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청소노동자 18명 집단 삭발식’이 진행됐을 당시, 총학생회(이하 총학)의 삭발식 참여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었다. 우리대학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삭발식 때 총학생회장 안 왔나요?’라는 질문이 올라오기도 했다. 일견 단순해 보일 수 있는 이 질문은 학생들이 궁금하기에 충분한 질문이기도 하다. 왜 많은 학생이 ‘총학은 청소노동자 문제에 관심이 없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현재 본관 1층에 자리 잡은 ‘청소노동자 농성장’에는 학생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장소가 마련돼 있다. 농성이 시작된 이래로 학생들은 청소노동자들과 함께 생활하며 행사를 진행하고, 연대 서명을 받는 등의 활동을 했다. 이곳에는 청소노동자들에게 힘을 보태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인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더 많은 학생의 참여를 이끌어 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개인의 힘으로 우리대학 학생 전체의 관심과 연대를 이끌어 내는 것은 분명한 한계가 존재했다.
우리대학 학생들의 연대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것은 ‘총학’이다. 학생들의 지지를 받아 당선된 총학은 한 사람이 연대를 도모하는 것보다 더 많은 학생의 연대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이는 2015년도에 열린 ‘학생총회’에서 증명됐다. 그 당시 총학은 학생총회를 성사시키기 위해 ‘학생총회 성사단’을 꾸려 강의실 방문과 선전을 진행했다. 학내 사안에 관심도가 낮은 요즘, 1,321명의 학생을 만해광장으로 모이게 한 것은 실로 대단한 일이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연대를 위한 총학의 행보는 부족해 보인다. 물론 대토론회를 주최해 사건의 당사자들과 학생들이 한 곳에 모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지만, 발전적인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그 이후 총학은 예전과 같이 아무런 입장 표명을 안하고 있다.
얼마 전 연세대학교 송도캠퍼스에서 청소노동자 사태가 해결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와 동시에 학생들의 연대에 고마운 마음을 표하는 청소노동자들의 대자보가 게시됐다. 대자보에서 가장 눈에 띄는 문장은 ‘막막한 우리 청소·경비 노동자들에게 학생들의 연대와 지지는 어두운 동굴 속 등불과 같았고 사막의 오아시스였습니다’였다. 우리도 이러한 ‘등불과 오아시스’ 같은 연대를 이끌어 낼 수 있지 않을까. 이러한 연대를 도모하기 위한, 청소노동자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총학의 변화를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대학미디어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