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훈 경영학과 교수

일자리-청년실업 문제는 현시기 한국 대학들이 당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이다. 나아가 한국 경제, 한국 사회의 가장 큰 현안 중 하나라고도 할 수 있다. 젊은 시절에 취직 걱정을 상대적으로 적게 했던 기성세대는 취직 준비에 여념이 없는 젊은 세대를 보면 미안한 마음이 절로 든다. 왜 좀 더 튼튼한 경제, 더 많은 일자리를 이어주지 못했을까?
새로 들어선 문재인 정부에서는 일자리 창출을 주요 목표로 걸고 여러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한 기대가 없지는 않지만 상황이 만만치 않은 것도 사실이다. 2007-2009 글로벌 금융위기로부터 시작된 세계 경제의 침체는 아직도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태이다. 또한 최근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은 생산성 향상 및 성장동력 확충 등을 통한 일자리 창출 효과와 함께 자동화 등에 따른 일자리 감소 효과를 동시에 가져올 수 있다.
금융산업의 경우를 보더라도 기술혁신(핀테크, 빅데이터 등)의 영향이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어느 정도 가능하겠으나 전반적으로 금융권 일자리는 기술혁신의 영향으로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취업자 수에 대한 통계를 보면 전 산업 취업자 수의 증가율은 2014년 2.13%, 2015년 1.32%, 2016년 1.15%, 2017년 상반기 0.38%를 나타낸다. 낮지만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금융 및 보험업의 경우에는 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014년 -3.13%, 2015년 -5.73%, 2016년 1.01%, 2017년 상반기 -2.51%를 보이고 있어 취업자 수가 오히려 감소했다.
이러한 통계는 우리가 흔히 아는 1차, 2차, 3차 산업의 변화 양상과 차이가 있다. 자동화가 진전됨에 따라 1차, 2차 산업의 고용 비중이 줄어들고 3차 산업의 비중이 커지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기 때문이다. 금융업은 3차산업의 대표적인 업종 중 하나인데 오히려 고용이 줄어드는 것은 최근 핀테크 등의 발전에 따라 대면 업무 감소, 지점 폐쇄 등이 두드러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계와 로봇이 대체한 노동을 다시 사람이 할 수는 없는 일이며 결국 장기적으로는 금융업의 고용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의 일자리 창출과 관련하여 주목해야 할 문제가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금융서비스 제공이다. 창의적 아이디어를 지닌 중소·벤처기업은 한국 경제의 신성장 동력일 뿐 아니라 금융권에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다. 대기업들의 자금 수요가 줄어드는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도 이미 포화 상태이기 때문이다. 금융회사들이 유망한 중소·벤처기업에 적극적으로 자금을 공급하도록 유도하는 과정에서 일자리도 창출될 수 있다. 특히 한국의 금융회사들은 정성적 정보에 근거하는 관계형 금융에 취약한 편인데 이러한 서비스가 확대되는 경우 중소·벤처기업의 성장에 따른 고용 창출뿐 아니라 금융권의 고용 증가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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