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나형 기자

과 학생회비는 대부분 과에서 4년 치 일괄 납부를 시행하고 있다. 1만3천여 명에게 받는 학생회비도 학기별 납부인데 어째서 과 학생회비는 새내기에게 일괄납부를 요구하고 있는 걸까.

가장 큰 문제는 입학 후 멋모르는 새내기들이 타깃이 된다는 것이다. 선배들이 “학생회비를 내지 않으면 불이익이 있다”고 하는 말에 놀라 덜컥 십만 원 이상의 돈을 내는 새내기들이 많다.

17학번 새내기 한 명이 “학과에서 학생회비를 내지 않으면 사물함을 쓸 수 없는 등의 불이익이 있다고 해 난감하다”고 본지로 제보했다. 반면 정치외교학과의 경우, 과 학생회비를 받지 않고 사물함은 선착순으로 쓸 수 있었다. 과 학생회비를 내지 않아 어느 학생에게는 불이익이 가고 어느 학생에게는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는 것이 과연 정당한 것일까.

본지 조사결과, 과 학생회비는 과마다 들쭉날쭉하게 걷어지고 있었다. 게다가 과 학생회비는 최고 23만원으로 한 번에 부담하기엔 큰 액수다.

학생회비 감사를 총괄하는 총대의원회(이하 총대)에 천차만별의 액수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물었다. 박진우(국문문창14) 총대의원장은 “학칙 상 총대위원회는 과 학생회비를 감사할 권리가 없다”며 “과 학생회가 감사를 요청하면 특별감사위원회가 만들어져 감사를 진행할 수 있다. 그 전까지 감사는 해당 단과대의 대의원회 권한 하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생들에게 대의원회의 존재가 미미해 매해 과 학생회비 문제가 생기면 학생들 사이에서만 논란이 제기된다.

그렇다면 자율 반 강제 반으로 학생회비를 내는 학생들을 위한 노력이 더 필요한 게 아닐까. 단국대 서양화과의 경우, 과 학생회비를 납부한 이들에게 학과 잠바를 준다. 학생회비를 내지 않으면 사물함을 쓸 수 없던 우리대학 모 과처럼 학과 잠바를 주지 않는 것이 아니다. 학과 잠바는 학생회비를 낸 학생들에게 돌아가는 학생회 측의 일종의 노력인 것이다.

학생사회를 위해 학생회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학생회비 납부 또한 필수불가결하다. 건강한 학생사회 분위기가 조성되려면 멋모르는 새내기 돈 뺏기식 납부보다 설득과 권유를 통한 학생회비여야 하지 않을까. 이를 위해 해당 학과, 단과대 그리고 중앙단위의 노력이 시급하다.

저작권자 © 대학미디어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