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글을 쓴다는 것에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다. 기사란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써야 하는 글이고, 나를 평가할 수 있는 글이다. 그것은 곧 나에게 ‘잘’ 써야만 한다는 압박감이 됐다. ‘잘’이라는 한 글자는 내가 신문사에 지원하는 데 있어 1년이라는 시간을 고민하게 했다.
 나는 내가 느끼는 이 두려움이, 부담감이 극복해야 할 대상이라고 생각했고 극복할 수 있는 대상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정기자가 돼 있을 땐 글을 편하게 쓸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가진채. 그러나 수습 때 처음 쓴 다르마칼리지 기사나 마지막으로 쓴 장애인 편의시설 기사나 똑같이 힘들고 부담스러웠다.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기사를 잘 쓸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기사 내용은 고려하지 않은 채, 자리가 모자라면 내용을 빼버렸고 남으면 쓸데없는 말을 채워 넣었다.
 나에게 글을 ‘잘’ 쓴다는 것은 부담이 없는 담백한 글을 쓰는 것이다. 자리를 채우기 위한 말을 넣지 않는 것, 무심하지도 예민하지도 않게 담담하게 써 내려가는 것. 이것이 나 자신에 대한 기대이자 부담감이다. 내가 기자가 되길 원했다면 애초에 부담감을 없애겠다는 생각을 하지 말아야 했다.
 기자가 부담을 느껴야만 글은 담백해질 수 있다. 글은 담백해야만 본연의 맛을 알 수 있다. 그것이 ‘잘’ 쓴 글이다. 그래서 난 이제 부담을 느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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