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희 기자

시험이 다가오면 한 번쯤 컨닝과 같은 부정행위를 할지 말지 고민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부정행위. 이는 ‘독이 든 사과’와도 같다. 그 사과가 독이 든 줄 알면서도 달콤한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번 중간고사 기간에도 어김없이 우리대학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에 ‘부정행위’를 고발하는 제보가 끊임없이 올라왔다. 사전에 작성해 온 답안지를 제출하거나, 부당한 방법으로 답안지를 수정하는 등 갖가지 수법들이 등장했다. 학생들은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독이 든 사과를 베어 물고 만 것이다. 해당 제보의 댓글에서는 부정행위를 저지른 사람을 비난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이번 사건들을 바라보며 소위 지성인들의 공간이라 불리는 대학에서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는 것에 얼굴을 붉혀야만 했다.

부정행위가 지금 당장 닥친 시험을 잘 보게 해 줄 수는 있다. 하지만 이는 서서히 독에 중독되는 과정이다. ‘부정행위’라는 독이 든 사과를 계속 찾게 되는 것이다. 목적을 위해 정당한 노력을 기울이려 하지 않고 꼼수 찾기에 급급해질 뿐이다.

부정행위는 목적을 위해 과정은 무시해도 된다는 의식에서부터 시작된다. 현재 우리 사회는 이러한 잘못된 의식을 고치려 하지 않고 오히려 부추기고 있다. 어떠한 방법을 쓰더라도 승자가 된다면 그것이 곧 ‘정의’가 된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 사회의 진정한 ‘정의’에 대해 의문을 품게 한다. 정당한 방법으로 자신의 목표를 이루려 한 사람들은 양심과 도덕을 지켰지만 패자가 돼버릴 수도 있는 것이다. 더 이상 그러한 사람들이 우스워져서는 안 된다. 우리는 정당한 노력이 인정받을 수 있는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부정행위를 뿌리 뽑기 위해서는 시험 출제자의 ‘출제방식’ 또한 변화돼야 한다. 현재 대학 시험은 ‘암기 위주’의 시험문제가 대다수이다. 컨닝과 같은 간단한 부정행위만으로도 높은 성적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암기 위주의 공부방식은 겉핥기식일 뿐만 아니라, 이해를 중시하는 현대 사회에 어울리지 않는 방식이다. 출제자는 이해를 요구하는 문제를 내서 부정행위를 할 수 없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현실의 우리는 동화 속 백설공주가 아니다. 독을 먹고 잠든 우리를 키스로 깨워줄 왕자님이 존재하지 않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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