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환(전자전기13)

1961년 심리학자 겸 대학교수이던 스탠리 밀그램은 인간의 도덕성을 확인하기 위해 실험 하나를 계획 한다. 그 실험의 결과는 1963년 ‘복종에 관한 행동의 연구’라는 논문으로 발표된다. 실험은 피실험자들을 학생과 교사로 구분하고 학생으로 구분된 피실험자는 의자에 묶은 후 양쪽에 전기를 연결해서 교사로 구분된 피실험자에게 의자의 전압을 올리라고 명령하는 방식으로 진행이 되었다. 사실상 학생으로 구분된 피실험자는 고용된 배우였으며 실제로는 의자에 전기가 흐르지 않았다. 배우는 그저 올라가는 전압에 따라 연기를 할 뿐 실제로 느끼는 고통은 없었다.
결과부터 얘기하자면 너무 충격적이었다. 무려 65%의 피실험자들이 450볼트까지 전압을 올린 것이었다. 밀그램의 예상과는 정반대였다. 그는 0.1%만이 450볼트까지 올릴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피실험자 중에서도 불만을 표시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밀그램이 계속해서 모든 책임을 질 것이라고 말하거나 계속 재촉 혹은 다그치다 보니 결국에는 450볼트까지 올리고 말았다. 450볼트까지 올리지 않은 35% 중에서도 12.5%만이 300볼트 이상 올리기를 거부했고 그 와중에도 적극적으로 실험을 저지하거나 의자에 묶여있는 사람을 도우려고 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이 실험의 결과에 밀그램은 ‘설득력 있는 상황이 생기면 아무리 이성적인 사람이라도 윤리적, 도덕적인 규칙을 무시하고 명령에 따라 잔혹한 행위를 저지를 수 있다’ 라는 결론을 내렸다.
인간은 ‘책임’이라는 것을 매우 중요시한다. 책임이 자신에게 있을 때는 최선을 다해서 어떠한 일을 해내고자 한다. 하지만 자신에게 책임이 없다고 생각이 될 때는 자기 합리화를 통해서 자신의 눈과 귀를 가려버리고 만다. 우리는 가끔 영화에서든 역사 속에서든 ‘그저 위에서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야’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가끔 보게 된다. 이러한 모습 속에서 우리는 어쩌면 사회의 시스템의 문제점이든 사회적 문제를 알고서도 회피한 우리의 모습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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