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현 / 경영정보학과11

  어느덧 한 학기의 중간이 지나가고 있다. 지금쯤이면, 교내의 연등들이 곱게 늘어서 보기 좋은 풍경을 연출하고 있을 것이다.
봄이 지나며 초여름이 다가오는 시기에 온 세상이 분홍빛 벚꽃으로 이미 한번 물들며 우리를 설레게 했다. 하지만 이런 눈부시게 아름다운 모든 풍경을 볼 수 없었더라면 어떨까?
재작년 이맘때, 나의 이력서에 한 줄이라도 더 채워보자는 마음에 봉사활동을 알아보던 중, 군 복무 당시 군견병으로서 교육을 받았던 것을 활용하고자 은퇴한 안내견들을 돌보는 일을 하게 됐다.
봉사활동을 시작하기 전에는 시각장애인들이 사회활동을 거의 하지 않을거라는 선입견에 시각장애인들에게 안내견이 가지는 의미를 잘 알지 못했다. 그러나 시각장애인들도 때로는 옷을 사기 위해 복잡한 명동에 거침없이 가기도 하고, 맛있는 음식을 찾아 먼 길을 떠나기도 한다.
이때 안내견은 먼 길을 떠나는 시각장애인들을 곁에서 보조해주고 지켜주는 역할을 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 몇 가지 설명하자면 안내견들은 거의 평생을 주인과 함께하며 안내견으로서 임무를 수행한다.
안내견은 주인이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게 인도해주는 역할을 하고, 때로는 친구로서 곁을 지켜주며 평생을 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주인을 목적지까지 인도하는 길이 순탄하지만은 않다.
주인과 함께 보행 중 쓰다듬으려는 사람들과 음식을 주려는 사람들, 안내견을 부르는 소리 등 여러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목적지에 도착하더라도 안내견은 주인이 어떤 버스를 타야 하는지, 어떤 지하철을 타야 하는지 알려줄 수 없기 때문에 길을 헤매게 될 수도 있다.
그러니 혹시라도 학우들이 이런 상황에 마주한 시각장애인을 만난다면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었으면 한다.
장애인들의 복지와 인권이 날로 개선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부족하다. 공공장소에 시각장애인이 안내견을 동반하여 입장하는 것이 합법임에도 불과하고 손님들이 불쾌하다는 명목 하에 탑승을 거부하는 버스, 개는 함께 입장할 수 없다는 식당들, 안내 중인 안내견을 흉기로 해치는 사람 등 안타까운 상황들이 계속되고 있다.
시각장애인 옆에서 자신의 임무를 묵묵히 수행하고 있는 안내견, 그들이 바치는 헌신과 노력은 대가를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닌 주인을 위한 순수한 마음 때문이다. 앞으로 이렇게 괴롭힘 당하고 있거나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도움을 주도록 하자.
하지만 무방비 상태인 시각장애인과 안내견에게 갑자기 다가간다면 놀라게 할 수 있으니 주의하자.
세상을 밝게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내 주변부터 밝게 만듦으로 세상을 더 활기차고 아름답게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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