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가는 길보다 스스로의 길을 선택…문제 생겼을 때 해결하는 능력이 관건

▲임대 대표(좌), 이혜민 대표(우) ‘Froth’의 두 공동 대표가 창업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힘든점 설명할 때도 웃음을 잃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낮은 청년 취업률로 고통받는 시대지만 그 안에서 새로운 길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 취업대신 자신의 길을 만들어가는 청년 창업가를 직접 만나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호에서는 그들이   자유롭게 창업할 수 있었던 요인을 알아본다.

‘The Great Recession’으로 기록되는 2008년 금융위기가 있었다. 은행들이 망하고, 미국 전체가 경제 침체를 겪었다. 그 여파는 2016년인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위기를 통해 한편에서는 새로운 작은 파동이 있었으니 바로 ‘청년창업’이다. 대기업에 다녀도 망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그들을 좀 더 새롭고, 성취감이 있는 창업의 길로 이끌었다. 미국 현지에서 창업한 청년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다크매터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들의 모습.

틈새시장 노려 창업의 기회로

펀드매니저와 투자자를 연결해주는 ‘Darc matter’의 대표 이상(28) 씨를 먼저 만났다. 그는 창업 전 금융회사에서 일했다. “기업의 노하우를 배우고 경험을 쌓으려고 먼저 취업을 선택했어요”라며 학창시절부터 꿈꿨던 창업을 미뤘던 이유를 밝히는 이상 대표.
이 씨는 이런 업무 경험을 살려 창업을 시작했다. “고용 상태에서는 문제가 주어지지만 창업자는 스스로 문제를 찾아야 해요”라며 창업 초기 느낀 가장 큰 어려움을 밝혔다.
구체적인 창업과정을 설명하며 “처음에는 계획을 무척 거창하고 세세하게 세웠어요. 한 달에 얼마를 투자해서 얼마를 벌어야지 이런 식으로 말이에요. 하지만 실제 진행하다 보면 계획대로 되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라고 멋쩍게 말했다. “돈이 없어서 투자자에게 찾아가서 조금만 더 투자해달라고 한 적도 많아요. 말이 투자지, 돈 빌려달라고 투정부린 거에요”라고 웃으며 덧붙였다.
실제로 이 씨는 사업의 위기를 맞으며 한차례 비즈니스 모델을 바꿨다. 처음 생각한 모델로 끝까지 가는 경우는 거의 없고 이것은 창업을 하는 사람에게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비즈니스 모델을 바꿀 때 굳이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일 필요는 없어요. 기존에 있는 것을 발전시켜도 훌륭한 비즈니스 모델이 나올 수 있죠. 저 역시도 원래 있던 투자자와 펀드매니저를 오프라인 연결 방식에서 온라인으로 바꾼 거예요”라고 덧붙였다.
금융대국인 미국이지만 두 대상을 연결하는 방법이 오프라인 위주라는 틈새를 발견하고 그 불편함을 파고든 것이다.
또한 “이제 대기업 위주의 경제는 미래가 밝지 않을 것”이라며 창업의 중요성을 말했다. 이 씨는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오기 위해 창업이 활발해야 합니다. 대기업에서는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기 어려운 환경이에요”라고 설명했다.

 

▲자신의 제품에 대해 설명 중인 ‘Alaska candle’ 김연희 대표(왼).

젊음은 청년창업의 밑천

지난해 이상 기후로 유난히 더웠던 뉴욕의 겨울, 무작정 추운 나라로 가고 싶다는 생각에 창업을 결정한 김연희(27) 씨. 김 씨는 미국 내 가장 추운 곳인 알래스카를 선택했고 자금 마련을 위한 방법을 고민했다. 평소 좋아한 캔들 제작을 사업 종목으로 결정하고 멸종위기 동물 이미지를 넣은 아트 캔들을 만들었다. 초를 켜면 녹은 촛농 사이에 알래스카 멸종위기의 동물이 떠오른다. 캔들 판매 수익의 일부는 기부한다.
김 씨는 “일단 아이디어가 확실히 있다면 시작하는 것이 제일 중요해요. 처음엔 사무실 차릴 돈도 없었어요. 캔들을 팔기 위해 무작정 아파트를 돌아다녔죠. 그렇게 하나하나 팔다 보니 커피숍 한 귀퉁이를 빌렸고 입소문이 나면서 인터넷 판매도 하게 됐어요. 한 달에 최고 6,000개까지 판매고를 올리기도 했어요”라며 창업과 관련해 “아이디어만 있다면 무작정 시작하는 것이 정말 중요해요. 젊음을 밑천으로 도전하는 것이 청년이 가진 장점 중에 하나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청년 창업의 단점은 심리적인 부분을 꼽았다. 성공하거나 실패를 했을 때 마인드 컨트롤 하는 것이 청년은 어렵다는 것이 김 씨의 생각이다. 김 씨는 “아무래도 기성 사업가들보다 어리기 때문에 어떤 일이 발생했을 때 당황하거나 자만해지기 쉬워요. 절제하는 것 또한 중요해요”라고 강조했다.
김 씨는 캔들 판매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사업을 생각하고 있었다. “머릿속에 있는 것을 스스로 해냈을 때의 성취감을 생각하면 저만의 사업을 계속 이어갈 수밖에 없어요”라는 김 씨의 말에는 행복함이 묻어나왔다.

