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2019.9.3 19:32

동대신문

상단여백
HOME 기획 특별기획
황금연휴를 맞아 한산한 동악, 그 곳을 지키는 사람들의 이야기 

이번 추석은 명절이라기보다는 마치 ‘가을 방학’처럼 사람들에게 다가왔다. 매년 추석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이번 한가위만 같았으면 좋으련만, 다음 황금연휴는 8년 후인 2025년에 다가온다.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 각양각색으로 연휴를 보내는 사람들 속에 긴 연휴 동안 동악에 남아 있던 사람들을 만나보았다.

추석연휴에도 교수님의 공부는 계속된다

일어일문학과 이경철 교수는 추석 연휴에 논문 하나를 완성하는 게 목표이다. 9일 만에 논문을 써야 한다는 말에 깜짝 놀라자 “물론 전부터 꾸준히 조사해서 이제 마무리 단계인 거죠”라며 웃었다. 연휴에 쉬지 못하고 연구하는 것이 힘들진 않은지 묻자 “추석 당일에는 고향인 가평에 내려가 가족들과 고향 친구들을 만났어요”라며 재충전을 했으니 다시 달릴 것이라는 각오를 다졌다.
그는 허물없이 지내는 고향 친구들을 만날 때 힘이 난다고 말했다. “고향 친구들은 아무리 오랜만에 만나도 어색하지 않아요. 항상 서로 서슴없이 ‘이 새끼 저 새끼’ 하며 웃는데, 제가 어딜가서 또 그런 소리를 듣겠어요(웃음). 좋은 시간 보내고 왔으니 남은 기간에는 제 공부도 해야죠.”
연휴이긴 하지만, 대학평가를 앞두고 있어 이 교수뿐만 아니라 많은 교수가 연휴에 학교에 남아 논문을 쓰고 있다고 한다. 또 학기 초에 바빠서 하지 못했던 강의 준비도 하는 등, 부족했던 공부를 보충하고 있다. 이 교수는 “하루 종일 혼자 공부하면 심심하기도 해요”라며 “각자 열심히 논문을 쓰다가도 점심에는 모여서 함께 밥도 먹고 연구에 대해 의논도 해요”라고 말했다.

동악과 함께한 추석만 5년, 경비 아저씨

연휴에 일터에 남은 사람은 교수만이 아니었다. 원흥관 경비실에서 만난 김현국 씨는 5년째 우리대학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는 격일로 일하는 경비원의 직업 특성상 멀리 여행을 가본 지가 오래됐다고 아쉬워했다.
명절에도 근무일이 겹치면 빠짐없이 학교에 나와야 한다. “그나마 이번엔 추석 당일이 쉬는 날이라 제사는 지낼 수 있었어요. 하지만 내년에는 구정과 추석 모두 근무일과 겹쳐서 아들이 대신 제사를 지내야 해요.” 그는 학교의 녹을 먹는 한은 어쩔 수 없다고 담담히 고충을 말했다.
명절에 학교에 나와 있으면 친지들이 서운해하진 않느냐 물으니 “직업이니 다 이해해줍니다”라며 “제사는 못 지내도 명절 다음날 친척들을 만날 수 있으니 괜찮아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만약 학생 시절로 돌아간다면 어떻게 추석 연휴를 보낼 거냐는 물음에는 “친척, 제사 상관 안 하고 나 혼자 여행을 떠날 거예요”라며 우리대학 학생들에게도 혼자 떠나는 여행을 추천했다. 
그는 젊었을 때부터 여행을 떠나는 것을 즐겼다. 그 시절 남들이 잘 경험해보지 못했던 스쿠버다이빙을 하고, 스키를 타러 훌쩍 떠나곤 했다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여행 경험이 많은 그가 혼자 여행을 권하는 이유는 단체로 갈 때는 전혀 느낄 수 없던 새로운 감정들과 생각들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는 큰딸도 추석에 친척들 잔소리 듣기 싫다고 일찌감치 체코로 도망갔다며 웃었다.
덧붙여서 “요즘 많은 젊은이가 명절에 친척들의 잔소리를 걱정하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라며 자신도 젊을 적에는 친척들 만나는 것이 귀찮고 싫었다며 공감했다. 하지만 “나이가 드니 점점 명절에 친척들 만나는 것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어요”라며 가족들 간에도 서로 예의를 지키기만 한다면 기분 좋은 명절을 보낼 수 있을 거라 조언했다.
휑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학교엔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았다. 상록원 배식 아주머니들과 시설팀, 세리오 카페 아르바이트생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연휴에도 학교에 나와 각자 맡은 일을 수행했다. 다른 이들이 연휴를 즐길 동안 학교에 남은 이들로 명절 연휴에도 동악의 교정은 활기를 띄었다.

서민서 기자  seoms98@dgu.edu

<저작권자 © 동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민서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