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그런 생각을 했다. 부조리한 이 사회는 신념이 없다면 풍파에 휩쓸려 어디에 닿을지도 모르는 곳이라고. 만화처럼 정의가 승리한다고 믿던 어린 시절과 달리, 이제는 정의를 믿지 못한다. 부도덕한 사람들이 항상 벌을 받는 것은 아니었으니까. 어째서 그 사람들은 그렇게 변한 것일까. 그들도 소망 하나를 품고 살던 순수한 시절이 있었을 텐데. 어른이 되면 모두 그렇게 되는 것일까? 그런 질문을 하던 내게 어른들은 이렇게 일축했다. “너도 사회에 나가봐.”
 그런 어른이 되느니, 아이로 남겠다고 결심했다. 언제까지나 때 묻지 않은 시선으로 이 세상을 바라보고만 싶었다. 그래서 어딜 가든 속 깊은 이야기는 꺼내지 않았고, 그저 별생각 없는 척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이, 그들 중 하나가 되는 것이 두려웠다. 하지만 대학생이 되고, 신문사에서 경험을 쌓으면서 소년으로 남고 싶다는 핑계로 내가 져야 할 책임마저 내팽개치고 있지는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두렵다고 하여 풍파를 어찌 피할 수 있을까. 이제는 정면으로 마주해야 한다. 누구나 느끼는 거지만, 피하면 후회할 때가 더 많으니까. 그러니 분명 후회할지도 모르는 인생을 사는 저들과는 달라야 한다. 어른의 책임감을 지니면서도 아이처럼 이상을 꿈꾸겠다. 그리고 그런 내게 있어 동대신문은, 그 첫 발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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