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이 끝난 지난주, 도서관은 한적했다. 이러한 풍경은 더 이상 대학에서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됐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학점만을 중시하는 학습태도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자료를 열람하고 자신의 학문적 소양을 쌓는데에는 무관심한 것이 현실이다. 이는 중앙도서관 대출 도서 순위로도 확연히 알 수 있다. 대출 횟수 10위권에 있는 도서 중 8권이 일반소설이나 판타지소설이다. 나머지 2권에 경우에도 수업시간 활용하는 도서이다. 중앙도서관 대출반납실 이동은 직원은 “요즘 학생들은 각종 시험준비나 어학관련 책을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학생들의 도서 대출이 전공서적과 시험관련서적에만 국한되는 점을 아쉬워 했다. 학생들이 도서관에서 주로 대출하는 도서가 일반소설이나 판타지소설에 편중되는 현상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이념의 시대였던 80년대도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한다.

경제학과 이영환 교수는 학생들에게 경제와 관련된 교양서적을 읽고 그와 관련된 과제를 내줘 학생들의 다양한 독서를 유도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영환 교수는 “다양한 도서를 읽는 것은 대학교육의 필수인 학문적 소양과 통찰력을 기르기 위해 필요하다”라며 다양한 도서를 읽어야 함을 강조했다. 중앙도서관에서 주관하는 글벗상 시상식에서 가장 많은 책을 읽은 학생으로 선정된 이학선(대학원 경제학과 석사과정 3학기)양도 다방면의 책을 읽어 학생들의 귀감이 되기도 했다. 이 양은 “다방면의 도서를 참고함으로써 전공에 대한 폭넓은 이해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취업관련 공부도 그 중요성을 무시할 순 없지만 목전의 취업공부만이 중시된다면 대학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인 참된 지성인 양성은 멀기만 하다. 교수들은 전공의 단편적 이해에서 벗어나 학문적 깊이를 더할 수 있는 독서를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이를 반영한 교육법을 만들어가야 한다. 또한 학생은 수박 겉핥기 식의 학습방법에서 탈피해 깊이있는 공부에 매진해야한다.

사상누각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학문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없는 공부라면 마치 모래위에 다락집처럼 쉽사리 무너질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 아닐까.

인생은 긴 여정이다. 인생의 자양분을 섭취해야할 젊은 시절을 판타지 소설로 채우는 것은 아깝다. 다양한 종류의 책과 벗하며 지내는 계절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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