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소희 기자

 지난 12일 광화문에서 민중총궐기가 열렸다. 많은 대학의 학생들이 참여하여 부패한 정권을 향해 한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민중총궐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모습과는 달리 대학사회 내에서 학생의 참여는 저조하다. 최근 몇 년간 학생의 자치 참여 부족 문제는 계속해서 대두되어 왔다. 이는 다른 대학만의 일이 아니다. 우리대학에서 또한 이 같은 문제를 찾아볼 수 있다.
 지난 9일 우리대학의 학생회 후보자등록이 마감됐다. 단과대학 11곳 중 9곳은 단일후보가 나와 단선으로 치러질 예정이며, 문과대학과 법학대학은 후보자가 없어 보궐선거로 넘어간 상태이다. 총학생회, 총여학생회, 총대의원회, 총동아리연합회 등으로 이루어진 중앙기구 또한 단일후보뿐인 상황은 마찬가지다.
 학생 자치 기구에 학생들의 참여가 저조한 상황에 대해 이수연(철학 15) 양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국정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처럼 학교의 학생으로서 학내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총학생회가 사라지는 것은 학생들의 목소리가 힘을 잃는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대학사회에서 전반적으로 학생 자치 기구에 참여하는 인원이 부족해진 이유는 무엇일까? 학생

회 자치 참여부족 문제를 두고 A 군은 “솔직히 내 일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며 “대학생으로서 나랏일은 고사하고 대학 내 문제에 관심 가지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밝혔다.
 자격증을 따거나 대외활동을 하는 등, 취업을 위한 스펙을 쌓는데 대부분의 시간이 소요되며 학생자치에 힘쓰는 일은 뒤로 밀려났다. 이는 비단 취업을 눈앞에 둔 4학년 만의 문제가 아니다. 갓 입학한 1학년에게 마저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하는 학생회는 학점관리나 기타 대외활동을 위해 뒤로 미루게 되는 일이 됐다.
 이제 대학생들은 ‘최순실 게이트’와 같이 전국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킨 사건 외에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그것이 대부분의 학내 문제처럼 큰 화제가 되지 못한 것이라면 더욱 관심의 대상에서 벗어나게 된다. 이렇듯 현재 대학생들은 막막한 미래를 준비하기에 급급해 교내외의 작은 일들은 외면하고 있다.
 “결강 사유서 나오나요?” 학내에서 문제 촉구를 위한 문화제 및 행사가 열릴 때마다 가장 먼저 들려오는 말이다. 학내 구성원으로서 행사에 참여하고 싶어도 결강 사유서가 없으면 학점을 위해 수업을 우선시해야 한다.
이렇듯 학점 및 ‘스펙’ 쌓기에 대부분의 시간을 투자하는 대학생들에게 자치에 온전히 참여할 수 있는 시간이 보장되는 것인가는 의문이다. 대학생들이 학내 자치에 참여하지 못하는 이유가 오로지 그들의 무관심 때문이라고 말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취업 환경이 대학생에게서 자치를 실현할 자유를 빼앗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지 더욱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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