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비폭력 평화적 시민운동을 체험하면서 동국의 기상을 다시 한 번 되새겨보게 된다. 남산에 오르거나 교정을 거닐 때면 40여 년 전 즐겨 불렀던 우리 대학 응원가가 떠오른다. “창창한 남산기슭 우리 동대는/드높은 임전무퇴 보람에 산다/ 풍상에 가다듬은 억센 팔다리/나가자 우리 동대 우리의 자랑/ 용맹정진 용맹정진 우리동대 남산코끼리......” 음미할수록 감회가 깊다.
우리 동국대학교는 서울의 심장인 남산에 위치하고 있다. 110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며 창창한 불교문화의 산실로 한민족의 얼이 숨 쉬고 있지 않은가. 일제 강점기 조국독립을 위해 불굴의 의지로 맞서 싸웠던 만해 한용운의 정신은 해방 후 4.19혁명과 7,80년대 민주화운동에도 그대로 계승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학문적으로도 불교와 철학, 문학 등 인문학을 중심으로 각 분야의 발전에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해왔다.
그러한 역사와 전통에 비해 오늘날 동국이 침체해 있다는 대외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만해정신과 남산코끼리의 용맹정진의 모습이 허약해진 현상에 아쉬움을 토로하는 선후배들의 목소리도 자주 듣게 된다. 캠퍼스의 주인공들이 좀 더 패기 넘치고 당당한 동국의 기상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기대감이 앞서기 때문이다. 40년 전, 우리가 동악의 주인공으로 활보할 때에는 충무로에서 명동 일대까지 진출하여 우리 캠퍼스인양 거칠 것이 없고, 활기 넘치게 대학생활을 했던 추억이 있다. 
독일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모교에서 후배들을 가르치고 연구하는 일에 깊이 감사하면서 종종 동국발전의 이정표를 그려보곤 했다. 한국문화의 중심, 불교문화의 센터가 될 수 있는 남산에서 조계사까지 아우르는 “동국문화벨트”를 만들어 세계적인 문화대학으로 우뚝 세우는 꿈을 꾸어본 것이다.
특히, 영화영상, ICT, 인문학, 불교학, 과학기술이 융합하여 산·관·학 협동연구와 교육 및 창업이 활성화되면 일자리 창출에도 공헌할 수 있지 않을까. 현재 우리대학 남산캠퍼스와 충무로영상센터를 중심으로 주변 명소들을 연결하는 곳곳에 영화영상, 문화예술, 디지털융합, 사찰전통음식, 관광 쇼핑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융복합 캠퍼스를 조성하는 방안도 있다. 만해사상이 깃든 동국정신, 동국의 기상을 이 시대에 다시 새롭게 살려내 보기를!

저작권자 © 대학미디어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