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기전’의 시나리오 쓴 이만희 교수 인터뷰

골라먹는 재미가 있는 아이스크림? 아니, 문학의 계절인 가을에 맞게 좀 색다른 재미를 골라보자! 어김없이 문학으로 가을은 익어간다. 가을은 책을 골라 ‘읽는 재미’가 풍부한 계절이기도 하지만 독서와는 다른 영화를 골라 ‘보는 재미’도 쏠쏠한 계절이다. 시각적 재미를 있게 만드는 사람, 올 가을 누구보다도 풍성한 오곡백과를 맛볼 수 있었다는 영화 ‘신기전’의 작가 우리대학 영상대학원 문화콘텐츠학과의 이만희 교수를 만났다.

추석 연휴 극장가 흥행 1위, 추석 스크린 점령, 모두 영화 ‘신기전’에 붙는 수식어들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화려한 수식어들만큼 화려할 수는 없었던 ‘신기전’ 탄생기. “화포를 개발하기까지는 모두 수학이 아니면 과학이라 이 부분에 대한 감성적ㆍ영상적 접근이 어려웠지, 김유진 감독이 수학·과학분야의 책만 두 박스를 읽으라는데 줄이라고 화도 내고 그랬어”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 수학과 과학이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다. 게다가 고어로 된 책의 경우라면 더더욱 말이다. 머리에 쥐가 날정도의 고생을 톡톡히 겪었지만 그래도 치유할 수 있었던 약은 오직 펜 뿐이었던 이만희 교수다.

글을 쓰는 것이 곧 휴식이라며 항상 더 나은 글을 위해 노력하는 작가이지만, 누구나 만족하는 결과를 얻기는 어려운 법. 영화 ‘신기전’은 민족주의를 상업화 한 것이 아니냐는 냉소적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글로벌한 세계 속에서 비록 아픈 역사라 하더라도 알 것은 알고 희망찬 미래를 대비해야 하지 않겠냐”며 “충분히 우려할 수 있는 문제이지만, 그 부분은 차기작에서 풀어나가야 할 숙제” 라는 대답을 내놓는다.

앞으로 시나리오 작가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에 대해 묻자, “가급적이면 좌절과 절망의 미학보다는 희망과 즐거움을 주는 글을 써 줬으면 좋겠어. 문학이 위로 정도는 해 줄 수 있지 않겠느냐”며 희망적 메시지의 전달을 부탁한다. 즐거워서 사는 사람도, 어쩔 수 없이 사는 사람도 결국 모두가 살아내야 하는 것이 인생이라면, 웃음이 보다 유쾌한 인생을 살아낼 수 있는 힘임은 분명하다.
“문학도들이 갖는 재미에 대한 생각부터 바꿀 필요가 있어, 재미라는 것을 꼭 화장하고 잘 보이기 위한 상술로써만 보는데 재미와 문학은 따로가 아니야” 골치 아픈 재미도, 슬픈 재미도 모두 재미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드시 코미디만이 재미는 아님을 증명해 보여야 하는 것이 작가의 의무라면 의무다.

한 줄 한 줄 써 내려가기가 골치 아픈 작업이 바로 창작이라지만, 삶이 다하는 날까지 가늘고 길게 글을 쓰고 싶다는 이만희 교수. 그는 스스로를 작가주의도 없이 그저 세속에만 물든 작가라며 웃어 보인다. 우울한 역사도 유쾌하게 그려낼 줄 아는 작가 이만희의 능력을 믿어보라. 말이 살찌는 계절이라는 가을, 올 가을 당신이 보다 넉넉한 웃음을 얻기 위해 선택할 영화로 ‘신기전’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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