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온 스타크래프트부터 남녀노소 즐기는 오버워치까지…게임문화의 꽃 만발하다

▲새롭게 리마스터된 스타크래프트.

‘택뱅리쌍(김택용, 송병구, 이영호, 이제동)’으로 불리는 프로게이머의 이름이 검색어에 오르내린다. PC방이 ‘4 드론’, ‘더블 넥서스’라고 불리는 게임 전략에 대한 이야기로 시끌벅적하다. 한 세대를 풍미했던 게임이 돌아온다는 소식에 많은 이가 들떠있었다. 8월 15일 스타크래프트 : 리마스터가 대한민국에 상륙했다.
새롭게 개선된 스타크래프트에는 ‘KOREA’ 서버가 생겼다. 서버 설명을 읽어보면 절로 웃음이 지어진다. “이 조용한 아침의 나라는 전쟁술에 능통하며 전 지구에서 가장 잘 알려진 스타크래프트 플레이어들의 고향입니다. 이곳의 전투에 함부로 드나들지 마십시오.” 많은 외국인이 한국인을 보고 ‘게임의 민족’이라고 이야기한다. 게임을 잘 하고, 좋아하고, 많이 하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의 게임 문화는 마치 스페인이나 영국의 체계적인 스포츠 문화처럼 자연스럽게 자리 잡고 있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게임이 바로 ‘스타크래프트’다. 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스타크래프트가 닦아놓은 e스포츠의 초석은 다른 e스포츠 게임이 자리 잡는 데 크게 기여했다. 많은 PC방은 e스포츠 문화 정착을 위한 인프라가 됐고, 동네마다 열리던 스타크래프트 대회는 재야의 고수들이 실력을 뽐내던 무대였다. 기업들이 게임 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선수들을 고용하면서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이 사람들에게 알려졌고, 선수들이 활동할 수 있는 리그와 소속 팀이 생겼다. 결과적으로 자연스럽게 실력이 더 오르고, 세계적인 스타 게이머가 여럿 탄생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LoL), 피파온라인 3, 작년 5월 발매된 오버워치까지 새로운 게임들이 e스포츠 시장에 등장했다. 새롭게 나타난 게임들은 단순히 e스포츠의 종목을 늘렸을 뿐만 아니라 남자와 청소년의 전유물로 인식되던 게임을 여성과 중장년층까지 즐길 수 있는 문화로 탈바꿈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오버워치의 경우 특히 여성 게이머들의 유입을 유도했다. 남자만 가득하던 PC방의 성비가 이제는 1대 1에 근접할 정도로 게임을 즐기는 여성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게임이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로 발전했다는 사실을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축제 기간 우리대학에서 진행했던 e스포츠 대회를 떠올려보자.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생이 만해광장에 모여 친구와 선후배를 응원하며 대회를 즐겼다.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쉽이 열리고 있는 현장.

나아가 인터넷을 타고 해외로 진출한 대한민국 게이머들은 세계의 여러 사람과 경쟁하게 됐다. 해외 팀들을 상대로 국제무대에서 좋은 경기를 펼친 선수들 덕분에 우리나라 e스포츠는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마치 우리가 영국의 EPL이나 미국의 MLB, NBA와 같은 유명한 스포츠 리그를 보듯, 세계의 여러 사람이 우리나라의 LoL 리그인 롤 챔피언스 코리아(LCK)의 경기를 시청한다. 축구에 레알 마드리드, 농구에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와 같은 팀이 있듯이, LCK에 소속된 여러 프로게임단은 수많은 팬을 몰고 다닌다. 프로게임단 SKT T1의 경우 작년과 재작년 2년 연속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을 제패하며 대한민국 e스포츠가 세계 최고라는 것을 4억 시청자들에게 과시하기도 했다.

개강과 함께 굵직한 e스포츠 행사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롤드컵 한국 대표 선발전을 시작으로 롤드컵 본선, 스타크래프트 : 리마스터로 처음 진행되는 ASL(아프리카TV 스타리그) 시즌 4, 오버워치 월드컵까지 대한민국 e스포츠를 뜨겁게 즐길 수 있는 축제들이 출격 대기 중이다. 일상에 지칠 땐 잠시 소환사의 협곡(LoL 게임 속 맵)이나 66번 국도(오버워치 게임 속 맵)로 떠나자. 스타크래프트가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추억을 곱씹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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