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열 미술학부 교수

붓다는 <화엄경>에서 “마음은 화가와 같아 가지가지 오온을 그려내나니 일체 세간 가운데 만들어내지 않은 것 아무것도 없다”고 말하셨다.
우리는 항상 즐겁고 아름답게 살길 바라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그 어느 때 보다도 물질의 풍요 속에 살고 있으면서도 우리의 삶은 아름답거나 행복하지 않다.
현재 세계 인류는 환경 위기, 소외와 갈등의 심화, 공동체의 파괴 및 억압과 폭력의 구조화로 인하여 인간성은 상실되고 신자유주의식 세계화는 결국 양극으로 치닫고 있다. 21세기에 인류가 맞은 위기에 대한 현실적 대안은 생태의 회복과 욕망의 자발적 절제 및 마음 닦기, 공존공영으로 모아지고 있다.
우리의 욕망은 신기루이다. 한 욕망이 실현되면 또 다른 욕망을 추구하게 되고 그런 줄 알면서도 우리는 이상과 현실, 아집과 도덕, 성(聖)과 속(俗) 사이를 끊임없이 넘나들고 있다.
상락아정(常樂我淨)의 이상세계를 꿈꾸고 그 완성을 지향하지만, 누구도 그 실현을 이루지 못하고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에서 빚어지는 집착과 탐욕으로 인해 늘 괴로워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에서 괴로움을 느끼지만, 합일의 순간에는 환희를 느낀다.
그러나 그것은 지속적이지 못하고 찰나의 순간뿐이고 다가가면 곧 사라짐으로 더 큰 괴로움을 얻는다. 이런 괴로움으로부터 벗어나는 방법 중의 하나가  상상력이다. 우리는 상상력을 통해 이상과 현실, 성과 속을 하나로 아우르고 그 사이에서 노닐며 즐거움을 얻는다. 상상은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서 양자 사이의 가능성을 찾아 이미지를 통해 작동하며 우리의 경험과 현실을 바탕으로 직관적 사고로 대상을 통찰하여 이를 구체화한다.
상상력(magination)은 바로 이미지(image)를 떠올리고 구성하는 능력을 말하며 대상과 만나 우리의 감각이 작동하는 바를 상(象)으로 구체화한 것이 바로 이미지이다. 상상력은 인간 경험의 가능한 모델을 구성하는 힘이다. 상상력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고 꿈과 현실, 욕망과 억압, 죽음과 삶 사이의 화해 내지 균형 잡기를 시도하고 경험하면서 세계를 다시 구성해내는 것이다. 상상력은 바로 인류 진보의 원동력이다.
이제 우리는 붓다가 말씀하신 ‘화가와 같은 마음(상상력)’을 통해 존재의 근원에 대해 성찰하고 세계의 본질을 통찰하며 인간과 자연, 나와 남의 합일을 추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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