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 하늘만 보고 자란 요즘 아이들은 그림을 그릴 때 하늘을 회색빛으로 칠한다고 한다. 보고 듣는 것을 그대로 믿는 순수한 마음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나 또한 기자가 되기 전까지만 해도 보이는 세상이 전부인 줄만 알았다.

첫 기사로 편입생이 겪는 어려움에 관한 기사를 준비하는 보도기획팀에 들어갔다. 주변에 잘 지내는 편입생만 본 나는 그들이 겪는 어려움이 딱히 있을지 어리둥절했다. 하지만 그 생각은 기자인 내가 하늘이 원래 회색이라 하는 것과 같았다.

취재를 이어나갈수록 편입생들도 같은 우리대학 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고충을 겪고 있음을 발견했다. 실제로 만난 편입생들은 편입 이후 학교생활에 대한 고민과 걱정이 많았다. 뿐만 아니라 학사제도에서도 차별을 받고 있었다. 편입생들이 겪는 차별을 꼬집기 위해 놓친 것은 없는지 속사정을 더 꼼꼼히 취재해야 했다.


한편으로는 문제점을 지적한다는 것이 두렵고 불편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건의 이면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기자의 용기가 필수적이었다. 우리 팀의 기사가 나간 이후 편입생들의 공감 댓글이 늘어났고, 관련 행사가 개최되는 것을 보며 편입생에 대한 시각이 달라졌음을 실감했다.

그 전의 독자들은 당장 눈에 보이는 회색 하늘을 진짜 하늘의 색이라 본 게 아닐까.
동대신문 기자로서 나는 사람들이 세상을 제대로 보고 들을 수 있도록 돕는 창이 되기로 했다.
더 넓고 깨끗한 창이 되기 위해, 보이는 것 그 이상을 발견하기 위해 쉼 없이 고민하겠다.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야를 밝히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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