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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요 없는 새터 문화로 아기코끼리는 활짝 웃고 싶어요
  • 김해인 기자, 김정은 수습기자
  • 승인 2018.03.05
  • 호수 1593
  • 댓글 0

입학 전, 신입생들에게 가장 큰 행사는 새내기 새로 배움터(이하 새터)라고 할 수 있다. 규모가 큰 행사인 만큼 사건·사고가 자주 발생하기도 한다. 탈 없는 행사를 위해 총학생회 측에서는 전체 학생 대표자들을 대상으로 인권교육을 하고, 인권센터는 인권 팔찌를 제작하는 등 대학 내에서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덕분에 음주 강요, ‘FM 자기소개’ 강요와 같은 부당한 관행들은 많이 개선됐다. 또 여러 단과대는 강제성으로 논란이 된 새뽐을 폐지했다. 하지만 여전히 새뽐을 진행하는 단과대들이 존재해 새뽐은 해결되지 않은 문제로 남아있다.

새뽐 폐지에 대한 견해 차이

새뽐을 진행하는 목적은 동기들 사이의 어색함을 깨고, 소속감을 심어주기 위함이다. 이러한 긍정적 측면에도 불구하고, 우리대학 2018년도 신입생 43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새뽐 찬반에 대한 자체 설문 결과, 찬성은 175명으로 약 34% 정도였다. 찬성의 이유에는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된다”와 “새뽐을 대체할 방안이 없다면 진행하는 것이 맞다”라는 의견이 있었다. 한편 반대는 269명으로 약 61%였다. 반대의 이유에는 “강제적으로 행해지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든다”, “무대에서 다수 앞에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부담된다”라는 의견이 많았다.
위의 설문 결과처럼, 단과대들도 새뽐에 대한 견해차를 보인다. 새뽐을 유지하는 단과대는 이과대, 법과대(이하 법대), 약대, 경영대이다. 손병훈(경영15) 경영대 학생회장은 “대안없이 맹목적인 폐지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새뽐 유지의 이유를 밝혔다. 덧붙여 “다만 강제성의 부분에 있어서 재학생들의 참여가 신입생에게 감시처럼 느껴져 불편함을 줄 수 있는 점을 고려해, 재학생의 참여를 완전히 배제하는 방법으로 새뽐을 진행할 것”이라 밝혔다.
새뽐을 폐지하는 단과대는 경찰사법대, 문과대, 불교대, 사범대, 사회과학대(이하 사과대), 예술대, 바이오시스템대학(이하 바시대)이다. 박경건(정치외교12) 사과대 비대위원장은 “누구나 자기가 하고 싶은 것과 하기 싫은 것에 대한 선택권이 있는데, 새뽐은 선배들의 권력을 통해 선택이 강요될 수 있다”며 새뽐 폐지의 이유를 전했다.

재미는 더하고 강제성은 빼고

새뽐을 폐지한 단과대들은 단과대 운영위원회의 논의를 통해 대체 프로그램을 고안해냈다. 사범대는 ‘평등’과 ‘신남’이라는 기조에 맞춰 ‘학림’s 갓 탤런트’라는 장기자랑을 진행했다. 안현주(체육교육16) 사범대 부학생회장은 “기존 새뽐에서 뽐내기의 대상을 새내기로 한정하고 강요했던 점을 없애고 학번, 장르 상관없이 자발적인 신청을 통한 장기자랑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덧붙여 “이번에 진행되는 새터는 재학생과 신입생으로 나뉘는 새터가 아닌 ‘모두의 새터’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이와 비슷하게 바시대 역시 장기자랑을 원하는 새내기들로 한정하여 ‘프로듀스 바시대’를 진행했다. 기존 장기자랑의 장점을 살리면서 강제성을 없애는 절충안을 마련한 것이다.
스님들과 학생이 함께 참여하는 불교대 새터의 경우, 기존 새뽐 대신 ‘불대를 부탁해’라는 요리 프로그램으로 대체했다. 이민식(불교15) 불교대 학생회장은 “누군가를 무대에 올려 두려움을 주는 행사는 지양한다”라며 “요리라는 접근하기 쉬운 활동을 통해 참가자는 큰 부담을 가지지 않아 충분히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여기 술 없는 오티도 있다

한편, 더욱 나은 새터를 위해 ‘술’을 과감히 없앤 대학도 있다. 지난해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하 오티)에 참가했던 경인교육대학교 신입생은 만취된 상태에서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음주로 인한 실신, 성추행 심지어 사망에 이르는 경우를 더하면 대학생들의 과도한 음주문화는 더욱 심각하다.
성신여자대학교(이하 성신여대)는 학생처 주관으로 7년째 ‘술 없는 오티’를 진행하고 있다. 술 대신 과일과 과자가, 술 게임 대신 학생들의 담소가 그 자리를 채웠다. 또 오티에서 새내기 전공 캠프, 핵심역량 진단 검사 분석, 성폭력 예방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마련해 ‘술이 없으면 지루할 것’이라는 편견도 깼다. 성신여대 재학생 장한나(한문교육17) 씨는 “프로그램이 재미있고 오히려 술을 마시면 술을 잘 마시는 사람끼리만 친해지는데 술이 없어 다 같이 친해지는 분위기가 조성됐다”며 술 없는 오티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는 ‘그린캠퍼스’ 캠페인을 벌이면서 교내에서 진행되는 모든 행사에서 술을 금지했다. 원주캠퍼스 전 총학생회장 조현민 씨는 “캠페인 덕분에 교내 음주 사고가 전혀 없고, 신입생들이 술에 관한 부담을 가지지 않아 편하게 즐긴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전했다.
이 외에도 올해부터 용인 단국대학교, 경일대학교 등 일부 대학에서 술없는 오티를 진행한다. 대학가의 이러한 변화는 신입생들에게 학교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주고, 친목 도모라는 새터의 본 목적을 살리는 시작으로 볼 수 있다.

만족도 조사에서부터 시작

앞선 변화들은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자세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의견 반영은 보통 새터 기획 단계에서 이뤄진다. 전보다 나은 새터를 만들기 위해 새터 기획단은 지난 새터의 만족도 조사를 활용할 수 있다. 우리대학 사과대 이동현(광고홍보11) 17년도 새터 기획단장은 “사과대의 경우 만족도 조사와 그 결과 반영이 잘 이뤄지는 편”이라며 “17년도 기획의 경우 16년도 자료뿐만 아니라 14, 15년도의 자료까지 받아 다양한 시각에서 기획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모든 단과대가 만족도 조사를 잘 관리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공식적인 만족도 조사가 한 번도 이뤄지지 않은 단과대도 존재한다. 이기용(법학16) 법대 새터 기획단장은 “이전 새터 기획단의 입을 빌려 새내기들의 반응을 피드백 받는 식으로 진행했는데 이에 있어 불편함을 느낀다”며 제대로 된 형식이 갖춰지지 않은 것에 대해 아쉬움을 전했다.
항상 새터는 여러 문제로 인해 학생과 학부모에게는 ‘걱정’으로, 학교에서는 ‘시한폭탄’으로 여겨졌다. ‘모두의 새터’를 만들기 위해선 새터 기획단의 세심한 고려와 새터 참여 학생들 서로 간의 배려가 필요하다. ‘즐김’이라는 본 목적을 살리지 못한다면 새터의 의미는 퇴색될 뿐이다.

김해인 기자, 김정은 수습기자  ghn05100@dgu.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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