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을 이끌 총학생회가 없다. 
이는 비단 우리대학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우리대학처럼 투표율 미달로 선거가 무산된 대학도 있고, 단선이거나 아예 입후보자가 없는 대학도 많았다. 교내 학생자치활동에 대한 무관심은 이미 심각하다. 현재 전국의 총학생회는 낮은 참여율로 몸살을 앓고 있으며 이로 인해 당선자에 대한 대표성 논란도 더해지고 있다.
 학생회 선거의 위태로운 현실은 일차적으로 학생들의 무관심에 기인한다. 학점관리, 취업준비 등 개인의 일에 치여 바쁘게 살아가는 현실 속에서 학생 자치기구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일부 학생들은 총학생회 자체에 부정적인 의견을 드러내기도 한다. 지나치게 정치적 성향을 보이거나 학내 문제보다 외부 문제에 치중한다는 것이다. 총학생회의 존재이유와 대표성이 학생들에게 뚜렷하게 다가가지 못하고 있다.
 이번 학생회 선거 파행을 특정 개인의 잘못으로 단정 짓기에는 한계가 있다. 학생회의 필요성과 투표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막상 입후보자들의 공약과 발언을 짚어보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이번 총학생회 후보자는 공청회에서 예산이나 국책사업 등 우리대학에 대한 기본적인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학생의 참여를 유도하는 홍보도 전반적으로 잘 이뤄지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후보의 공약은 고사하고 선거 유세운동이 있었는지도 몰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선거 전반을 중재하며 선거 과정에 있어 누구보다 책임감을 지녀야 하지만 공정한 선거를 위해 유권자들에게 다양한 선거 정보를 알리고 참여를 독려해야 하는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실제로 총여학생회 투표용지를 투표권이 없는 남학생에게 배부하거나 법대 투표소의 경우 선관위원이 투표소를 비워놓는 일도 있었다. 이에 대해 박문수 중선관위장은 “자리를 비우면 안 되는 것이 맞다”고 인정하면서 “더 잘 교육했어야 하는데 심히 유감스럽다.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학생회는 그 자체로 분명한 존재가치를 갖고 있다. 학생들의 의견을 대표하고, 학내문제 해결에 앞장서서 학생사회의 방향을 제시하며 가장 앞에 나서는 ‘학생자치의 실현 주체’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학생회 선거는 단순한 연례행사가 아니라 학생사회의 1년을 결정짓는 중대한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작금의 사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학생사회는 결국 몰락하고 말 것이다. 학생사회의 몰락을 막고 학생들의 무관심을 관심으로 돌리기 위해서 후보자들은 실현가능한 공약을 내세우고 있는지 성찰하고, 선관위는 공정한 선거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고민할 시점이다. 그렇다면 희미해진 총학생회의 존재이유와 대표성이 점점 뚜렷해질 것이다. 
3월 보궐선거에는 특색 있는 공약과 학생들의 적극적인 관심을 바탕으로 학생자치를 이야기할 수 있는 장이 형성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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