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은 기자

누구나 한 번쯤 ‘양심에 찔린다’라는 생각을 한다. 인디언 설화에 따르면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 양심은 ‘삼각형’으로 자리 잡고 있다. 나쁜 일을 할 때마다 빙글빙글 회전하며 마음을 찔러 아프게 한다. 이런 나쁜 일이 반복됨으로써 삼각형의 모서리는 닳고 닳아 없어지다가 결국에는 마음이 아프지 않게 된다고 한다. 즉,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대학에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하는 학생들이 있다. 그동안 수업을 진행하는 교수의 재량으로 병원 진단서를 가져오면 출석이 인정됐다. 하지만 이를 악용하기 위한 ‘진료확인서’, ‘처방전’ 양식 등이 암암리에 유통되고 있다. 몇몇 양심 없는 학생들은 출석 인정을 받으려고 이 양식을 이용해 병원에서 지급하는 진단서로 위조했다가 적발됐다.
이 일을 계기로 교무팀은 각 단과대의 교학팀에 협조를 요청해 이번 학기 내에 출석 인정을 받은 모든 진단서를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교무팀 허현식 계장은 “모든 진단서를 병원에서 발급한 게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개인정보 이용동의서를 제출받고 있다”며 “진단서가 허위로 밝혀지면 해당 학생은 결석으로 처리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교무팀의 조사가 끝난 뒤 학생지원팀에서 해당 학생의 상벌위원회가 열릴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어버린 양심 없는 학생들로 인해 교수들과 학생 사이의 신뢰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자아와 명상’ 수업은 출석 인정 기준, 결석 처리 기준, 지각 기준 등의 수업규칙을 만들어 학생들에게 배부하는 등 출결 규정이 강화됐다. 해당 수업의 결석 처리 기준에는 ‘하루 감기로 인해 병원에 다녀온 경우 출석으로 인정하지 않음’과 같은 조항들이 들어있다. 이 때문에 하루 감기로 인해 몸이 아픈 학생도 학교에 나와야 한다. 소수의 양심 없는 학생들에 의해 다수의 정직한 학생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양심의 모양이 다 닳아 버린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세상은 어떻게 되겠는가. 서로를 믿지 못하고 신뢰하지 못하는 세상이 될 것이다. 결국 기준과 규제가 많아지면서 정직한 사람들만 피해를 볼 것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자신의 마음속 양심이 어떤 모양을 하고 있는지 확인해 보는 건 어떨까. 그리고 그 모양이 더 이상 닳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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