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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2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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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2초, 눈 깜짝할 새 열리는 세상나무 자물쇠에서 홍채인식까지…진화하는 보안시스템

어릴 적 우리들은 집 열쇠를 목걸이로 만들어 목에 걸고 다녔다. 그러다 열쇠를 잃어버리기라도 한 날에는 집에 들어가지 못 하고 현관 문 앞에 쪼그리고 가족을 기다려야만 했다. 그러나 요즘은 집 현관문 대부분이 디지털 도어록으로 바뀌어서 그럴 일이 많이 줄었다.
사치와 향락을 일삼던 로마의 귀족들이 재산을 지키기 위해 열쇠를 항상 지녔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보안의 역사는 오래됐다. 인류의 첫 잠금 장치는 고대 이집트 시대(기원전 2,000년경)에 나무 자물쇠 형태로 등장한다. 870~900년 즈음, 영국 장인에 의해 발명된 금속 자물쇠가 그 뒤를 이었고, 우리에게 익숙한 숫자식 다이얼 자물쇠는 19세기 중반에서야 비로소 발명된다. 21세기에 마그네틱·마이크로 칩 카드키가 등장하기 전까지 인류는 더이상 편리한 자물쇠는 없을 것이라 자부했다.
더 가볍고, 더 편리한 방법을 찾던 인류는 신체 일부를 보안에 사용하는 수준까지 진화한다. 특히, 최근 스마트폰에 새로 도입된 홍채인식 시스템은 생체보안 기술의 발전가능성을 보여줬다.

 

홍채인식 직접 해보니

그러나 홍채인식이 이제 막 등장한 까닭에 ‘눈이 작으면 인식을 못 한다’와 같은 루머들이 나돌기도 했다. 정말 사실일까?
직접 체험해 본 결과, 여러 번 터치해야 등록되는 지문인식과는 달리 홍채인식은 단 2번만 화면에 눈을 맞추면 등록이 됐다. 한쪽 홍채만 등록해도 사용할 수 있었다. 등록 후에는 안구 근처에만 갖다 대도 인식이 됐다.
‘안경 또는 콘택트렌즈를 착용하지 마세요. 착용하면 인식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홍채인식 과정에서 나오는 안내 문구다. 실제로 ‘컬러렌즈를 착용하면 인식이 안된다’는 후기도 있어 이 부분도 실험해 보았다.

 

서클렌즈는 안되고, 하드렌즈는 되고

무늬가 있는 서클렌즈를 착용한 채 시도해보니 정말 인식이 불가능했다. 물론, 서클렌즈를 착용한 상태로 등록하면 인식할 수는 있다. 하지만 렌즈의 특성상 훌라현상(렌즈가 자리잡지 못하고 움직이거나 눈동자의 주변부로 이탈하는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인식 가능성이 낮다.
하드렌즈는 어떨까. 하드렌즈를 낀 후 새롭게 등록을 했다. 약 5시간이 지나고 시도했음에도 인식이 됐다. 하드렌즈는 아무런 무늬가 없어 돌아가도 상관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같은 종류의 서클렌즈를 낀 타인의 홍채는 인식이 될까? 기자의 홍채를 등록시키고 함께 간 지인이 같은 서클렌즈를 착용한 후 인식을 시도했다. 다행히 인증이 되지 않았다.
같은 서클렌즈일지라도 다른 사람이라면, 인식되는 홍채가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루머와 달리 라섹이나 라식을 한 사람도 홍채인식에 문제가 없었다. 
물론 실생활에 보편화되기까지는 여러 장애물이 남아있다. 이에 대해 한 전자제품 관계자는 “돋보기안경이나 누진초점렌즈가 있으면 광학적 왜곡이 발생하기 때문에 인식이 어렵다”며 “아직까지 적외선 차단 안경을 끼거나 빛이 반사되는 상황에서는 한계가 있다”고 답했다.

 

진화하는 보안기술, 우리의 준비는

처음으로 우리나라에 지문인식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폰이 등장했을 때,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 제품을 국내 시장을 뒤흔들 제품으로 평가했다. 사생활 보호가 중요한 스마트폰에서 비밀번호나 패턴 등의 기존 방식은 이용자의 사생활을 보호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느덧 홍채 인식기능을 탑재한 스마트폰이 등장했다. 홍채인식은 식별특징이 266개로 지문인식보다 6배 이상 많아 인식률이 높다. 처리속도도 길어야 2초 밖에 걸리지 않는다.  또한 홍채는 유전자의 영향을 받지 않아 좌우 눈의 모양이 모두 다르다. 심지어 일란성 쌍둥이라도 홍채는 서로 다르다.  즉, 홍채인식은 현재 개발되어 상용화된 보안기술 중 위조가 가장 어렵다.
이처럼 기술의 속도는 사람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빠르다. 이제 홍채인식 다음에는 어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까. 최근 많은 기업들이 새로운 보안시스템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기대가 꿈만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일까.
 

김지윤 기자  junykim@dgu.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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