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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7.1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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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살 것처럼 사는 당신에게 보내는 글응급실 속 마지막 순간의 가르침, “진정으로 추구할 가치를 찾아라”

“죽고 싶다, 그냥.”
힘들어서, 배고파서, 지루해서…. 우리는 죽고 싶다는 말을 하루에 몇 번이나 할까? 평소 죽고 싶다는 농담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을 만큼 우리에게 죽음은 가벼운 존재다. 삶의 끝자락에서 죽음의 불안에 사로잡히고 나서야 우리는 비로소 삶을 되돌아본다. 그리고 뒤늦게 반성과 후회를 하며 삶에 애착을 갖기 시작한다.
2016년 7월, 응급실 속 날것의 죽음이 기록된 ‘만약은 없다’가 출간됐다. 그 기록 속에서 자살을 시도해 실려 왔던 남자는 마음을 고쳐먹고 돌아갔다가 두 시간 만에 시신으로 다시 나타난다.
3일간의 꿈같은 휴가를 보낸 평범했던 군인은 자유를 외치며 12층에서 떨어져 실려 와 세상을 등지고 떠난다. 심정지에서 돌아온 뒤 사흘간 끔찍한 경련을 겪는 노파도 있다. 이를 보다 못한 가족들이 인공호흡기를 떼어달라고 애원하기도 한다.
고통으로 몸부림치고, 애처로웠으며, 절박했다. 사건 속 그들은 현실을 피하려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하고, 피할 수 없는 현실 속에서 어쩔 수 없이 마지막을 맞이하기도 한다. 안타까운 상황을 간접적으로 바라보며, 우리의 인생이 어떻게 흘러왔는지를 생각한다. 그들은 ‘죽음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다는 점을 일깨워준다.
수많은 사람이 같은 시간, 같은 세상에서 살아간다. 그 누구도 각자에게 주어진 시간이 언제까지인지 알지 못한다. 어느 날 삶의 끝에 섰을 때, 우리는 죽음 앞에서 모든 것이 덧없이 사라진다는 걸 느낄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만이 남게 된다. 이 책은 죽음 앞에서도 추구할 수 있는, ‘내가 진정으로 바라는 가치’를 위해 살아가자는 가르침을 준다.
 하지만 우리는 진정한 가치에 근거한 삶을 살지 않는다. 죽고 싶다는 말을 할 만큼 벗어나고 싶은 하루를 보내도, 반복적인 일상이 주는 편안함에 익숙해져, 시간이 흐르는 대로 어제와 다를 바 없는 오늘을 맞이한다. 매일 밤 잠자리에 들때 마다 내게 아직 '진짜 삶'은 오지 않았다며 자신을 스스로 위로 하지만 우리의 진짜 삶은 조금씩 사라져 가고 있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만약’은 없다. 그때의 일을 후회해봐야 소용없다는 말이다. 우리는 ‘만약’이 없게 살아야 한다. 죽기 전에 하는 여러 생각 중에 ‘만약’이 가장 아플 것이기 때문이다.
응급실, 그곳에는 우리가 평생 본 것보다 훨씬 많은 마지막이 있다. 다양한 사연을 담은 마지막, 그 찰나의 순간, 의사에게도 당사자에게도 그 가족들에게도 많은 생각과 감정이 흘러간다. 언젠가 당사자의 입장에 있을 그 때, ‘후회’라는 감정이 다른 감정에 비해 가벼워질 수 있는 삶을 우리가 살아갔으면 한다. 곰곰이 생각해보자. 죽음 앞에서 ‘후회없는 나’를 만들 가치가 무엇일지. 그리고 그 가치를 지키기 위해 어떤 삶을 그려 나가야 할지 말이다.

이효선 기자  arthsl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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