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내 에너지 순환을 위한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적극 이용 필요

화석연료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온난화, 이상기후 등이 나타나면서 세계는 친환경이라는 주제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대학가에도 에코 캠퍼스라고 불려지는 친환경 캠퍼스 구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학은 거대한 에너지 및 재화의 소비주체이며 미래의 인재를 양성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에코 캠퍼스 구축을 위해 우리는 어떤 점에 집중해야 하는지 연재 기획을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글 싣는 순서
 

1. 에코 캠퍼스는 왜 중요한가
2. 해외 대학들의 상황
3. 제도적 변환은 어떻게 이뤄지는가

▲ 뮌스터 대학 지붕 위에 설치되어 있는 태양열 집광판
▲ 식당 입구에 태양열 집광판의 저장량을 알려주고
물질 순환이 진정한 생태학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에코와 관련한 많은 논의들이 진행되고 있다. 여기서 에코란 생태학을 의미하는 영어의 ecology에서 출발한 용어로서, 우리말로는 흔히 “생태”라는 정도의 접두사로 이용되고 있다. 따라서 에코 캠퍼스란 생태 캠퍼스라는 의미로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생태 캠퍼스에 대한 시각은 녹색을 우선하는 일반인들의 시각과 물질 순환을 먼저 고려하는 생태학을 전공한 전문가들의 시각 사이에는 약간의 차이가 발견된다.
흔히 생태 캠퍼스라고 하면 푸른 잔디밭과 울창한 수림이 우거진 캠퍼스를 연상하기 쉽다. 이와 유사한 개념으로 생태공원을 들 수 있는데, 생태공원은 도시지역에서 다른 곳에서는 관찰하기 어려운 자연 생태계를 학습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공원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생태 캠퍼스 역시 생태공원과 마찬가지로 다른 지역에서는 관찰하기 어려운 새와 나비, 푸른 숲이 있는 그런 캠퍼스를 의미하는 것일까? 생태 캠퍼스는 이런 의미에서는 조금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생태학은 독일의 생물학자였던 Haeckel이 1866년 생물과 이를 둘러싼 외계와의 관계에 대한 학문이라는 정의를 내리면서 출발한 학문이다. 초기 생태학은 생물학의 한 분야로서 생물과 환경과의 관계를 연구하는 학문으로 깊이 연구되었지만, 1935년 영국의 식물학자였던 Tansley에 의해 생태계(ecosystem)의 개념이 정립되면서 상당한 변화를 겪게 되었다. 생태계란 기존의 생물과 환경과의 관계를 더 정확하게 해석하여, 생물과 환경사이를 연결하는 물질과 에너지의 순환 구조를 의미한다.
대학 캠퍼스와 같이 인간에 의해 유지되는 생태계는 자연 생태계와는 달리 캠퍼스 외부에서 만들어진 물질과 에너지가 캠퍼스 내에서 소비될 수 있도록 인위적으로 조달되는 생태계이다. 생태학에서는 이와 같은 생태계를 자연에 종속된 생태계라고 하는 의미에서 이를 종속영양생태계라고 부른다. 반면 자연 상태의 숲이나 바다는 태양에너지만을 의존할 뿐 다른 지역에서 만들어진 영양물질이나 에너지의 도움이 없이도 자체적인 유지가 가능하다. 이와 같은 생태계를 독립영양생태계라고 부른다.

에너지의 선 순환 구조 필요

지구상에 존재하는 종속영양생태계의 대명사는 도시이다. 도시는 그 자체적으로는 도시에서 소요되는 물질과 에너지를 자체 생산하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주변 농촌지역이나 자연지역으로부터 끊임없이 물질과 에너지를 공급받아야 존속될 수 있다. 우리가 현재 생활하고 있는 대학 캠퍼스는 도시의 축소판이다. 따라서 도시에서 에너지와 물질 소비를 축소하고, 이를 재활용하고자 하는 수많은 대책들은 대학 캠퍼스에서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 생태학적인 의미에서는 이와 같이 캠퍼스 내에서 소비되는 에너지와 물질의 소비를 최소화하고, 이를 재활용하여 순환시킬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한 캠퍼스를 에코 캠퍼스라고 정의할 수 있다. 따라서 푸른 숲과 넓은 잔디밭을 가진 대학뿐만 아니라 에너지와 물질 사용을 줄이고 이를 재생산, 순환시킬 수 있는 캠퍼스를 가진 대학이라면, 녹색의 의미 없이도 에코 캠퍼스라는 호칭을 부여할 수 있다.

