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지식습득·캠퍼스녹색화 통해 포스트석유시대 준비

<동대신문=기획연재>

화석연료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온난화, 이상기후 등이 나타나면서 세계는 친환경이라는 주제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대학가에도 에코 캠퍼스라고 불려지는 친환경 캠퍼스 구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학은 거대한 에너지 및 재화의 소비주체이며 미래의 인재를 양성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에코 캠퍼스 구축을 위해 우리는 어떤 점에 집중해야 하는지 연재 기획을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글 싣는 순서

 

 

1. 에코 캠퍼스는 왜 중요한가
2. 해외 대학들의 상황
3. 제도적 변환은 어떻게 이뤄지는가

▲ 사진은 지난 6월 5일에 열렸던 '사막화 방지 강연회' 모습. 차 교수는 이런 환경 관련 강좌가 많아져야 한다고 말한다.
재생 불가능한 화석연료

지난 7월 유가가 145달러까지 상승했다가 현재는 110달러 선에서 머무르고 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3배 가까이 뛴 것이다.
혹자는 현재의 유가상승 국면을 1970년대에 발생했던 두 차례의 석유 쇼크를 빗대어 3차 오일쇼크로 규정하기도 한다. 그러나 현재의 위기상황은 과거의 오일쇼크와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지금 발생하고 있는 문제는 소위 오일피크(oil peak)의 부분적 현상으로, 이제 그 초기단계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석유는 더 이상 증산하기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러므로 원자재의 블랙홀인 중국 등 신흥공업국의 급증하는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생산량이 부족한 실정이다. 또한 재생 불가능 에너지원인 화석연료도 점차 고갈되어 가고 있다. 수요의 증가와 공급의 부족, 그리고 매장량 감소로 21세기 중반기에는 석유자원이 고갈 될 것이다. 벌써 그 이전인 2010년만 되어도 유가는 배럴당 200달러 이상 상승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지속적으로 생존하기 위해서는 더 늦기 전에 석유 의존도를 하루빨리 축소시키고 종국에는 석유로부터 해방되어야만 한다.

재생 불가능한 에너지의 고갈 현상도 문제지만, 석유를 포함한 화석연료는 더 많은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소위 “더러운 자원”으로 일컬어지는 화석연료는 특정 지역에만 한정적으로 매장되어 있어, 각국과 초국적 기업들은 이 자원의 확보를 위해 이라크전과 같은 야만적 전쟁도 일으키고, 독재정권을 유지시키고, 부패가 만연한 사회를 조장하고, 자연 생태계도 파괴시킨다. 그리고 그 결과 기상이변과 같은 위기상황이 발생한다. 화석연료는 현대 산업화의 근간이 되어 경제성장을 실현시켰고, 인류에게 화려한 문명과 부의 기반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그러나 이를 상쇄시키고도 남음이 있을 정도의 가공할 만한 부작용도 발생시키고 있다.
따라서 인류가 생존하기 위해서도 석유시대와 작별을 고해야 한다. 21세기의 우리는 선택의 기로에 있다. 능동적으로 포스트 석유 시대를 대비해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할지, 아니면 수동적으로 이러한 상황으로 내 몰리던지 둘 중에 하나이다. 우리는 현실을 통해 그 선택의 결과가 어떠한지 얼마든지 참고할 수 있다.

포스트 석유 시대를 위한 시도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자명하다. 석유시대의 종말을 대비하여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이미 1970년대의 오일 쇼크 당시부터 석유 이후 시대를 놓고 각국 사이에 보이지 않는 치열한 전쟁이 시작되었다. 이를 위해 각 나라의 정부와 기업들은 기술과 시설 개발을 위해 많은 투자와 노력을 해 왔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주창한 “녹색성장을 통한 저탄소사회 건설”을 선진국들은 이미 30년 전에 시작한 정책들이다.

