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찬양 기자

 오전 8시 29분, 재학생들은 일제히 긴장 상태에 돌입한다. 30분이 되기 10초 전 … 3, 2, 1 땡! 모두 일사불란하게 신청 버튼을 누른다. 여기저기서 탄식과 환호성이 터져 나온다.

이러한 모습은 수강 신청할 때뿐만 아니라 바로 우리대학 기숙사인 남산학사 신청 시에도 비슷한 상황이 보여진다. 조금이라도 늦은 클릭으로 기숙사에 살지 못하게 될 경우, 비싼 집값을 내고 자취를 하거나 장시간 통학을 해야 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마음은 간절하기만 하다. 그래서 최근 기원학사 학생들의 남산학사 이주 소식은 남산학사 입사를 실패한 학생들에게 달가운 소식은 아니었다. 기원학사는 불교대 재학생들을 위한 공동생활 공간으로 현재 총 16명이 학사원으로 거주하고 있다.

발단은 학교의 운영을 받고 있던 기원학사에서 올해 3월부터 4개월 동안 70실에서 170여실 정도로 증축되는 리모델링 공사로 원생들을 한 학기 동안 남산학사에 거주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기원학사장 최근호(불교13) 씨는 “기존에 거주하고 있던 기원학사 학생들이 리모델링으로 인해 거처할 곳이 없었기 때문에 학교 측의 배려로 남산 학사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일각에서는 불교대 학생들만 우선선발혜택을 받는 게 다른 학생들의 입사 정원을 제한시킨다는 우려도 있었다. 이어 남산학사 행정팀 측에서는 “학교 정책상 원생들을 남산학사에 수용할 수밖에 없다”며 그 이유를 “기원학사원생들을 우선적으로 뽑는 것은 기본적으로 우선선발 대상자인 입학성적 우수자, 저소득층, 국가유공자, 장애 학생들을 먼저 뽑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1964년부터 이어져 온 불교대 전용 주거공간인 기원학사의 위치는 불교 종단의 뿌리를 두고 있는 우리대학 특성상 중요하게 인식됐고, ‘배려’는 오랫동안 이뤄졌다. 우리대학 전체 재학생에게 공정하게 선발 기회가 주어지는 남산학사에서 기원학사생들에게 주는 배려는 엄연히 다른 학생들에게 가는 피해를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다. 당연하게 우선적 혜택이 주어져야 하는 사회적 약자와 같은 선상에서 불교대 학생들을 배려해야 한다는 것은 과연 모두에게 납득할만한 일일까. 다른 학생들의 희생으로 이뤄지는 배려는 과연 누구를 위한 배려란 말인가.

저작권자 © 대학미디어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