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나형 기자

9871명. ‘동국총학’ 페이스북 페이지 팔로워 수이다. 현재 학생기구는 페이스북 페이지 등을 통해 학생들과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학생들 또한 이러한 페이지에 뜨거운 관심을 보내고 있으며 그 규모는 결코 작지 않다. 그 어느 때보다 지금의 대학사회가 소통의 창구를 ‘열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진짜’ 소통을 하고 있는 것인지는 의문이 든다.
지난 3월 말, 총여학생회 ‘동틈’(이하 총여)이 당선됐다. 2년 만에 들어선 총여이지만, 우리대학 커뮤니티에서는 늘 논쟁의 대상이 됐다. ‘소통 부족’이 주된 이유였다. “행사 진행과정에서 남학생만 배제한 것 같다”, “학생들 의견에 더욱 귀 기울여야 한다”는 등의 비판이 이어졌다. 이에 총여는 “소통이나 홍보가 부족했던 것 같다”고 인정하며 “앞으로는 페미니즘 관련 행사 외에도 다양한 행사를 진행해 더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활동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제대로 소통하지 못했던 것은 일반 학생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이달 3일, 총여는 학생들의 도 넘은 비난과 비방에 우려를 표했다. 총여는 입장서를 통해 “한 남초 사이트에 총여학생회 회장과 부회장의 얼굴이 유포돼 신상 정보가 알려진 문제도 있었다”고 언급했다. 원색적인 비난이 가득한 총여 이메일 내역도 공개됐다. 학생들의 비판은 자신의 의견을 피력함으로써 소통 하고자 하는 바람에서 나온다. 하지만 더 나은 학생사회를 만들기 위해 건네던 비판은 어느새 날카로운 비난으로 변질 돼 던져졌다.
해당 사건에 대해 성임은(신문방송12) 총여학생회장은 “신상유포는 개인정보유포에 관해서만 제재를 받을 수 있고, 폭언과 협박에 대한 제재는 받을 수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메일에 언급된 욕설 또한 특정 개인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제재가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총여 측은 “법적 처벌과 고소는 불가능하지만 이것이 충분히 총여학생회 구성원들에게 공포로 다가온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소통’은 한 쪽의 일방적인 시도로 완성될 수 없다. 학생기구가 학생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기 위해 노력해야 하듯이, 학생들도 비난이 아닌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 어느 때보다 쉽게, 더 많은 대상과 ‘소통’할 수 있는 사회에서 우리에게 부족했던 것은 그러한 노력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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