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훈 시인

나의 시는 프리즘이다.
보는 각도에 따라 색깔이 다르게 보인다. 그것이 진정 좋은 시다. 단 하나의 단어가 모든 존재의 아름다움을 지배할 수 있다. 그러기에 단어하나를 선택할 때 미적감각, 소리, 그리고 형태까지 고려해야 한다. 좋은 시를 읽으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감동을 주며 고통도 치유할 수 있다.
그러나 훌륭한 시는 노력만 가지고 절대 쓸 수가 없다. 시인의 경험, 직관력, 상상력, 창의력, 그리고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한 영혼이 있어야한다. 이러한 시적 영혼은 지식을 쌓는 공부를 하면 할수록 없어진다. 지나친 지식축적용 공부는 오히려 좋은 시를 쓰는 것에 방해가 된다는 말이다. 왜냐하면 시는 정의 할 수 없는 가장 기본적이고 원초적인 예술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욕심을 부린다고 좋은 시를 쓸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이제부터 좋은 시를 써야지 해서 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기에 좋은 시를 발견하는 것은 마치 1000년된 산삼을 발견하는 것처럼 진귀하고 어려운 일이다. 1000년 산삼이 죽어가는 인간의 육체를 살린다면 좋은 시는 죽어가는 영혼을 다시 살리는 기능이 있다. 모든 예술장르의 궁극적 가치는 인간의 마음을 감동시키는 것이다.
언어로 표현하는 예술장르인 문학은 가장 중요하고 원초적인 예술가의 기본소양이라고도 할수 있다. 언어는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 중의 하나인 것이다.  인간이 인간일수 있는 근본적 이유는 바로 언어에 있으며 그러기에 우리는 누구나 시를 쓰고 소설을 쓸 수 있다. 그러나 최고의 시와 글을 쓰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이것이 바로 문학의 독특한 매력이다. 음악은 악기나 스튜디오등 여러가지 비용이 많이 든다. 그러나 문학은 필요없다. 그저 고독하고 풍부한 감수성과 종이와 펜이면 그것으로 족하다.
시란 무엇인가? 단 한 줄로 그대의 영혼을 구원하는 것. 그것이 바로 시이고 그가 바로 진정한 시인이다. 고독하게 그대의 마음을 꿰뚫어보고 그대의 슬픈 영혼을 위로하는 자. 그가 바로 그대의 시인이고 그대가 바로 시이며 내가 바로 그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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