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의 공연예술 / 그 두 번째 QnA.

Q. 왜 아직도 우리는 공연장을 가야하나? 스마트폰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것을 볼 수 있는 시대가 아닌가.

A. 오히려 공연예술의 매력은 여기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현장성. 음식에 비유하자. 스크린으로 옮겨진 공연예술은 실제 음식이 아니라 그 음식에 대한 다큐멘터리에 가깝다. 공연장에 가는 대신 공연예술에 대한 리뷰를 읽는 행위는 식사를 하는 대신 요리책을 읽는 일과 유사하다.

 물론 이건 정말 개인적인 선택이지만, 우리가 과일껌을 씹는 것보다 진짜 과일을 먹는 편을 선호할 수도 있다. 사과껌이 사과의 향과 맛을 느끼게 해줄 수는 있어도 사과의 본질과 빛깔을 구현할 수는 없다. 사과껌 안에는 착향료가 들어 있을 뿐이지만 한 알의 사과 안에는 최소한 한 그루의 꽃 피는 사과나무가 들어가 있기에 그러하다. 공연장에 가는 것은 한 알의 사과 안에서 무수한 계절을 산책하는 일이다.

 사람이 껌만 먹고도 사는 시대가 온다하여도 무대에는 여전히 그리스 비극이 올라갈 것이다.

+이 주의 공연: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서울시오페라단 <사랑의 묘약>, 3/2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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