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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의 귀는 성 소수자들의 외침을 향해 열려있는가
  • 김영은 · 최수빈 기자, 김진희 수습기자
  • 승인 2018.03.05
  • 호수 1593
  • 댓글 0

우리 사회 속에는 다양한 소수자들이 있다. 성 소수자, 장애인 노동자, 철거민 등이 그에 해당한다. 본지는 성 소수자를 첫 번째로 이야기하고자 한다. 대부분 편견은 무지에서 비롯된다. 성 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깨기 위한 첫 발걸음은 정확하게 아는 것에서 시작한다.

‘Sex’와 ‘Gender’의 차이를 아는가? 두 단어 모두 우리말로 ‘성’이라는 단어로 표현되지만 두 단어에는 큰 차이점이 있다.
‘Sex’는 생물학적 성별로, ‘남성’과 ‘여성’ 그리고 둘 다 해당하지 않거나 두 성별의 신체적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는 ‘간성’으로 나뉜다. ‘Gender’는 정신적 성별로, 생물학적 성별과 정신적 성별이 일치하는 시스젠더와 일치하지 않는 트랜스젠더로 나뉜다. 성적 지향성이란 내가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끌리는지를 의미한다. 이는 동성애, 이성애, 양성애, 사랑을 느끼지 않는 무성애, 성별을 구분 짓지 않는 사랑을 말하는 범성애 등으로 나뉜다.
이어서 성 소수자들의 좀 더 현실적인 얘기를 들어보기 위해 10명의 성 소수자들을 만나 봤다.

커밍아웃과 아웃팅, 그 사이

사회자: ‘에브리타임’ 등의 익명 게시판을 보면 “친한 친구에게 커밍아웃해도 될까요”라는 질문이 많습니다. 이에 대해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애슐리: 커밍아웃을 하기 전에 성 소수자에 대한 지인의 생각을 알아보는 대화를 충분히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성 소수자 관련 사회 이슈들을 던져보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친구라면, 시도를 해봐도 좋을 것 같아요. 하지만 당장 답답하다고 충동적으로 커밍아웃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어요.
제니: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친한’ 친구라고, 믿고 커밍아웃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저의 경우 동성애를 혐오하는 오랜 친한 친구에게는 이 사실을 숨기고 있지만,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동성애를 이해해주는 친구에게 동성 애인이 있다고 알려준 경험이 있어요.

사회자: 반대의 관점에서는 “친구의 커밍아웃이 처음이고 당황스러워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르겠다”라는 의견이 있습니다. 이에 대한 이야기 부탁드립니다.

뫄뫄씨: 한결같이 대하는 것이 최고예요. 커밍아웃한 뒤에 저와 동성인 친구들이 ‘혹시라도 얘가 날 좋아하면 어쩌지’라는 괴상한 고민으로 이전에 하던 행동들을 꺼릴까 걱정했어요. 다행히도 제 친구들은 평소 하던 대로 했어요. 그 사실이 이상하게 너무 안심되고 고마웠죠. 우리 사이에 변하는 건 없다는 의미로 다가와서 그랬던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멋대로 동정하는 것이 가장 싫어요.
늦둥: 사실 어떤 반응이든 모두 좋아요. 저의 커밍아웃으로 친구들이 깜짝 놀랐지만, 서서히 성 소수자에 대해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더라고요. 물론 무례한 질문도 많았어요. 최악의 반응은 대놓고 혐오하는 것 아닐까요. 치료는 하고 있는지 등등이요.
제니: 저는 예전부터 지금까지 친구고, 앞으로도 친구로 지내고 싶어요. 평소와 똑같이 대해줬으면 좋겠어요. 내가 그 사실을 말한다고 해서 예전의 나와 지금의 나, 미래의 내가 다른 사람은 아니니까요.

사회자: 성 소수자의 성적 지향이나 성별 정체성에 대해 본인의 동의 없이 타인에게 밝히는 행위인 ‘아웃팅’이 심각한 사회적 폭력이라고 들었습니다. ‘아웃팅’에 대한 경험담을 들려주실 수 있나요?

뫄뫄씨: ‘아웃팅’은 어머니한테 당했던 것이 가장 커요. 독실한 기독교인이신 어머니로부터 육체적·정신적으로 많이 학대당하고 있어요. 어머니는 가족, 친척, 교회 등 주변인들에게 저를 ‘아웃팅’하고 다녀요. 그래서 학창시절에도 안 하던 가출을 하기도 했죠. 교회 사람들이 찾아와 저를 위해 기도하는 순간이 제일 화가 나요. 그 일 이후 외상 후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등 좋지 않은 나날을 보내고 있어요. 하루빨리 독립하고 싶네요.
늦둥: 5년 전 이야기에요. 제가 신입생 때, 제게 친절히 대해준 남성 선배가 있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동기들이 그 선배가 게이라고 수군거리더라고요. 알고 보니 게이와 친해지고 싶어 했던 이성애자인 여성 동기가 게이 커뮤니티에 가입해 그분을 찾았더라고요. 그리고 그것을 캡쳐해 소수의 동기만 초대한 카톡방에 공유했더라고요. 완벽한 ‘아웃팅’이죠. 심지어 나중에는 소문이 커져 그 선배가 저를 좋아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왔어요. 밥 두 번 먹고 카톡 한 두번 한 사이인데 말이죠. 그리고 그 선배는 전과했답니다.

