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국사 내 석가탑과 다보탑.

중간고사가 끝나고 불국사로 템플스테이를 떠났다. 황금연휴에 사찰 문화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을 뿐 아니라 불국사의 많은 문화유산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템플스테이 장소에 도착했을 때 만난 것은 여행을 온 가족들이 대부분이었다. 불국사와 걸어서 20분쯤 걸리는 장소에 있는 템플관은 높은 지대에 넓은 잔디밭을 가지고 있었다. 사찰 내에서 지낼 수 없다는 점은 아쉬웠으나 잔디 위로 한 채씩 지어진 템플관은 함께 간 친구들끼리 묵기에 편안했다.

넓은 불국사 사찰 안에서 찾아낸 ‘느리게 사는 법’

도착한 불국사의 첫인상은 넓고 푸르렀다. 곳곳에 있는 넓은 소나무 아래로 햇빛을 피해가며 사찰 안내를 받았다. 사찰의 입구라 할 수 있는 일주문에서부터 안내가 시작됐다. 일주문에 써진 ‘불국사(佛國寺)’라는 글자가 부처의 나라로 들어가는 일주문의 의미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주문을 지나 조금 더 걷다 보면 사천문이 보인다. 사천왕의 발아래에는 도깨비처럼 생긴 형상이 깔려있었는데, 훈도시를 입은 채였다. 불국사가 세워질 당시 신라인들은 왜의 수탈을 종종 당했다고 하는데 그를 벗어나고자 하는 염원을 담아 만든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북쪽에 있는 사천왕은 북방민족의 상징을 띈 도깨비를 밟고 있다고 한다. 사천왕을 보게 된다면 그 발밑에 있는 형상을 살펴보고 그 역사를 이해해보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 될 것 같다.

흔히 국보로 알고 있는 석가탑과 다보탑 외에도 대웅전으로 올라가는 계단인 청운계와 백운계 등 불국사는 많은 문화재를 갖고 있다. 그중에서도 계단인 청운계와 백운계는 보존을 위해서인지 밟을 수 없게 막혀있었다. 직접 발을 딛지 못한 것은 아쉬웠으나 옆의 작은 언덕을 통해 올라가 본 불국사의 경치는 아름다웠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석양이 지려 할 때 바라본 다보탑이었다. 위에서 바라보는 다보탑 뒤로 연등이 석양에 걸려 불국사 고유의 멋을 보여주었다.

체험 중 가장 좋았던 것은 숲속에서 하는 명상이었다. 일반인의 출입이 불가능한 곳이지만 템플스테이를 하면 들러서 참선 할 수 있다고 한다. 숲길을 조금 걷자 밝아지고 있는 하늘 사이로 빽빽한 나무들이 보였다. 한 나무 아래 한 사람씩 편안하게 앉아 눈을 감고 명상을 시작했다. 템플스테이를 하는 1박 2일 중 가장 편안하고 ‘쉼’을 느낄 수 있는 때였다. 가만히 자연을 느껴보고 그 순간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기 위해 템플스테이를 떠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불국사에서의 템플스테이는 연휴를 맞아 떠나기에 좋은 휴식처였다. 불국사 내부의 자연과 역사가 느껴지는 문화재들은 느긋해지는 법을 가르쳐줬다. ‘힐링’을 위한 여행을 시작하기에 앞서 한결 여유로워지는 법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저작권자 © 대학미디어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