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안건 중 총장징계, 김건중 징계철회, 학교-학생 운영위 요구키로…장소 대관, 결강사유서, 정족수 논란 일기도

▲ 지난 11일 만해광장에서 학생총회가 전체정원의 10%를 넘긴 1321명의 학생들의 참여로 성사됐다. 학생총회 성사 후, 논의안건에 대해 예술대 학생회장인 윤영지(한국화14) 양이 발언하고 있다.

10월 11일 오후 7시경, 만해광장에서 학생 1,321명 집결로 학생총회가 성사됐다. 이번 학생총회 안건으로는 △총장징계 △김건중 전 부총학생회장 무기정학 철회 △학교-학생 운영위원회 구성 △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 학생대표 수 증가 △평생교육 단과대학 미달사태 책임까지 총 다섯 개가 발의됐다. 총장징계(찬성 1,336표, 반대 3표, 기권 5표), 무기정학 철회(찬성 1,327표, 반대 10표, 기권 4표), 학교-학생 운영위원회 구성(찬성 1,301표, 반대 5표, 기권 10표) 세 개의 안건이 표결을 통해 통과했다. 남은 두 안건은 정족수 미달로 10월 안에 열릴 차기 전체학생대회에서 다루기로 결정됐다.
이번 학생총회는 시설대관문제로 시작부터 난항을 겪었다. 지난 5일, 총학생회는 학생총회를 위한 만해광장 대관 신청 공문을 학생처로 발송했다. 학교 측은 10일부터 15일까지 바닥보완 공사 일정이 잡혀 대관을 불가하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총학생회는 학교 측이 보수공사를 이유로 만해광장 대관 불가 통보를 한 것에 대해 ‘학교는 학생총회를 방해하지 말라’는 공문을 전달했다. 그러나 시설팀은 지난달 중순에 이미 공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늦은 공문 발송에 관해 안드레(정치외교09) 총학생회장은 “학생처와 구두로 논의했을 때 대관을 알아서 하라고 해서 공문을 늦게 보냈다”고 말했다.
결국, 총회 당일 총학생회와 총대의원회의 항의방문으로 대관할 수 있게 됐다. 시설팀은 분진 날림 등으로 인한 학생안전 문제로 대관을 반대했지만 안 총학생회장은 “총회 관련 안전문제는 총학생회가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이번 만해광장 대관으로 공사가 미뤄져 시공업체는 학교 측에 150만 원의 공사지체비를 청구했다.
또한, 총학생회는 학생총회 공고에 ‘학생총회 참여시, 결강사유서를 발급하겠다’고 밝혀 많은 학생이 의혹을 제기했다. 교무팀에 결강사유서 효력 여부 문의가 쇄도했다. 교무팀 관계자는 “교무팀과의 상의 없이 총학생회에서 자체 발급된 결강사유서는 인정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학생총회 참석에 따른 수업 결손은 학사과정 학칙 시행세칙 10장 제48조에 해당하는 유고 결석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총학생회에서 발부한 사유서를 근거로 출석을 인정하는 것은 김영란법에 저촉될 우려가 있음을 알린다’는 내용의 메일이 총회 당일 강의를 하는 교수들에게 발송되기도 했다.
이번 학생총회는 정족수 논란 또한 피할 수 없었다. 10월 6일 이뤄진 대의원총회에서 ‘휴학생 또한 학생으로 포함하며 선거권과 피선거권 이외의 모든 권리를 부여한다’는 안건이 통과됐다. ‘학생총회는 전체 학생의 10분의 1이 소집돼야 성사된다’는 회칙에 따르면 1,803명이 성사 인원이 된다. 그러나 총학생회는 1,300명을 성사 인원으로 내세웠다. 이에 안 총학생회장은 “학생총회 공고가 이미 나간 뒤 회칙이 개정돼 학생총회 때는 그 개정안을 적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16학년도 2학기 재학 인원은 12,671명이며 총학생회가 내세운 1,300명이라는 성사 인원 기준은 정확한 재학 인원 기준이 아니다. 이에 더해 총학생회에서 ‘휴학 및 수료생은 입장이 불가하다’고 공지했던 바와 달리 학생총회에 수료생 또한 입장이 가능해 혼란이 가중됐다.
이러한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학생총회에 성사에 의의를 가지는 학생들도 있었다. 신승민(법학14) 군은 “학생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자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반면, 불교대·예술대·사범대 등의 단과대는 참여가 부진해 공석이 많았다. 이건민 이과대 학생회장은 “학생총회 안건발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은 아니다. 논의 테이블에서 충분한 회의를 거쳐 안건을 통합했다”고 말했다.
학생총회 이후 우리대학 커뮤니티에서 안건발의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가 높았다. 김정민 경영대 학생회장은 “이번 의제에 학생들이 많이 공감하지 못해 참여가 부진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한 학생은 “학생총회가 개인안건을 들으며 시간이 많이 지체돼 나머지 안건을 듣지 못했다. 학생총회 이전에 학생들 안건을 제보받았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8시 50분경 학생총회가 끝나고 총학생회는 학생 100여 명과 함께 본관으로 이동해 ‘학생들의 뜻을 전한다’는 의미로 철문 위에 스티커를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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