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변화로 첫 발 내디딘 뜨거웠던 거리축제의 현장 스케치

제48대 총학생회 해시태그가 우리대학 학생들에게 대동제 전 뜻깊은 선물을 선사했다. 우리대학 학생이라면 한번쯤은 서애로에서 즐거운 밤을 보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번 서애로의 푸른밤’은 각종 스트레스는 잠시 접어두고 이전 추억을 되살리며 ‘오늘도 서애로에서 다 같이 즐겁게 보내자’는 의미로 개최됐다.

 

지난 23일, 서애로 1길 일대에서 ‘서애로의 푸른밤’이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중구청의 재정적 지원을 바탕으로 서애로상인연합회와 총학생회가 공동 주최했다.
이는 서애대학문화거리 조성 사업과는 별개로 대학생들이 즐길 수 있는 거리로 부흥시킬 수 없을까하는 공통적인 고민에서 출발한 행사라는 점에서 자발적인’ 기획으로 진행되었다는 점이 가장 눈에 띄었다. 축제 곳곳에는 서애로에 대한 애정과 참여자들을 신경쓴 주최 측의 마음이 돋보였다.


 

대학-지역상인, 함께 일궈낸 서애로의 푸른밤
 

▲부스행사를 진행한 거리에 사람들로 가득찼다.

서애로 행사는 올해로 2회를 맞이했다. 작년에는 우리대학 학생들을 위한 가을대동제의 일환이었던 반면, 올해는 서애로를 지나다니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장’이 되었다. 김태동(대청마루 사장) 서애로상인연합회 회장은 “노후된 거리를 활성화 시킬 수 있는 자원 중 하나가 학생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좁은 거리지만 이를 최대한 활용해 문화가 있는 거리로 만드는데 일조하고 싶었다”며 서애로 행사를 거듭하는 이유를 전했다. 또한 계속해서 서애로 행사를 개최할 의지를 드러내 앞으로 규모가 더욱 확장될 것으로 기대된다.
작년보다 풍성한 ‘서애로의 푸른밤’ 행사를 위해 제48대 총학생회 해시태그는 중구청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다른 문화사업 단체들과 경쟁 프리젠테이션을 거쳐 중구청에서 상금 1,000만원을 획득할 수 있었다. 이후 해시태그는 본격적인 행사 기획을 진행했고 행사 3일 전, 본격적으로 홍보했다.
서애로상인연합회도 의기투합했다. 서애로상인연합회에 가입된 점포 53군데는 ‘서애로의 푸른밤’ 행사에 아무런 대가 없이 30% 할인 행사를 실시했으며 사람들에게 무료로 나눠줄 식음료를 준비했다.
중구청의 역할도 자금 지원 뿐만은 아니었다. 외부 공연팀 섭외, 교통통제 및 자원봉사자를 모집했다. 지자체·상권·총학생회가 각자의 위치에서 노력 끝에, 본격적으로 ‘서애로의 푸른밤’의 윤곽이 드러났다. 이 날, 노후한 건물들로 칙칙해 보인다고 평가 받던 서애로 일대는 완전히 뒤바뀐 분위기였다. 낡고 좁은 거리에 젊음과 대학문화라는 조미료를 넣어 동적인 공간이 되었다.

 

행사기간 할인행사, 지역경제 반짝 활성화 기대

행사 당일 오후 1시부터 서애로 1길(충무로 파리바게트 사거리) 교통이 전면 통제됐다. 통제된거리에는 차 대신 각종 푸드 트럭과 벼룩시장, 학생참여 동아리 부스가 자리 잡았다. 가게 곳곳에는 ‘오늘 하루 30% 할인’이라는 문구와 행사 포스터가 붙었다. 도로 가운데 놓인 테이블에는 상인들이 준비한 무료 식음료가 놓였다. 오가던 주민들과 학생들은 테이블에 멈춰서 이야기를 나누며 음식과 술을 즐겼다. 마치 마을 잔치가 열린 듯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자리였다.
오후 6시, 사회자 최광백(행정09) 군이 “서애로의”라고 선창하며 본격적인 행사를 알렸고 사람들은 “푸른밤!”이라고 외치며 박수로 답했다. 단풍연·음샘·렛츠무드 등 우리대학 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공연을 이끌었다. 아프리카 댄스팀, 앤덥의 공연으로 사람들은 더욱 열광하는 분위기로 이어졌다.
최광백 군은 관객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했다. 우리대학 학생들 뿐 아니라 근처 회사원·주민·중·고등학생까지 무대에서 즉흥적으로 장기를 뽐냈다. 이색적으로 내가 더 돈을 많이 썼다고 서로 영수증을 내밀며 경쟁하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이번 행사는 연예인을 초청해 단발적인 관심을 끌어 모으는 것이 아니었다. 서애로에서 사람들이 즐길 수 있도록 터를 만들어주는 것이 목표다. 이것이 더욱 신선하지 않냐.” 김태동 서애로상인연합회 회장은 우리대학 학생들과 주민들이 주요 공연팀으로 참여한 이유를 밝혔다.
중앙 무대 공연의 막이 내린 후에도 서애로의 푸른밤’은 계속됐다. 관객들은 삼삼오오 모여 할인 문구가 붙은 가게로 발길을 향했다. 김미서(영어영문14) 양은 “할인 행사를 한다고 해서 바쁜 친구들을 모아 약속을 잡았다. 종종 서애로에서 행사를 개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생 참여 높았으나, 주민대상 홍보미비 아쉬워
 

▲'앤덥'의 공연을 보기위해 인파가 몰렸다.

올해는 전년도에 비해 많은 학생들의 참여와 지역주민들이 자유롭게 행사에 어울렸던 점이 눈에 띄었다. 안드레(정치외교09) 총학생회장은 “이번 행사는 학생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가 돋보였다”고 밝혔다.
실제로 동아리 부스행사를 진행한 패션학회 ‘어썸피플’ 회장 강정묵(전자전기11) 군은 “외부에도 어썸피플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며 참가 이유를 말했다. 무대에 오른 소모임·동아리도 공연팀 섭외 당시 적극적으로 무대 참여에 의지를 표했다.
축제를 진행하는 과정과 뒷정리 또한 순조로이 진행됐다. 학생들과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된 축제기획단과 축제진행요원이 곳곳에 배치되어 행사에 차질이 없도록 도왔다. 축제가 끝난 11시경에는 축제기획단과 상인연합회가 청소를 분담해 도로 통행에 불편함이 없도록 했다. 덕분에 자정 이후 서애로에서는 축제의 잔재를 찾아볼 수 없었다.
반면 미흡한 점도 있었다. 교통을 통제하고 천막을 만드는 동안 사전 공지가 미흡했던 탓에 상인들과 행인이 실랑이가 벌어져 행사 진행이 지연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또한 인쇄소 등 축제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업체들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거리를 통제한 주최 측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홍보 또한 아쉬운 점으로 드러났다. 행사를 알리는 현수막은 3일 전 게시됐고 SNS홍보도 미미했다. 그 탓인지 우리대학 학생들의 서애로의 푸른밤’ 행사에 대한 인지도는 작년보다 미미했다. 안드레 총학생회장은 “짧은 준비기간 탓에 홍보가 완벽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후 축제가 정기적인 행사로 자리매김하게 되면 자연히 인지도도 상승하게 될 것”이라고 향후 지속적으로 개최될 서애로 행사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내보였다.
서애로는 이제 막 변화에 발을 디뎠다. 많은 시행착오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지자체를 포함한 구성원 모두가 서애로 발전을 바라고 실행에 옮기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훗날 진정 대학문화거리로 탈바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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