그렇다면 포스트 석유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첫째는 에너지 소비 절약이다. 에너지 소비 감소는 그 양만큼 수입을 절약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는 석유를 대체하는 새로운 에너지원의 개발이 필요하다. 셋째로 이와 병행하여, 혹은 선행하여 실현되어야 할 개인과 사회의 의식 전환이다. 지구온난화와 기상이변에 대해 생각하고, 일상생활에서 “더러운 자원”과 어떻게 이별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행동할 수 있는 의식화이다. 왜냐하면 이러한 선택과 행동은 지구의 미래이자 동시에 나 자신의 미래와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신재생에너지 중심의 21세기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공간적으로 가정, 사회, 국가, 지구차원의 노력과 실천이, 영역별로는 국가, 시민사회, 기업도 함께 동참하여 노력하고 실천해야만 한다. 여기에 대학도 결코 예외일 수 없다.

대학은 교육과 실천의 장이며, 동시에 가까운 미래의 시민과 지도자를 양성하는 기관이다. 이곳에서 교육 받은 인재들은 정책 결정, 경영지침, 상품을 생산도 하고 소비도 하는 사회 주류집단에 속하게 된다. 또한 여론을 주도하고, 법·제도도 확립한다. 그러므로 대학에서 탈석유시대에 대비한 교육을 받고 실천하며, 그에 대한 연구를 할 수 있어야 녹색사회를 건설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대학은 적어도 다음과 같은 조건을 충족시켜야만 한다. 즉 에코 캠퍼스의 성립조건과 직결되는데, 하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식 습득과 의식교육을 실시해야 하며, 다른 하나는 실제로 캠퍼스를 녹색으로 전환시키는 것이다.
학생을 포함한 대학 구성원들의 의식화와 지식 습득은 우선 교육을 통해 가능해진다. 실천하기 위해선 현실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필요하며, 이러한 인식은 지식에서 비롯된다. 학생들이 탈석유시대의 주체가 되기 위해서는 이에 필요한 지식을 갖도록 다양한 형태의 교육과정이 개설되어야 한다. 동국대에 이러한 강좌가 얼마나 개설되어 있는지 꼼꼼히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캠퍼스의 녹색화를 위한 방법들

다음은 캠퍼스의 녹색화이다. 이 개념은 매우 광범위한데, 건물의 에너지 효율성 극대화, 태양광이나 바이오 메스 같은 신재생에너지 시설물 설치, 빗물 이용 시설 확충, 캠퍼스에 콘크리트 대신 빗물 투과가 가능한 투수콘과 같은 환경 친화적 물질로의 포장 등도 필요하다.

한국 대학의 건물들은 소위 환경 선진국이라 일컬어지는 나라의 대학과 눈에 띠는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에너지 과소비, 혹은 에너지 무시형 건물들이 한국 대학에 산재해 있다. 선진국의 경우에는 에너지 절약형 건물들을 얼마든지 볼 수 있는데 여기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수동적 에너지 이용 건물은 태양광의 투사율을 극대화하여 전기 사용량을 최대한 줄이고, 외풍을 가능한 철저히 차단하여 에너지의 누수를 차단한다. 능동적 이용 건물은 태양광 등을 통해 전기를 생산하여 자체 수요를 충당시키는 것이다. 이 건물들은 외벽이나 지붕에 태양광 집열판이 설치되어 있고, 이를 통해 필요한 조명과 난방을 자체 충당한다.