에코 캠퍼스 실천 방안

최근 여러 도시들에서는 지구 온난화, 화석 에너지 및 자원의 고갈 등의 문제에 대비하여 다양한 생태도시 정책을 추진해나가고 있다. 이와 같은 정책들을 대략 정리해보면 1) 에너지 절약, 2) 재생 및 대체 에너지 사용, 3) 도시의 쾌적성 증진을 위한 도시녹화 추진, 4) 물질의 순환적 이용을 고려한 재활용 정책 추진, 5) 물 부족 문제 해결과 도시기후 개선을 위한 빗물 이용 및 하수 재활용 등으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첫번째 에너지 절약의 수단으로는 냉난방과 조명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내외단열 강화 및 건축물의 이중외피 설치, 채광 효과 개선, 옥상녹화 및 벽면녹화, 지열활용 냉난방, 건축물의 집적화, 자전거 이용 활성화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두번째 재생 및 대체에너지 사용은 태양광 및 태양열 이용, 풍력 이용, 음식물 쓰레기와 분뇨 등을 활용한 바이오매스 에너지 이용 등이 있다. 실제로 독일의 뮌스터 대학에선 지붕에 효율이 높은 집광판을 설치해 그 에너지를 전력에 사용하고 있다. 또 식당 앞에 계기판을 만들어 학생들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해놓았다. 세번째 녹화 방법으로는 자투리 토지를 녹화하는 직접적인 녹화 외에도 벽면녹화, 옥상녹화, 컨테이너를 이용한 도로면 녹화 등과 같은 다양한 방법이 있다. 녹화는 미적인 기능 외에도 도시기후 완화를 통한 쾌적성 증진, 에너지 절약 등과 같은 효과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 네번째 물질 재활용으로는 쓰레기 분리수거 및 재활용, 음식물 남기지 않기, 이면지 활용, 1회용품 사용 안하기, 벼룩시장 활성화 등의 대책이 있다. 다섯번째 물과 관련된 대책으로는 빗물 저장하여 이용하기, 지하수 함양을 위한 투수포장 확대, 일시적으로 빗물을 잡아두기 위한 옥상녹화 및 벽면녹화, 하수를 정수하여 재활용하는 중수 이용 등의 방법이 있다.
에코 캠퍼스를 지향하기 위한 노력은 국내외 많은 대학에서 다수 관찰할 수 있다. 우리 대학의 경우에도 오래전부터 부족한 휴식 공간 문제와 녹색 공간 부족문제 해결을 위해 옥상녹화 사업을 추진해오고 있고, 금년에는 우리 대학 건축물 옥상의 대부분이 녹화될 예정이다. 이 공사가 완성되면 우리 대학은 국내는 물론 해외 대학과 비교해서도 옥상녹화에 관한 부분에서는 가장 대표적인 대학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자전거 타기·1회용품 지양 운동

우리 대학의 경우 남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다는 지형적인 특성 때문에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기에 어려움이 많이 있다. 하지만 평지에 위치한 대학들의 경우 자전거 이용이 적극 권장되고 있다. 외국에 있는 대학들은 우리나라와는 달리 평지에 위치한 대학이 많아 자전거 타기가 거의 대부분 보편화되어 있다. 특히 베를린 공대를 비롯한 독일문화권 대학의 경우 캠퍼스 내에 대학생보다 자전거 수가 많다는 농담을 할 정도로 자전거 이용이 보편화되어 있으며, 이웃 일본의 경우도 유사하다. 유럽에 비해 자전거 활용이 활발하지 않았던 미국의 대학들도 최근에는 캠퍼스 내에 자전거 전용도로를 설치하거나 1학년 학생들에게 무상 자전거 지급 등과 같은 대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듀크대, 에모리대, 리콘대, 일리노이주립대 등이 대표적인 대학으로 알려져 있다.
물자 전략과 재활용에 대한 대책은 이제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선진국의 거의 대부분이 이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쓰레기는 단순 폐기물이 아니라 재활용해야하는 자원이라는 인식이 보편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보다 나무젓가락 사용이 많은 일본에서는 최근 1회용 젓가락 사용을 줄이기 위해 면 소재 젓가락 주머니를 만들어서 개인 젓가락을 지참하는 운동을 대학 캠퍼스 차원에서 진행하여, 1회용 나무젓가락의 사용량과 빈도를 줄여가고 있다. 나고야 대학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나고야 대학의 사례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대학 내에서 소비되는 많은 물자들은 대학 구성원들의 인식이 전환될 경우 상당량을 절약할 수 있다. 대학은 미래의 지도자를 교육하는 교육기관이라는 점에서 대학에서의 이와 같은 에코 캠퍼스 정책 추진은 향후 학생들이 진출하게 되는 사회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에코 캠퍼스에서의 학생들의 생활과 교육은 매우 중요하다. 이와 같은 중요성을 감안하여 최근 하버드대, 카네기멜론대, UCLA, CALTEC 등 미국 내 11개 대학에서는 학생들을 상대로 1회용품 사용 억제, 포스트잇 사용 억제, 음식물 남기지 않기, 과다 포장된 제품 사용하지 않기, 개인 커피잔 사용하기, 종이 티슈 대신 손수건 사용하기, 프린트하기 전에 스펠링 체크하여 종이와 잉크 절약하기 등과 같은 다양한 형태의 실천 방향을 홍보하고 동참을 유도하고 있다.

불교에 환경 윤리 적용

우리대학은 대한불교 조계종 종립대학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 대학이다. 산사에서 스님들께서 수행하실 때 보여주시는 생활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요즘 우리들이 고민하는 에코 캠퍼스에서 실천해야할 내용들이 많이 담겨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생활들을 마음에 담아 캠퍼스 생활에서 실천하고, 앞으로 사회에 진출하여 에코 캠퍼스의 환경윤리를 널리 사회에 보급하는 것은 우리대학의 사명이다.
앞으로 우리대학 학생들을 통해 에코 캠퍼스에서 실천하는 내용들이 많은 시민들에게 전파되고 시민들이 이에 동참하는 것을 기대해본다. 에코 캠퍼스는 학교에서 조성하는 캠퍼스가 우선이 아니라 우리들의 실천이 우선인 캠퍼스이다.

오충현
생명과학대학 바이오학부
환경생태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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