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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6.3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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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취준생이 되고, 그들은 세계시민이 된다청년에 대한 정당의 관심 … 정치 넘어 난민 걱정하는 독일 청년 만들다

[청년, 우리는 할 수 있다② 독일]

▲ 크리스찬 크리저가 영유니온이 세계 최대의 정당 청년조직임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

우리나라의 20대 총선에서 40대 미만 의원은 전체 300명 중 단 3명에 불과했다. 반면, 독일은 2012년을 기준으로 전체 의원 620명 중 40대 미만의 의원이 93명에 달하는 등 청년층의
정치참여가 활발하다. 더욱이 해외취재 과정에서 만난 독일의 청년들은 취업만을 바라보는 우리의 청년들과는 관심사가 다른 듯 보였다. 과연 그 차이점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청년들이 정치에 참여하면서 문제를 해결한 사례로는 어떤 것이 있나요?”
“최근 독일로 유입되는 많은 난민들이 예방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주도했습니다.”
“음... 실제 독일 청년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한 사례는 없나요?”
“우리에겐 실업 문제도, 대학 등록금 문제도 없습니다. 즉, 청년만의 문제는 없습니다. 독일에서는 청년들이 사회의 거의 모든 문제에 참여합니다. 어떤 분야든 청년의 문제이고, 청년의 문제가 곧 모든 사회의 문제입니다.”

독일 기민당의 청년조직인 영유니온(Junge Union)의 국제부문 담당자 크리스찬 크리저(Christian Kreiser)와 본지 기자들이 나눴던 대화다. 사실 그들에게 듣고 싶었던 말은 그들의 활발한 활동으로 독일 사회의 청년 취업문제나 대학 등록금 문제 등을 해결했다는 말이었다. 그러나 기대했던 것과 그들의 대답은 달랐고, 청년만의 문제도 없다는 말 속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과연 그들의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우리는 세계 최대 청년조직”

독일 정당의 청년 조직은 세계적으로 유명할 만큼, 그 규모와 역사에서 외국의 청년조직을 압도한다. 실제로 본지 기자들이 기민당 영유니온의 조직원으로부터 단체에 관한 소개를 받을 때, “우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정당 내 청년 조직이다”라며 자신있게 소개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영유니온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만들어졌는데, 독일 전역에 480여 개의 사무소가 설치되어 있고, 각 주마다 조직이 따로 구성되어 있을 만큼 조직력이 탄탄하다.
독일 정당의 청년 조직은 청년들에 대한 정치 교육이 매우 체계적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앞서 말한 영유니온의 경우만 하더라도 온라인 교육과 오프라인 모임을 통해 주기적으로 회원들을 학습시키고 조직한다. 또 일 년에 한 번씩 1000여 명이 참여할 수 있는 독일 주의회를 열고 주기적으로 지역별 행사도 개최한다. 이를 통해 청년들이 생각한 것들을 실제 정치 과정에서 반영할 수 있는 장을 여는 것이다.
단순히 모여서 의견만 교환하는 것을 넘어서기 위해, 그들은 프로그램을 정치 관련 교육에 절반, 청년들의 결속력을 다지기 위한 교육에 나머지 절반을 할당하는 등 참여하고 싶은 분위기를 만드는 것에도 집중한다.
심지어 사민당의 청년조직인 유소스(Jusos)의 경우에는 당원이 아니더라도 활동할 수 있는 권한을 최대 4년 동안 부여한다. 청년들이 정당에 관심을 갖게 만들기 위한 방법인 것이다. 독일의 정당들은 왜 이토록 청년들에게 집중하는 것일까.
이에 대해 영유니온의 필리페 힌릭센(Felipe Hinrichsen)은 “시민 한사람, 한사람이 정치적 의견을 가지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 이것은 오직 정당만이 할 수 있으며, 궁극적인 의무라고 생각한다”며 “정당이 제대로 기능해야만 일반 국민들이 정치에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다”고 정당의 다양한 교육 활동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공적자금으로 운영되는 정당은 반드시 정치교육을 해야 한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실제로 본지 기자들이 유소스 베를린 지부에 인터뷰를 갔을 때, 인턴으로 활동하는 한 학생을 만날 수 있었다. 메맷 찬(Mehmet-can)이라는 이름의 14살 소년은 “나는 훗날 정치인을 꿈꾸지는 않는다. 약사가 되고 싶다”면서도 “그러나 유소스에서 계속 활동하며 좋은 사회를 만드는데 일조하고 싶다”며 유소스 활동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실제로 정치와 관련되지 않은 직업을 꿈꾸는 청년도 어린 나이부터 청년조직에서 활동하는 등 그들에게는 정당 내 청년활동이 일상화 된 것이다.