 

다양한 팀원 구성이 성공의 길

대학교를 졸업한 후 곧바로 사업을 시작한 이혜민(25), 임대(25) 씨는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친구 사이였다. 술잔을 나누며 다양한 사업구상을 했던 그들은 당장 자신들이 필요한 사업모델을 현실화했다.
뉴욕의 비싼 물가에 고민하는 젊은 층을 타깃으로 술집을 잘 고를 수 있게 돕는 어플 ‘Froth’를 만들었다. 술자리에서 생기는 인적 네트워크 유지에 용이한 서비스를 더했다. 같은 술집에 있는 사람을 어플을 통해 알려주는 시스템이다.
많은 청년 창업자들이 그러하듯 그들도 부모의 반대를 피할 수 없었다. “솔직히 말해서 대학 졸업하자마자 아들이 술장사한다고 부모님이 좋아하시겠어요?”라며 크게 웃는 임대 씨.
하지만 좋은 친구와 재밌는 일을 하고 싶었다던 임 씨는 끝까지 부모님을 설득했다. “자신 있는 모습으로 구체적인 계획을 설명해 드리니 결국에는 찬성해주셨어요”라며 “다음은 패션 관련, 다시 말해 ‘옷 장사’를 준비 중이에요”라고 농담처럼 말했다.
두 사람은 “부모님의 반대를 이겨낸 후에는 팀을 잘 구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비슷한 아이디어라면 팀의 분위기를 통해서 투자를 받은 경우도 있고 한다.
팀의 구성원을 선택할 때는 모두 같은 의견을 가졌거나 같은 능력을 지닌 상황은 배제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 씨는 “같은 의견을 나누면 처음에는 편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한계에 부딪히게 돼요. 전문분야도 다르게 뽑아야 해요. 예를 들어 회계 전문가가 있다면 공학전문가를 뽑는 것이 팀에 더 이익이에요. 둘 다 회계전문가면 아마 누가 돈 빨리 세나 시합할 거에요”라고 말했다.

 

 

시행착오로 배우는 것이 중요

‘Alley’의 공동 창업자 Jason saltzman(37) 씨를 만났다. Alley는 크고 작은 다양한 회사들을 초대해서 사업 성장을 돕는 시설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단순한 공간을 넘어 인적 네트워크 형성에도 도움을 준다.
사업을 시작한 이유에 대해 “아버지께서 해주신 말씀이 기억에 남네요. 제가 하는 일을 세상이 필요로 해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지금 제가 하는 이 일이 세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시작했어요”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창업에 대한 위험성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솔직히 창업하기 위해서는 약간 미쳐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사실 전 조금 많이 미쳤죠. 위험요소들을 즐기면서 다뤄야 하거든요”라고 크게 웃으며 말했다.
시행착오가 성공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아이러니한 말을 했다. “실패로부터 배워야 해요. 실패를 안 하는 것보다 어떻게 실패하느냐가 관건이에요”라고 설명했다.
기자가 만난 창업자들은 처음엔 다수가 가는 길이 아니라서 두려웠다고 말했다. 창업을 시작하고는 ‘이 일을 왜 시작했을까?’라는 물음을 수없이 던졌다고 말했다. ‘남들처럼 취업했더라면’이라는 후회도 해봤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자리에 웃을 수 있는 이유는 “맞닥뜨린 문제를 직접 해결했을 때의 성취감”이라고 설명했다. 대다수의 청년은 주어진 문제에 수동적으로 반응할 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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