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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를 수용하는 올바른 기준은 우리가 만들어야공인의 비윤리적인 행동, 제대로된 비판없이 무조건적으로 수용하는 태도는 지양해야
  • 김승리 수습기자
  • 승인 2017.11.06
  • 호수 15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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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에서 부적절한 가사로 논란을 일으킨 송민호.

지난달 23일 에픽하이가 발매한 앨범 중 한 수록곡 가사가 논란이 됐다. 송민호가 작사한 ‘Mxxxxx fxxxxx만 써도 이젠 혐이라 하는 시대 shit’라는 부분이다. 이는 분명 여성 혐오와 대중을 향한 조롱이 담겨있다는 점에서 문제 됐다. 하지만 이 노래는 지금도 음원 순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송민호는 재작년, Mnet ‘쇼미더머니4’에서 방송된 랩 가사 중 “산부인과처럼 다 벌려”라는 구절을 사용해 논란을 일으켰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위 프로그램은 인기리에 종영했고 노래가사에 대한 논란은 금세 대중에게서 잊혀졌다.
최근 비윤리적인 행위뿐만 아니라 범죄 행위까지 자극적이고 신선한 콘텐츠에 가려지는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2000년대 초반 개그맨 이수근, 양세형, 가수 탁재훈 등, 공인의 불법 도박 사건이 큰 이슈가 됐다. 이들은 복귀 방송에서 자신들의 잘못을 희화화하는 방법으로 대중과의 소통을 시도했다.
개그맨 이수근, 양세형은 tvN ‘SNL코리아’, ‘코미디빅리그’로 복귀해 자기비판 개그로 큰 호평을 얻었고 방송 복귀에 성공해 활발히 활동 중이다. 하지만 불법도박이나 음주운전 모두 법에 저촉되며 사회적으로 금기시되는 행위다. 그런 행위들을 과거의 작은 실수인 것처럼 웃음거리로 만드는 행동은 그 일 자체를 가볍게 넘기려는 시도로 보기에 충분하다. 공인이 과거의 잘못을 반성할 수 있는 기회는 분명히 주어져야 하지만 잘못에 대한 무게를 가볍게 만드는 행위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대중문화를 선도하는 공인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면 대중들이 쉽게 모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잘못을 희화화하기 위해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복귀를 하는 공인이 가져온 콘텐츠가 신선한 자극으로 인기를 끌면, 대중은 그들의 비윤리적인 행위를 쉽게 잊는다. 대중은 그들이 일으킨 사회적 문제보다 자극적이고 신선한 콘텐츠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사회적 윤리에 반하는 행위를 저지른 공인들은 대중매체나 SNS를 통해 자주 논란이 됐지만 그들의 문제는 콘텐츠의 화제성에 묻히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공인들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후 복귀가 결정되면, 대중들은 처음엔 비판을 하지만 콘텐츠의 영향으로 그들이 저지른 범법행위를 쉽게 잊는다. 대중들이 그들에 대한 사회적 논란을 쉽게 잊음으로써 그들의 비윤리적 행위는 가려지고 공인의 잘못에 대한 올바른 비판적 시각이 형성되지 않게 된다.
비윤리적 행위를 한 공인의 콘텐츠를 우리는 어떻게 수용해야 할까? 공인의 비윤리적 행위에 대한 비판이 선행돼야 한다. 그 이후에 콘텐츠를 받아들여야 한다. 대중들은 대부분 온라인 상에서 비윤리적 행위를 저지른 공인에 대해 논한다. 그 안에서 정확한 비판을 하기보다 사람들은 무분별하게 비난하거나 옹호하는 목소리에 휩쓸리기도 한다. 이러한 형태가 지속되면 공인의 비윤리적 행위가 잊혀지는 현상은 계속될 것이다.
물론 공인의 복귀와 콘텐츠 제공의 기회를 박탈하자는 것이 아니다. 비윤리적 행위 때문에 콘텐츠 자체의 질이 낮아진다는 의미도 아니다. 다만 콘텐츠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대중의 문제의식이 흐려진다면 비윤리적 행위의 악순환은 계속될 것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대중은 비윤리적 행위에 대한 비판 없이 콘텐츠를 수용하는 것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콘텐츠의 이면을 바라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김승리 수습기자  ass6793@dgu.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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