 


그렇다면 일찍부터 시작한 정당 내의 청년활동이 훗날 그들의 앞날에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까.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활동들이 취업에 불리한 요소로 작용하지는 않을지 염려해 정당 활동이나 시민운동을 숨기거나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독일에서 이러한 걱정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독일 훔볼트 대학을 재학하며 유소스의 베를린지부 회장을 맡고 있는 아니카 클로제(Annika Klose)는 위와 같은 걱정에 대해 “독일에서는 그런 걱정이 전혀 없다”며 “그런 걱정을 한국에서는 해야 한다는 사실에 무척 놀랍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정당 활동이 걸림돌 되지는 않아

현재 독일에서는 젊은 정치인들의 비율이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독일 주요 정당들이 젊은 사람들을 선거에 적극적으로 참여시키려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통은 30년 이상 지속되어 왔다고 한다.
1990년, 30살에 의원이 된 하르트무트 코쉭(Hartmut Koschyk) 의원은 “실제로 내가 의원이 된 이후 지난 26년간 의원 후보자들은 점점 더 젊어지고 있다”며 “이러한 현상의 큰 이유는 정당에서의 청년 조직이다. 청년 조직은 많은 젊은이들을 후보로 육성했고 당선되는데 기여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독일에서 청년 정치인들이 계속 등장하고 성장할 수 있었던 주된 이유로 청년의원들 간의 연대를 꼽았다. “내가 처음 의원이 되었을 때, 비슷한 또래의 의원들이 한 집단이 되어 의회 내에서 하나의 큰 세력으로 활동할 수 있었다”며 “집단으로 활동했기에 우리의 의견과 관심을 정부와 의회의 여러 장들에게 피력할 수 있었다”고 청년 의원으로서의 당선을 넘어 당선된 이후의 활동에 관해서도 충고했다.

 

살아있는 정치교육이 중요

그러나 그가 청년정치 활성화의 가장 큰 이유로 꼽은 것은 독일 내의 정치 교육이었다. 현재 독일은 정당 차원에서의 교육뿐만 아니라 공교육에서도 정치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단순히 정치적 이론들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주요 문제에 대한 이해당사자들이 직접 교육현장에서 활동하는 등 살아있는 정치교육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살아있는 교육을 받은 독일 학생들이다 보니, 정치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코쉭 의원의 설명이었다. 코쉭 의원은 “독일 대학에는 이와 관련해 학생 의원단이 있다. 학생 의원단은 주로 법이나 경제 등과 관련된 문제에 집중하지만 정치에 관련한 의원단 단체도 있다. 그들은 아주 강력하다”며 그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청년들만의 문제는 없다며 말하던 독일 젊은이들의 자신감은 정치에 참여하려는 그들의 관심과 그들을 미래사회의 당연한 주역으로 여기는 기성세대의 배려가 만든 합작품이었다.
그 결과 그들은 취업을 걱정하는 취준생이 아닌, 자칫 자신들의 일자리를 빼앗을 수도 있는 난민들의 예방접종 문제를 고민하는 세계시민이 된 것이다.
실제로 최근 한 연구소가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미국, 독일 등 7개국의 청년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학 졸업 후 취업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생각하는 국가는 독일이었으며 반대로 가장 낮다고 생각하는 나라는 우리나라였다고 한다.
취업을 위해 모든 청춘을 다 바치면서도 취업가능성은 가장 낮은 우리의 모습과 ‘우리는 할 수 있다’는 구호를 외치며 난민을 포용하면서도 취업걱정은 없는 독일의 모습. 이 두 사회의 차이가 어쩌면 정치교육에 있는 것은 아닐까.

김창용 기자  dragon645@dgu.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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