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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3.7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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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탈북 대학생이다내러티브리포트, 우리대학에 재학중인 탈북대학생의 이야기를 재구성한 기사입니다.

#2016년 11월 4일의 일기
북한에 있을 때 학교에서 김일성 혁명사상을 배웠다. 반면, 오늘 배운 한국 학교의 교육은 대부분 실용적인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한국 학교에서 배우는 것들은 준비할 것들이 너무 많고 바쁘다. 한 가지 달라진 점이 있다면, 대통령의 혁명사상을 배우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나는 탈북 대학생이다.
2012년 고향을 떠나 제3국을 거쳐 그해 4월 한국에 왔다. 고등학교 마지막 해에 넘어와서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지 못했다. 국정원의 권유로 고등학교에 다시 들어가게 됐다. 그리고 탈북자전형으로 입시를 거쳐 이제 대학생이 됐다.
나는 ‘새터민’, ‘탈북자’ 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지만 정식명칭은 북한이탈주민이다.
‘북한이탈주민’이란 북한에 주소, 직계가족, 배우자 등을 두고 있는 사람으로서 북한을 벗어난 후 외국 국적을 취득하지 아니한 사람을 말한다. 나는 대학생이 되기 전까지 여러 과정을 거쳤다.
나는 한국 입국 후 ‘보호요청 및 국내이송’, ‘합동신문’, ‘보호결정’ 등을 과정을 거쳤다. 국정원ㆍ경찰청 등 관계기관 조사를 받는 합동신문(合同訊問)으로 나는 두 달 정도가 걸렸지만, 평균적으로는 두 달에서 세 달에 걸쳐 관계기관 조사를 받는다고 한다. 조사가 끝나고 정착지원시설인 하나원에 들어갔다. 나는 정식으로 대한민국 국민이 되기 위해 하나원에서 세 달을 보냈다. 벌써 4년 전 일이다.

 

#2016년 11월 17일의 일기
오늘은 하나원에서 지게차 운전기능 연습을 했다. 북한에서는 이런 걸 배운 적이 없어 새로웠다. 내가 다니는 제2 하나원에서는 성인남성을 교육한다. 자동차정비, 용접, 지게차 이렇게 3가지 기술을 가르쳐준다. 나는 지게차 운전을 배우고 싶어 지게차를 선택했다. 내일은 남한사회에 적응하기 위한 체험의 일종으로 놀이공원에 간다고 한다. 저번에는 쇼핑과 대중교통 이용을 해보았는데 새롭고 신기했던 기억이 있어 내일이 무척 기대된다.

하나원은 북한이탈주민들의 사회정착 지원을 위해 설치한 통일부 소속기관이다. 하나원에서는 12주간 392시간의 교육을 거쳐 대한민국 정착에 필요한 심리안정ㆍ진로ㆍ정착지원제도 등의 교육을 진행한다. 또 의료시스템부터 직업 훈련까지 여러 복지혜택으로 우리를 돕고 있다.
하나원을 거친 나는 지역별로 있는 지역적응센터에서 지원을 받았다. 휴대폰사용방법, 재래시장 이용법 등을 교육받았다.
하나원을 수료한 나는 가족관계 등록부 창설 및 주민등록신고를 했다. 하나원에서는 지정된 22여 개의 주민등록 거주지 중 나의 희망거주지를 조사했다. 조사한 희망거주지 중 추첨을 통해 나에게 임대아파트를 배정했다. 배정받은 거주지는 나의 주민등록증 주소가 됐다. 이제 서류상으로도 대한민국의 구성원이 된 것이다.
나와 같은 이들을 위해 진행된 주택임대는 현재까지 8,200여 세대가 이루어졌다고 한다. 또한 나는 하나원 수료 직후 수령되는 초기지원금과 1년간 분기별로 지급되는 분할지원금 두 가지 정착지원금을 지원받았다.
나와 같은 탈북 청년들은 장학금 받을 기회도 많고, 대학등록금을 국가에서 지원해주는 등 혜택을 통해 한국사회에 적응할 기회를 접하기 쉽다.
통일부에서는 청년 취업을 위해 직업훈련장려금, 자격취득장려금, 취업장려금 등을 지급한다. 하지만 12주간의 교육만 거쳐 내가 취업에 뛰어들기에는 무리한 실정이다. 두 달에서 석 달 정도 통일부 산하 기관에서 조사를 받고 나와 하나원에서 3개월 이렇게 5개월의 교육만 받고 6개월 만에 일자리를 찾아야 하는 게 무척 어렵다.
 

권나형 기자  lily9709@dgu.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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