한국의 수많은 대학 중 건물에 태양광 집열판을 설치한 곳은 과연 얼마나 될까? 에너지의 97%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대단히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국의 대학에서 앞으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만 있다면 상당한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당연하게 사용하는 수돗물은 사실 매우 귀한 자원이다. 10년 후에 전쟁이 일어난다면, 이는 3차 세계대전이 아닌 “물과의 전쟁”이라고 최근 국제기구에서는 발표했고, 한국도 예외가 아니라고 한다. 단위당 물 사용 인구가 너무 많고, 일인당 물 사용양도 선진국 평균의 두 배에 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물을 대량 사용하는 학교에서는 빗물의 이용을 고려해 볼만 하다. 음용수는 상수도로, 허드레 물은 빗물로 얼마든지 대체할 수 있다. 특히 화장실 물과 녹지에 뿌리는 정원수는 팔당댐에서 정수장을 통해 공급되는 비싼 상수도 대신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물을 모아 정수하여 얼마든지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학생들의 환경의식 생활화를 위해 학교 건물마다 태양광을 이용한 휴대폰 충전시설을 설치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학생들은 필수품인 휴대폰을 태양광으로 충전하면서 에너지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될 것이다.
바이오 매스 시설도 필요하다. 학교의 식당에서는 다량의 음식물 쓰레기와  녹지 공간에서 낙엽이나 폐목 등의 유기물 쓰레기가 발생한다. 이를 적절히 혼합하여 발효시키면 전기 생산은 물론 난방 공급도 가능하며, 부산물인 퇴비를 녹지에 뿌려 비싸고 유해한 화학비료를 대체할 수 있다. 이미 많은 나라에서 실용화 되어 있는 바이오 매스 시설은 이제 한국에도 속속 들어서고 있는 실정이다. 대학은 그 특성상 대량의 음식물 쓰레기가 발생할 수밖에 없으나, 이런 시설을 이용하면 처리하는데 돈 들일 필요가 없는 것이다.
다음은 제도적인 측면인데, 일회용 컵 사용을 적극 자제하고, 폐 현수막이나 포스터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하루에도 수 십장씩 나부끼는 현수막, 그리고 게시판과 바닥을 도배하는 포스터는 정말 불필요하고 낭비적 요인이 많다. 또한 처리과정에서도 재활용 되지 못하고 그냥 폐기처분되는데, 이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 있어야 한다. 외국 대학에서는 이렇게 경관을 해치고 낭비적인 현수막과 포스터를 본 적이 없다.

에코 캠퍼스는 자원 순환형이어야 하고, 동시에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하면서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생산적 캠퍼스이어야 한다. 또한 학생들이 이를 학습하고 훈련하는 장이 되어야 한다. 21세기에는 인류 최대의 과제인 지구온난화와 기상이변을 극복하고, 화석연료 이후의 세계가 실현되어야만 한다. 이를 준비하기 위해 대학의 에코 캠퍼스화는 너무나도 절실한 우리의 과제가 아닐 수 없다. 만약 우리 모두가 에코 캠퍼스의 실현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한다면 21세기에 합류하는 기회를 놓치게 되며, 그 결과는 현재 개도국들이 겪고 있는 고통이 우리의 현실로 다가오게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대학 에코 캠퍼스의 현실

▲ 울창한 남산숲은 에코 캠퍼스의 친환경적인 이미지와 잘 맞는다
동국대학교도 에코 캠퍼스가 아니라는 점에 있어 한국의 다른 대학들과 다를 바 없다. 건물도 에너지 과소비형이고, 신재생에너지 설비도 없으며, 학생을 포함한 대학 구성원들이 환경의식과 친환경적 실천을 하기 위한 인프라도 없다.

2007년 동국대학교가 지불한 에너지 사용요금은 22억 8천 450만원이 넘는다. 그 중 전기 사용료가 60%를 차지하고 있다. 14억 원이 넘는 것이다.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 만약 우리가 에너지 사용을 연평균 10%정도만이라도 줄일 수 있다면 전체적으로 2억 원 이상 절약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에너지 사용을 합리화하고 전기와 난방은 태양광과 태양열로, 냉·난방은 지열을 통해, 허드렛물은 빗물로 사용할 수 있다면 이러한 목표의 달성이 불가능한 것은 아닐 것이다.

현재 동국대에서는 옥상녹화사업을 진행시키고 있다. 이는 학교가 초보적인 수준에서나마 에코 캠퍼스를 만들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 남산 옆에 자리 잡은 동대는 이러한 에코 캠퍼스를 건설하는 데 매우 유리한 지리적 이점을 갖고 있다. 따라서 옥상 녹화와 함께 에너지 절약형 강의동을 건설하고, 신재생에너지 시설을 설치한다면 비단 경제적인 절약 효과뿐만 아니라 학교의 이미지를 21세기적인 것으로 전환하는 데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이다.

차 명 제
동국대학교 생태환경연구센터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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