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o thin air는 1997년에 희박한 공기 속으로라는 번역서로 국내에 소개되었다. 1996년 5월, 에베레스트에서 조난당한 18명의 남녀가 해발 8천 미터의 희박한 공기 속에서 벌인 삶과 죽음의 기록으로, 갑자기 몰아닥친 강풍과 산소 부족 등으로 하산 도중에 8명이 희생당했다. 그들 중에는 이 등반을 위해 우체국에서 야근까지 하며 등반 비용 7천만 원을 모은 배달부도 있었고 백만장자, 모델 등 우리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들에게 에베레스트는 일생을 걸 만한 꿈이었고 모험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인간에게 적대적인 조건뿐인 8천 미터의 ‘희박한 공기 속으로’ 용감하게 걸어 올라갔다.
최근에 개봉한 영화 히말라야는 대한민국 산악영화사상 공전의 히트를 치면서 8백만 관객을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많은 영화팬들에게 ‘히말라야’는 상상할 기회조차 많지 않았을 관심 밖의 세계였다. 8천 미터 고산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어떻게 살아 돌아오며 왜 그렇게 어렵고 위험한 등반에 하나뿐인 목숨을 거는가? 비록 이 영화는 비극적인 스토리였지만 그 주인공들은 자신과의 한계에 온몸으로 부딪히며 유쾌하게 도전에 나섰다. 그 대상이 담보로 요구한 것은 생명이었지만, 그들은 가장 강력한 등반장비인 자신의 의지를 믿고 ‘희박한 공기를 뚫으며’ 신들의 영역으로 들어갔다.
인공지능 알파고가 프로 9단 이세돌 기사를 이겼다. 알파고가 바둑의 고수에게 도전한 걸까, 아니면 인공지능 로봇시장에 대한 선점을 홍보한 것일까, 그것도 아니면 인류문명의 대전환을 알리는 신호탄을 쏜 걸까?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에 따라 앞으로 5년간 선진국의 일자리 710만 개가 사라지고 210만 개의 새로운 직업이 등장한다고 한다. 알파고를 탄생시킨 구글은 “알파고가 달 착륙에 성공했다”며 아무도 가보지 못한 ‘희박한 공기 속으로’ 알파고를 진격시키고 있다.  
10년 후에 없어지는 직업에 은행원, 공인회계사, 변호사, 약사 등이 있고 인사 및 노사관련 전문가 등 사람과 상담하는 직업이나 수의사, 만화가, 요리사 등이 전망 좋다는 분석이 나왔다. 평균 A학점에 각종 스펙을 갖추고도 대기업 입사가 어렵고, 입사하더라도 평균 근속 연수가 12년에 불과하다. 취업이 잘 된다는 전공이나 평생직장을 찾아다니는 시대는 갔다. 어쩌면 우리는 지금 미래에 필요하지도 않을 지식과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 하루 15시간 이상을 낭비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10년 후 사라질 직업에 줄서는 획일적인 경쟁 대신, 우리들의 감각을 믿고 가슴 뛰는 일을 찾아 나서자. 변하지 않는 진실은 ‘희박한 공기 속으로’ 자신의 몸을 과감하게 던질 수 있는 우리들의 용기만이, 엘도라도를 찾을 수 있는 유일한 도구라는 사실이다. “아프니까 청춘이야”, “힘내라는 말 대신에 힘을 주세요” 같은 선심성 구호에 위로받지 말고, 이 세상에 나만이 누릴 수 있는 신세계에 빠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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