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AI를 다룬 영화에서 사이보그는 기계적이고 마음이 없는 존재로 등장한다. 그들은 사무적으로 주어진 명령을 수행하며 그 과정에 인간미가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사실 이는 너무나도 당연한 모습이다.
 인공지능의 정의는 말 그대로 ‘인공적으로 구현한 지능’이다. 쉬운 예로 인풋에 따른 아웃풋을 정의해 수행하도록 한 것이다. 최근까지는 인공지능이 단순히 코드와 수식으로 주입된 것이며 ‘인공지능=기계’라는 생각이 강했으나 이 분야의 발전에 따라 등식은 더 이상 성립하지 않게 되었다.
 최근 인공지능에 관한 강의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가장 인상 깊은 내용은 ‘실험실 안에는 더 이상 컴퓨터 공학자와 기계공학자만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휴머노이드 연구의 과정은 ‘심리학자’와 함께한다. 결정적으로 지능이 알고리즘의 삽입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로봇을 앞에 두고 사람의 행동을 관찰하게 해 자기만의 처리 방식으로 지식을 습득하고 응용하도록 한다. 사람처럼 구현되어 사람의 행동을 점차 유사하게 따라 하는 로봇의 등장이 도래한 것이다.
 로봇이 가진 사고의 확장은 선호도를 만들고 종래에는 로봇에게도 ‘마음’과 비슷한 것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또한 외부에서 센서에 전해진 자극에 반응일 뿐이지 않으냐, 하는 의문이 나올 수 있겠지만 그때가 도래하면 로봇의 행동은 인풋에 대한 아웃풋 정도로 단순히 치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내부에서 로봇의 경험을 토대로 쌓아 올려진 수많은 지식에 의해 출력된 결과일 것이다. 그리고 경험상의 선호도가 반영되어 결과물을 출력하는 그 과정은 ‘마음’과 굉장히 유사할 것이라 조심스레 예측해본다.
 물론 이는 아주 먼 미래의 일이다. 현재 인공지능 학문 초기부터 목표로 했던 자동 외국어 번역기는 아직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으며, 어린아이 정도의 수준으로 사고하는 로봇 역시 가까운 미래에서는 실현되기 어렵다.
 하지만 인류는 언젠가 자신과 유사하게 생긴 로봇을 직면하게 될 것이다. 사람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그들을 맞이했을 때 우리는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까.

저작권자 © 대학미디어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