사회자: 성 소수자의 인권보장과 관련해 차별금지법의 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애슐리: 차별금지법은 성 소수자들만을 위한 법이 아니에요. 성 소수자 진영에서 차별금지법을 자주 요구하니까 사람들은 성 소수자들한테만 좋은 일 해준다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모두를 위한 법이죠. 차별금지법은 성별, 장애, 병력, 외모, 나이, 출신 국가, 민족, 인종, 피부색, 언어, 종교, 사상, 정치적 의견, 범죄 전력, 학력, 사회적 신분 등을 이유로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는 차별을 금지하는 법률이에요. 너무나도 당연하고 지켜져야 할 최소한의 법이죠.

‘퀴어’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

사회자: 밖에서 데이트할 때면, 사람들의 시선이 가장 신경 쓰일 것 같습니다. 사람들의 시선에 어떻게 대처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뫄뫄씨: 애인과는 여느 커플들처럼 알콩달콩 좋은 티를 내고 다녀요. 생각보다 저희에게 큰 관심이 없는 것 같으면서도 많이 쳐다봐요. 경험상 머리가 길고 소위 ‘여성스러운’ 사람과 연애할 때보다는 머리가 짧거나 ‘남자 같다’고 불리는 사람과 연애할 때 훨씬 많이 쳐다봤던 것 같아요. 다 들리게 수군거리거나 경멸의 시선을 보내는 사람도 정말 많아요. 애인과 해외여행을 가면 그런 점에서 정말 편하죠. 힐끔힐끔 이라도 기분 나쁘게 쳐다보는 사람이 없어요. 그럴 땐 한국인들이 무례하고 인권 감수성이 떨어지는 편임을 느낄 수 있어요.

사회자: 영화나 드라마 같은 미디어 속에 등장하는 성 소수자의 특정 이미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도현: 미디어에서의 가시화는 필요하지만 다양한 모습의 성 소수자 캐릭터들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모든 사람은 당연히 각기 다른 캐릭터를 가지고 있으니까요.
지우: 미디어 속 게이의 이미지와 그 이미지가 대중들에게 소비되는 형태가 불쾌해요. 여자 성 소수자들의 사랑은 마냥 고결하고 깨끗한 성스러운 분위기로 묘사되는 것도 언짢고요.
로이: 모든 이성애자 남성이 마초 성향이 있지 않고, 마찬가지로 여성이 늘 조심스럽게 행동하지 않잖아요. 성 소수자들 역시 다양한 면을 가지기 때문에 성 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심어줄 수 있는 이미지를 지워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회자: 일부 사람들의 “성 소수자들을 혐오하는 것도 권리다”라는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뚜비: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해요. 그러면 여자를 혐오할 권리도 있나요? 장애인을 혐오할 권리도 있나요? 동물을 혐오할 권리도 있나요? 존재하는 누군가를 혐오할 권리는 없어요.
들찬: 성 정체성에 대한 ‘수’의 차이일 뿐이라고 생각해요. 동성애가 주류고 이성애가 비주류라고 한다면, 과연 이성애를 혐오하는 것도 권리라고 말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해요. 혐오는 어떻게 봐도 옳지 않아요. 싫어하는 것은 일기장에 적는 거로 그쳐야죠.
늘봄: 법 위에 인간이 존재할 수는 없다고 하잖아요. 마찬가지로 타인을 혐오하는 행동이 인간의 존재가치와 인권보다 더 위에 있어서는 안 되죠.

“우리는 더 떠들어야 한다”

사회자: EBS ‘까칠남녀’에서 레즈비언인 서울대 전 총학생회장이 한 말 중에 “우리는 더 떠들어야 한다”가 굉장히 인상 깊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도현: 우리는 여전히 알려지지 않았어요. 우리는 언제나 모두의 곁에 존재하지만, 우리를 아는 사람은 여전히 많지 않아요. 사람들은 모르는 것을 무서워하고, 무섭기 때문에 혐오해요. 실제로 성 소수자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혐오하는 분들도 수두룩해요. 다양한 소수자들이 가시화되고 지워지지 않는 사회면 좋겠어요. 그렇기에 우리를 알리고 또 떠들어야 합니다.
늦둥: 정말 공감 가고 마음이 아팠어요. 우리는 살기 위해 외치는 말인데 많은 사람들에게는 떠드는 것으로 들리는 현실을 느꼈거든요. 그래서 더 떠들어보려고 합니다. 우리도 살아야죠.

김영은 · 최수빈 기자, 김진희 수습기자  dgupress@dongguk.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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