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아웃 증후군을 해결하는 방법과 우리대학 학생들이 극복한 사례를 알아보고자 한다.

“네? 제가 번아웃 증후군이 의심된다고요?”
우리대학 3학년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이 번아웃 증후군 자가테스트 결과가 65점 이상으로 나와 번아웃 증후군이 의심됐다. 이 학생은 학과 집행부, 봉사 소모임, 주말 스터디 외에도 여러 대외활동을 하며 가족을 만나거나 친구들을 만나기 빠듯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가족과 친구도 만나지 못하며 대외활동을 하는 이유를 묻자 “원하는 회사에 취직하기 위해선 학점뿐만 아니라 스펙을 쌓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학생은 때때로 모든 것을 그만두고 싶었지만, 취업과 부모님을 생각하면 더 많은 대외활동을 알아보곤 했다고 밝혔다. 단순한 무기력증이라 생각해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는 이 학생, 번아웃 증후군은 대학생들에게 왜 발생하는 것이고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번아웃 증후군 주의보

번아웃 증후군은 주어진 일에 대한 과도한 스트레스를 다스리지 못해 겉으로 드러나는 육체적, 정서적 고갈상태를 의미한다.
지금까지 번아웃 증후군은 과도한 업무와 만성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직장인에게 종종 발생했다. 1,032명이 참여한 ‘취업포털 사람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88.6%가 ‘번아웃 증후군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현재 번아웃 증후군은 대학생과 청소년들에게까지 번지고 있다. KBS 2TV ‘추적60분’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20대 초반의 대학생 21명 중 16명이 번아웃이거나 번아웃 위험군에 속했다. 대학생들에게 번아웃 증후군은 더는 먼 이야기가 아니다.
동명대학교 심리학과 이상일 교수는 대학생들에게 번아웃 증후군이 만연한 이유에 대해 “학생들은 ‘대학입학’이라는 목적만을 위해 달려왔다. 하지만 그 목적을 달성하더라도 일종의 ‘공허함’을 경험하게 되는데 그 공허함을 충족시키지 못한 채 ‘취업준비’라는 새로운 경쟁에 돌입해 무수한 좌절을 경험한다”고 전했다.

우리대학, 번아웃 안전지대 아니다

최근의 대학생들은 자신이 평소에 관심 있던 분야의 활동을 하기보다는 공모전이나 대외활동 등 오직 취업을 위해서 원하지 않는 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송민지(건설환경16) 양은 “소위 말하는 ‘고스펙’을 위해 개인적으로 관심 없는 대외활동도 마다치 않고 있다”며 “진로의 방향성에 대한 혼란이 찾아와 의욕마저 잃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본지에서 우리대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전체 응답자 246명 중 약 28%에 해당하는 69명이 번아웃 증후군 의심대상에 해당했다. 설문조사에 응답한 한 학생은 자신이 번아웃 증후군을 겪게 된 원인으로 성취에 대한 좌절감을 꼽았다. 이상일 교수는 “사소하더라도 작은 성취감이 가능한 상황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학생은 높은 학점에도 불구하고 교내 장학금이라는 성과를 얻지 못했다. 학교에서 요구하는 부가적인 요소를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학생은 “열심히 노력했지만, 그만큼의 보상을 받지 못해 아쉬움이 컸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여러 단체에 가입해 활동하면서 사람들과 잦은 마찰을 겪고 있다”며 “대인관계에 회의감이 들어 현재 번아웃 된 상태다”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학생은 이러한 번아웃 증후군을 일반적인 무기력증으로 착각하고 넘어간다. 그러나 이상일 교수는 “번아웃 증후군은 인지적 상태인 무기력증과 달리 인지적 상태와 더불어 신체적인 상태까지 포함한다”며 “번아웃 증후군은 질병이나 장애로 등록되지는 않았지만, 세계보건기구에서 삶의 관리 어려움과 관련된 하위영역으로 분류돼 있을 만큼 정신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번아웃 증후군 자가검진 결과.

스펙에 찌든 당신 잠시 환승할 때

이상일 교수는 번아웃을 예방하는 방법에 대해 “내 목표와 반대되는 활동을 병행하는 것이 도움된다”며 “내 목표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흥미 활동을 병행하게 된다면 목표 달성을 통해 얻게 되는 좌절감을 회복시켜줄 수 있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취업이나 구직활동과 그와 반대되는 악기 배우기나 운동하기를 병행하면 정신적 소진의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극단적 해결책은 피해야

많은 대학생은 폭음이나 흡연과 같은 극단적인 방법으로 번아웃 증후군으로 인한 무기력증을 극복하려 한다. 이와 관련, 대학생들의 전체적인 음주 실태를 살펴보면 대한보건협회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의 음주로 인한 대학생 사망사고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우리대학의 몇몇 학생들은 번아웃을 극복하기 위해 극단적인 방법이 아닌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우리대학 SNS 커뮤니티 ‘동국대학교 대신 전해드립니다’에서는 새로운 소모임을 만들기 위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배드민턴, 캐치볼, 볼링과 같은 운동 또는 ‘리그 오브 레전드’, ‘오버워치’와 같은 컴퓨터 게임을 하는 소모임이 등장하고 있다. 오버워치 동아리는 275개의 댓글이 달리며 참여를 원하는 학생들이 상당히 많았다. 오버워치 소모임의 장호준(법학15) 회장은 “동아리가 학업 스트레스를 푸는 데 있어 많은 도움이 된다”며 “소모임 학생들과 게임을 한 후 함께 웃고 대화를 나누면 스트레스가 풀려있다”고 말했다.
한편 각 학과 내에서도 학업 및 취업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소모임들이 생기고 있다. 실제로 작년에 의생명공학과에서 탁구, 농구, 당구, 볼링의 운동을 즐길 수 있는 소모임이 창설됐다.
이 소모임의 서주한(의생명공학11) 회장은 “학업이나 취업과 연관된 취미는 더 큰 스트레스를 가져왔다”며 “그런 활동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자신들이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소모임의 한 학생은 “소모임을 통해 다양한 종목의 운동을 접하 면서 잠시나마 취업과 졸업에 대한 불안과 걱정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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