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천연가스 고체화기술 개발

 ▲ 인공 하이드레이트를 들고 있는 송명호 교수
바다 속 노다지, 불타는 얼음, 21세기 신 에너지 자원.

이는 하이드레이트(Hydrate)를 묘사하는 여러 수식어이다. 하이드레이트는 심해저의 저온, 고압 상태에서 천연가스가 물과 결합해 생기는 고체 상태의 에너지원이다. 외관이 드라이아이스와 유사해서 이동이 편리하고 연소했을 때 공해가 없는데다 매장량마저 풍부해 꿈의 에너지라 불리고 있다. 그래서 하이드레이트를 일컬어 차세대 에너지원이라고 부르고 있는 지도 모른다.

이러한 하이드레이트를 인공적으로 만드는 기술을 세계 4번째, 그리고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우리대학의 송명호 교수팀이 개발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 얼음 불꽃 하이드레이트

송명호 교수를 직접 만나, 새롭게 개발한 하이드레이트 제조 기술과 이 기술이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 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국내 첫 기술 개발로 주목

송명호 교수팀이 개발한 기술의 공식명칭은 ‘천연가스 고체화(Gas To Solid -이하 GTS)기술’이다. 즉 천연가스를 물 분자 사이에 주입시켜 인공 하이드레이트를 만드는 기술이다.

송명호 교수는 “기체 상태로 존재하는 천연가스를 인공 하이드레이트로 만들 수 있는 이번 GTS기술개발로 파이프라인 건설 등 운송에 소요되는 막대한 예산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또한 경제성이 없어 채굴하지 못하고 있는 중소형 가스전의 천연가스 매장량을 경제적으로 채굴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국가 적인 에너지 확보에 획기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환경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이산화탄소를 고체화시켜 폐기할 수 있는 부가적인 효과도 있어 이산화탄소 문제를 해결하는데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CO2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듯

송명호 교수는 “천연가스를 물 분자 사이에 주입시켜 인공 하이드레이트를 만들듯이, 이산화탄소를 물 분자 사이에 주입하여 이산화탄소 하이드레이트를 만들 경우 압력이 높은 심해 바다에 안전하게 폐기할 수 있다”며 “심해저에 폐기된 하이드레이트는 환경오염도 없을 뿐만 아니라 다시 가스로 변화할 위험이 없어 이산화탄소 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교수는 또 “GTS 기술은 현재 많이 사용되고 있는 액화천연가스(LNG : Liq uefide Natural Gas -이하 LNG) 개발방법에 비해 운송과 저장에 있어 많은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점에서 큰 장점을 지닌다”고 밝혔다. 천연가스 수송 방법인 LNG 수송의 경우 영하 160도 이상의 극저온 시스템이 요구되는데, 극저온시스템을 유지하는 고가의 니켈사용으로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LNG의 또 다른 수송방법인 파이프 라인 또한 이송거리에 따라 수송가격이 크게 증가하기 때문에 그동안 대규모의 가스전이 아니면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평가돼 왔다.

이에 비해 하이드레이트는 영하 20도 이하의 조건만 충족이 되면 가스를 고체화시켜 선박으로 수송이 가능하기 때문에 운송 비용 측면에서 LNG에 비해 월등한 경제성이 있다는 것이다.

중소형 가스전도 개발 가능해져

특히 대형 가스전의 경우 현재 수요초과현상으로 인해 고갈 속도가 빠른데다 가격도 비싸 곤란을 겪고 있는 국가적인 에너지 확보 정책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리고 GTS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여겨지던 중소형 가스전 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돼 이에 따른 에너지확보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GTS 기술개발에 나섰던 곳은 일부 대학의 화학공학과를 중심으로 한 3곳 정도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우리대학처럼 기계공학적인 측면에서 하이드레이트를 연구개발한 대학은 우리대학이 처음이다. 물론 미국과 일본 등은 오래전부터 하이드레이트 기술개발의 중요성을 깨닫고 연구에 박차를 가해왔지만, 아직까지 성공한 곳은 3곳에 불과한 실정이다.

▲ 물 속에서 재가스화되고 있는 하이드레이트

송명호 교수는 “학교에서 배정받은 전용 연구 공간이 실험에 필요한 기계들을 수용하기에 턱없이 비좁아, 부족한 공간 내에서 연구를 할 수 밖에 없었지만, 에너지분야의 블루오션을 개척하겠다는 신념으로 이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송명호 교수팀이 국내처음으로 하이드레이트 기술을 개발한 실험실은 기술특성상 영하의 온도와 높은 압력을 유지해야 하는 악조건이었다. 추운 겨울이건 뜨거운 여름이건 영하의 기온속에서 12개월의 고된 실험을 해낸 송명호 교수 연구팀.

송명호 교수는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불평, 불만 없이 새로운 기술개발을 해내고야 말겠다는 굳은 의지로 묵묵히 실험에 임해준 연구원들에게 무엇보다 고맙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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