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하다”

총장과의 대화를 마치고 나오던 학생의 한마디였다.

지난 달 4일 제 2회 총장과의 대화가 열렸다. 본래 2시간으로 예정된 간담회 자리는 학교 측의 캠퍼스 마스터플랜 소개와 총장 인사말 등으로 학생들의 질의응답은 1시간 정도에 그쳤다.

총장과의 대화는 이번이 두 번째라지만 첫 번째보다 폐쇄적인 구조로 제 2회 총장과의 대화는 퇴색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4일 이뤄진 이번 간담회의 공지는 행사 4일 전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띄워졌다. 작년 총장과의 대화 홍보 기간이 13일간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대화의 홍보 기간은 채 1/3 밖에 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오픈형 강의실을 찾다 보니 기간이 다소 지체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단 홍보 기간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계획된 대화 두 시간 중, 학교발전방향설명과 샌드위치 먹기를 제외하고 학생들의 질의응답이 가능했던 시간은 1시간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첫 회 때는 학교 발전전략, 학사운영, 교육환경, 대학원, 기타 등의 폭 넓은 주제를 다룬 반면 이번에는 ‘캠퍼스 시설 및 교육환경 개선’이라는 주제로 대화내용을 국한시켰다. 오히려 전에 비해 훨씬 좁아진 대화의 폭에 학생들은 1회 대화에 비해 많은 답답함을 느껴야했다.

총장과의 대화에 참석했던 박소연(사학2)양은 “학교 측의 PPT설명이 너무 길어져 질문할 시간도 없었고 대화가 형식적으로만 진행된 것 같다”며 참여 소감을 밝혔다.

대화와 소통이란 모름지기 꾸밈이 없고 제한이 없을 때 깊어지고 다양해 질 수 있다. 이번 총장과의 대화는 짧은 대화 시간 및 홍보 기간, 제한된 주제 등으로 1회에 비해 오히려 대화와 소통을 끌어내지 못했다. 총장과의 대화가 형식에 그치지 않고 깊이를 더하려면 개방적인 구조가 필요하다.

‘내가 총장이라면 이렇게 해보겠다’는 식의 학생다운 참신하고 과감한 정책제안을 끌어낼 수 있어야 총장과 학생간의 대화가 의미 있는 행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대학미디어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