이유로 ‘모든 것이 불안정하다’라는 것을 꼽았다. 쉽게 부도 및 파산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급여지급시기와 기준이 자주 바뀔 것 같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또한 경제상황에 크게 영향을 받아 안정된 직장생활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의견도 뒤를 이었다. 최두희(회계3) 양은 “특히나 요즘과 같이 세계경제가 불황일 때는 중소기업으로 취업하는 것이 더욱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거의 모든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비해 근무환경 및 복지제도 등이 떨어질 것’이라는 생각도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많은 대학생들은 ‘내가 생각한 직업에 조건만 맞으면 취업도 상관없다’고 대답했지만 그 조건이 대부분 대기업과 동일한 급여 및 근로 수준으로 드러났다. 김승현(법3) 군은 “만족스러운 연봉과 근무환경만 제공한다면 중소기업이라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또한 중소기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데서 나오는 선입견도 크게 작용한다. 중소기업이 정확히 어떠한 기업인지도 모른 채 막연히 ‘중소기업은 싫다’는 것이다. 실제 경영대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중소기업이라는 개념자체를 평소에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이름 있는 회사에 가야지’라고만 생각했다”고 밝혔다. 또한 우리학교 취업지원센터의 한 직원도 “학생들이 생각하는 중소기업과 법적기준의 중소기업은 다르다. 학생들은 기업의 네임벨류가 높고 조건이 맞으면 중소기업이냐며 따져 묻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소기업탐방 후 반응 ‘긍정’
실제 중소기업 체험프로그램에 참가했던 대학생들의 상당수가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해 중소기업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존재한다는 것을 더욱 증명하고 있다.
중소기업청이 지난 7월 ‘대학생 중소기업 현장연수 프로그램’ 에 참가한 학생 1,73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86.8%에 해당하는 학생 이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했다고 응답했다. 프로그램 참여 전 설문조사에서 긍정적인 인식을 가진 학생이 65.4%였던 것에 비하면 21%나 증가한 수치다. 더불어 이들 가운데 91.8%인 1,580명은 향후 중소기업에 취업할 의사가 ‘있다’라고 밝혔다.
한편, 인식이 바뀌게 된 원인에 대한 설문에는 ‘중소기업은 다양한 업무를 할 수 있어 개인의 발전 가능성이 크다’가 40.5%로 1위, ‘나의 노력으로 회사가 성장해가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가 23.7%로 2위를 차지했다. 이어 ‘기술혁신ㆍ경영혁신으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16.8%), ‘가족과 같은 회사분위기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13.7%) 가 그 뒤를 이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장대환(연세대 재료공학부4) 군은 “‘중소기업은 크게 성장하기 힘들다’라는 편견이 있었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중소기업의 기술력이 세계적으로도 인정받고 있음을 알수 있었다”며 “중소기업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중소기업도 인재를 찾자
그러나 이같은 상황은 대학생들의 눈높이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면 안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서울 소재대학에서 취업을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실제 리쿠르팅이나 취업설명회에서는 중소기업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며 “가끔 중소기업으로 눈을 돌려 상담을 하러 오는 학생들이 있지만 줄 수 있는 자료가 얼마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이 중소기업들의 자세가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는 것이다. 더 이상 사무실에 앉아 인재가 오기만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직접 찾아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은 인지도를 높이고 새로운 이미지를 만드는 데도 힘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사회에 심어진 중소기업에 대한 좋지 않은 편견에 대한 이미지를 버리고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이 가진 장점에 대한 부각시키는 활동을 멈추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정부 지원도 잇따라
정부에서도 중소기업의 근로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 2006년부터 100억원 이상 지원하고 있다. 작업장의 유해 부산물 발생, 고온ㆍ고압 소음발생, 고하중 물품의 이송ㆍ절단ㆍ교환 등 전형적인 기피요인을 해소하기 위한 시스템 및 물질개발에 지원하는 등 중소기업의 이미지 개선에 많은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또한 최불암, 강부자 씨등 유명연예인 약 80여명으로 구성된 ‘중소기업 성공을 돕는 사람들’라는 홍보대사를 만들어 중소기업의 이미지 개선 및 홍보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다. 이들은 “중소기업이 살아야 우리나라 경제도 살릴 수 있다는 생각에 모두가 자발적으로 참여했다”며 “중소기업 홍보를 위한 활동은 무엇이든지 하겠다”고 다짐을 밝혔다.
글로벌 경제위기의 여파로 기업 안정성이 더욱 중요시됨에 따라 대기업 및 공기업이 아니면 ‘취업재수생’도 마다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 됐다. 이제 전문가들은 조금은 눈을 낮출 것을 권하는 추세이다. 대기업 못지않은 연봉과 복리후생제도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비교적 탄탄한 재무구조를 갖추고 있어 구직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만한 여건을 갖춘 중소기업들이 충분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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